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2024.01.01_Anna
24년의 첫날.
도쿄 여행의 후반부로 넘어가는 오늘은 시내를 벗어나 조금 더 먼 곳으로 나가보려 한다.
일본 여행을 계획할 때 부터 SNS 짤로 너무 많이 봤던 도교 근교 가볼만한 곳 가마쿠라. 슬램덩크의 성지라던데ㅡ 뽀샤시 필터처리한 감성 사진이 되게 많이 보여서 꼭 한번 가보고 싶었다.
신주쿠역에서 에노시마, 가마쿠라 패스를 끊으면 바다를 끼고 달리는 에노덴라인을 타고 원하는 역에서 내렸다 탔다를 하루종일 반복할 수 있다. 우린 또 이런거 참 좋아하지.

한국어로 된 안내 책자도 주셔서 인터넷으로 봤던 코스 외에 다른 정보도 알 수 있고 좋았다.
우리의 계획은 책자에 적혀 있는대로 신주쿠에서 오다큐선을 타고 후지사와역으로 가 에노덴선을 갈아타고 가마쿠라끝까지 가보는 것. 우선 가마쿠라까지 갔다가 돌아오면서 맘에들었던 역에 돌아와 내렸다 다시 탔다를 반복하면서 하루를 보내볼 참이다.

후지사와역에 내려보니 신주쿠에서 느꼈던 도쿄의 현대적인 느낌과는 전혀 다른 인스타 감성 뿜뿜.
오빠랑 내가 좋아하는 아기자기한 기념품 샵에 발걸음이 자연스레 멈춘다. 에노덴라인의 진초록 열차와 기관사 분들을 모티브로 한 기념품들이 참 많았는데 하나같이 귀여운 것이 다 집에 데려오고 싶었지만 그럴 순 없고.
스노우볼처럼 투명한 케이스안에 미니어쳐 열차가 들어있는 오르골이 제일 탐나길래 하나 골라 집으로 데려가기로 했다.
아래에 온/오프 버튼을 누르면 따뜻한 멜로디가 흘러나오면서 기차가 움직이는데 너무너무 맘에 든다 :)

기념품 구경을 마치고 열차를 타러 간다.
빈티지 스러운 귀여운 기차가 들어왔다. 진짜 기념품 속 모습이랑 똑같이 생겨서 너무 신기하고 맘에 들었다.

맨 앞칸 오른쪽 문앞으로 타면 바다를 끼고 직접 운전하는 기분이 든다고 하던데 그래서인지 앞쪽 일수록 사람이 더더 많아서 비집고 타기에 힘들어보였다. 그래도 가마쿠라 끝까지 가는 사람들 보다 중간 중간 역에 내리는 사람들이 많아서 종점에 다다를 수록 조금 더 여유있게 바깥 뷰를 즐길 수 있더군.
신나게 달리다가 우측으로 바다가 보일 땐 모두가 한마음이 된 것 처럼 '우와~'하고 감탄을 한다.

가마쿠라역에 내려보니 아까 후지사와역에서 보다 조금 더 큰 규모의 기념품샵, 먹거리샵이 있었다.
이미 기념품은 쇼핑을 마쳤지만 그래도 한바퀴 돌아보는 건 놓칠 수가 없더군. 이곳에는 조금 더 다양한 기념품들이 많았다. 마그넷이 유독 귀여워 보이길래 하나씩 골라봤다.

느즈막히 출발한 터라 도착하고 보니 점심때여서 슬슬 배가 고팠는데 이 동네 고로케가 유명한가보다. 고로케가 꽤나 귀엽게 생겼다. 먹거리에 눈코입 붙여놓으면 다 귀여워 지나 보다.
본격적으로 돌아다니기 전에 하나씩 맛보기로 했는데 갓 튀겨서 뜨끈하니 보드랍고 맛 나는 것.

역 밖으로 나가자마자 눈에 확 들어온 건 호객행위를 하는 인력거꾼들.


한번도 해본 적 없는 경험이라 딱 관광지 온 것 같고 좋을 것 같아서 한번 타보기로 했다.

신주쿠역에서 부터 손에 꼭 쥐고 다닌 에노시마, 가마쿠라 안내 책자에서 쓰루가오카하치만구 신사 사진을 보여드리며 여기 가고 싶다는 나의 의지를 손짓, 발짓 + 안되는 영어로 표현하고는 의사소통 성공. 
30분 코스를 즐겨보기로 하고 인력거꾼을 따라 주차된 장소로 가봤다.

여러대의 인력거들. 마치 시간 이동을 한 것처럼 신기방기한 품경이었다. 내리고 탈때는 살짝 몸을 뒤로 기대서 조심 조심해야되는 것만 빼면 안전벨트도 잘 되어 있고 승차감이 생각보다 괜찮더라. 이때가 아니라면 또 어딜가서 인력거를 타보겠는가ㅡ
신사를 한바퀴 돌고 그 안에서 기념 사진 & 영상(퀄리티가 장난 아니다)을 찍어 주시고 장소에 대한 설명도 해주시고 아주 만족스런 30분의 시간이었다.

