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 카페 : 양평 여의도떡방

2024.03.23_Anna

오늘 날씨가 정말 너무 좋다.

한달 새 KTX를 두번이나 타고 이번에는 양평으로 간다. 

못 본 사이 양평에 자리잡아 전문가가 되어 있는 작은 이모, 맛집에 카페에 같이 갈 데가 많다며 한 껏 신이났다.

인기 맛집이라는 돗가비 불 쭈꾸미에 가서 점심식사를 한 뒤 2차는 여자 넷이 카페가서 수다 타임.

양평에는 계곡 근처에 예쁘게 생긴 대형 카페들이 참 많다는데 오늘 이모가 고른 곳은 '여의도떡방'이다.

생긴지 얼마 안된 것 처럼 보이는데 건물 외관도 내부도 정말 깔끔했다.

카페 입구 왼편으로 강아지들이 팔자 좋게 낮잠을 자고 있는 모습이 내심 부럽기도 하고 애들이 어찌나 귀엽던지ㅡ 다들 홀린 듯이 '어머 어머 얘네좀 봐' 하면서 강아지 집 앞에 쪼로록 서게 되더군.

카페에 사는 강아지들 아니랄까봐 이름도 카페 카페한 것이 참 귀엽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동글동글한 떡이랑 큐브 블럭 같이 생긴 떡이랑 쫘르르륵 진열되어 있고 왼편으로는 고급 패키지 자리가 있다. 하얗고 깨끗한 인테리어에 떡으로 알록 달록하게 포인트를 준 것 같다.

요기는 큐브 존 - 설기/ 시루떡 종류다

요기는 동글 존 - 두텁떡/ 찰떡 파트

편견이겠지만 떡집 같지 않은 떡집이고ㅡ 그저 새로 생긴 대형 카페 느낌 뿜뿜이다.

세련되고 현대적인 인테리어인데 떡을 판다는게 더 독특한 것 같았고, 그래서 작은 이모도 '언제고 한번 가봐야지' 주시하고 있다가 우리를 데려온 모양이다.

은은한 상아색의 핀 조명에 내가 좋아하는 알록달록 테라조 타일 바닥. 새하얗고 밝지만 따뜻한 기운이 같이 드는 인테리어.

밥 먹고 배가 잔뜩 불렀다만 인당 1개씩 먹고 싶은 떡을 골라 약밥, 쑥밥인절미, 두텁떡, 꿀시루떡을 담아봤고ㅡ

따뜻한 걸 드시고 싶다는 큰 이모를 위해 쌍화차 한 잔과 딸기라떼 3잔을 주문했다.

마침 딸기라떼가 할인행사 기간이라서 더 기분좋게 픽해보았지.

주문을 하고 가게 안쪽으로 들어갔더니 입구와는 또 다른 분위기로 푸릇푸릇한 인테리어다.

초록 잔디와 갈색 벽면. 먼가 더 싱그러운 느낌과 함께 꽃장식이 되어 있어 그런지 여리여리한게 엄마들이 오면 딱 좋아할 고런 곳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엄마랑 이모들 소녀 같더군 :)

주문한 음료와 함께 떡을 받아 왔는데 세상에나 음료 퀄리티가 아주 굿이다. 고려청자 색 동그란 머그에는 생강향이 진하게 올라오는 쌍화탕에 삼 한가닥으로 품위를 올려줬고ㅡ 생딸기를 하나 과감하게 꽂은 딸기라떼는 핑크핑크하고 귀여운데 양도 어마어마한 것이 만족 스럽더군.

떡을 네 조각으로 잘라놓고 보니 양이 꽤나 많았지만 그래도 하나씩 안먹어 볼 수 없지ㅡ 두텁떡 잘린 모양이 꼭 네잎클로버 같기도 하고 약간 짜부탱 되니까 귀엽더라.

꿀이 주륵 흐르는 꿀시루떡. 쫄깃하고 달콤한 맛. 익숙하면서도 조금 다른 맛. 잘라놓고 보니 안에 밤이랑 견과류도 들어있어서 씹는 재미도 있고 좋았다.

어릴 때 큰 이모가 가끔 만들어 주던 약밥. 개인적으로 이렇게 쌀알이 씹히는 떡을 좋아하는 터라 딱 내 입맛.

큰 이모랑 어렷을 때 얘기 하면서 맛나게 즐겼다지ㅡ

담백하게 은은한 쑥향이 좋은 쑥밥인절미. 알알이 씹히는 식감이랑 달지 않아서 자극적이지 않은게 굿이었다.

팥 앙금이 가득가득인 두텁떡. 생각했던 것 보다 겉 반죽은 얇고 속이 꽉차 있다. 견과류도 콕콕 박혀 있어서 쫄깃 와그작 보들 부들 식감의 향연이다.

전체적으로 떡이 많이 달지 않아서 좋았다. 카페 가면 으레 디저트가 너무 달아서 일부러 씁스름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시키기도 하는데 오늘은 달다구리한 딸기라떼에 담백한 떡을 곁들였더니 달달함이 딱 맞았달까ㅡ

인당 한조각씩 양이 배정되어 있었으나 소식쟁이 이모들이 맡은 양을 다 먹지 못해서 포장을 부탁드리려했는데 주문하는 곳 맞은편으로 셀프 포장대가 있었다. 난 이런게 참 좋더라. 은근 되게 소심한 타입이라 일하고 계신데 포장해달라고 다시 가서 말 걸기엔 여간 좀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지..

엄마들의 소녀다움과 함께한 수다꽃 시간. 예쁜데서 예쁜걸 먹고 즐기는 게 재밌고 좋았다.

작은 이모가 적어 놓은 카페 리스트가 한가득이라고 하니, 하나씩 도장깨면서 즐겨보리라ㅡ 

오늘의 카페 놀이는 아주 맘에 들었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