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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1_Anna

연극도 보고 밥도 먹고ㅡ 그 다음은 카페.

보통의 데이트 코스가 그러하듯 우리도 보고, 먹고, 카페 이 3가지가 매번 순서만 바뀌면서 하루씩 돌아가는데 오늘의 마지막 데이트 코스는 카페놀이다. 

가끔씩 왔던 대학로ㅡ 여기저기 예쁘고 좋은 카페가 참 많고, SNS에서만 봐도 '대학로 가면 꼭 가야할 카페 best몇' 이런 링크들도 많은데 막상 찾아가보면 너무나도 유명하고 사람들이 좋아하는 곳이라서 그런지 사람들도 너무 많고, 시끌벅적하고 그래서 살짝 실망하고 돌아선 경우도 몇번 있었던 터라 지나다니면서 눈에 들어온 그런곳ㅡ 기억해 두었다가 다음에 다시 찾아와 보고 싶은 그런곳ㅡ 또는 냥 그 골목 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너무 맘에 드는 그런곳 위주로 가보자 하고 고른 곳이 오늘의 카페 롬바르디아 이다.

공연장이 많이 모여있는 대학로 완전 번화가에서 약간은 벗어난 곳. 마로니에 공원과 가까운 조금은 조용하고 아늑한 골목 사이에 위치한 예쁜 카페. 

가게 입구가 맘에 들어서 오빠가 딱! 고른 오늘의 카페. 안에 들어가보니 생각보다 아담한 규모로 주문하는 곳 앞에 딱 한개의 테이블만 남아있었다. 음료를 주문하고 자리에 앉으려던 차ㅡ 인상 좋은 사장님께서 '아래층에 자리가 있으니 내려가셔 드셔도 됩니다. 음료는 가져다 드릴께요' 라고 하셨다.

아래층에도 자리가 있는 줄은 몰랐는데 계단을 따라 내려와 보니 뜻밖의 횡재! 를 한 기분이 들었다. 내려가는 계단부터 빈티지한 인테리어가 돋보이더니 멋스러운 그랜드피아노가 눈앞에 똭! 그 옆으로는 철제 선반과 까끌까끌한 재질로 엮인 베이지색 쿠션, 여러 복고풍 소품들이 군데군데 어우러져 특유의 매력있는 분위기가 참 마음에 들었다.

한쪽 벽면에는 어린시절 우리집에 있었던 것 같은 오래된 것 같은 전축?! 이 있었는데 사장님이 음료를 가져다 주시고는 벽면으로 가서 음악을 틀어주셨다. 인테리어 처럼 옛 생각이 나는 케니지의 색소폰 연주곡이 나왔다. 맛있는 커피에 좋은 음악까지 있으니 이 공간이 더 완벽해진! 것 같았다.

우리가 지하 공간에 들어설때는 사람이 없었지만 곧이어 사람들로 복작복작 거리기 시작했다. 근처 공연장에서 공연을 보기 전 잠깐 들러 더위를 식히는 사람들 같았는데ㅡ 정말 3시가 가까워 지자 사람들이 우르르르 빠져나갔고, 우리는 그 공간을 마치 한 동안 대여 한 듯이 그렇게 구석구석 돌아다니고 실컷 구경 하면서 카페놀이를 조금은 활발하게? 했다.

우연히 발견한 기가막히게 좋은 공간. 좋은 순간. 오빠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아주 오랫동안 이곳에서 보낸 잠깐의 시간을 행복하게 기억할 것 같다.

좋은 공간 하나 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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