사람이 직접 끌어주다보니 마냥 맘 편하게 타고 있기에는 살짝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만 그래서인지 정말 낯선 경험이 아닐 수 없었다. 
30분의 시간은 후딱 지나가고 고마치도리 거리 근처에 내려 이제는 골목 골목을 직접 걸어볼 참이다.
곳곳에 기념품도 많이 팔고 길거리 음식도 많이 팔아서 구경할 맛이 나는 곳이었다. 신기방기했던 서핑하는 부처님.

사람들이 이거서것 길거리 음식을 먹으며 거니는데 우리도 빈손으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서 줄이 많이 서 있는 한 당고 가게에 들러 맛을 봤다. 짭쪼롬 하고 쫄깃한 것이 매력있더군.

가게도 많지만 주택가 안으로 들어가면 또 고요했다. 한적하고 깨끗한 골목골목이 참 맘에 드는 골목이었다.

다시 역으로 돌아가 에노덴 라인을 타보기로 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슬램덩크 성지로 가보자ㅡ 열차가 되게 근 거리에서 지나가서 골목 사이를 비집고 가는 것 같은 기분도 들고 눈 앞에서 바로 지나가는 열차를 보는 것도 되게 신기했다.

슬램덩크 성지는 가마쿠라역이 아닌 가마쿠라코코마에역이라고 하던데 그래서인지 아까 오는 방향에서도 사람들이 가장많이 내린 역이 가마쿠라코코마에였다.
오빠랑 나는 시치리가하마역에 내려서 바닷가를 좀 거닐어 보기로 했다. 역에서 역 사이가 그렇게 멀어보이지 않아서 시치리가하마에서 가마쿠라코코마에까지 걸어가보기로 :)

역에 내렸다가 초록초록한 열차 말고 조금 더 엔틱한 느낌의 열차도 볼 수 있었다.

이상하게 남해 여행때도 그랬고 바닷가인데 비린내가 하나도 안나고 바람이 너무 상쾌한 것.

노을질 무렵이라 하늘이랑 바다가 점점 노란 빛으로 변하고 바로 옆으로 지나가는 초록색 열차도 예쁘고 낭만적인 곳이었다. 걷는 동안 여러번 기차가 지나가는 걸 봤는데 그래도 매번 열차가 오는 소리가 들리면 설레더라.

열차가 지나갈 때마다 슬램덩크에서 만화속 풍경이 펼쳐지는 듯한 갬성. 이래서 도쿄 근교 여행지로 가마쿠라가 엄청나게 인기있는 가 보다. 
여행지에서는 자고로 하루의 마무리로 야경 맛집을 찾아야 하는 법.
오늘의 야경은 에노시마다. 에노시마역에 내리면 씨 캔들이 어딘지 몰라도 길은 쉽게 찾을 수 있다. 내려서 사람들이 다 한뱡향으로 걷기 때문이다. 우리도 사람들을 따라 전망대로 향했다.

가는 길에 보니 곳곳에 식당도 많고 여기는 뭘 파는 곳인가 슬쩍 슬쩍 눈돌리며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 기념품샵 지나치면서 구경하는 것도 좋고ㅡ 오늘 제대로 식사를 안한 통에 배가 점점 고파져서 야경 보고 내려 오는 길에 어디서 식사를 할까 찜콩하는 기분도 좋았다.

점점 길이 언덕이구나.. 싶어 힘들어질 때 쯤이면 에스컬레이터 표시를 만날 수 있다.
이제부터는 좀 덜 힘들겠구나ㅡ 휴우.

씨캔들까지 올라가는 표를 끊고 에스컬레이터 탑승. 벌써부터 주변이 반짝반짝한게 야경이 기대된다.

올라가다 보니 이런 정원도 있고 조경을 예쁘게 해놨더군.
여기저기 반짝반짝한게 새해는 밝았지만 아직도 연말 같고 추위를 잠깐 잊게 하는 따뜻한 착각이 들었다.

에스컬레이터를 갈아타고 몇번을 더 올라가면 씨캔들에 도착.
새해 첫날 연휴라 그런지 사람들이 진짜 많아서 엘레베이터를 타기까지 꽤나 기다려야 했다.

꼭대기 올라가니 바닷가에 밤이라 겁먹은 것 만큼 꽤나 추웠다. 그래도 야경하나는 끝내주는 것.
너무 추워서 오랜 시간을 있지는 못했지만 풍경이 그만큼 강렬해서 오래 머물지 않아도 아쉽지는 않았다.

이제 올라온 길을 되돌아 내려가는 길. 얼른 내려가서 따뜻한 저녁 식사를 해보자.
그런데 이거ㅡ 내려갈 때는 에스컬레이터가 없네..?! 올라올 때부터 표지판이 있었는데 주의깊에 보질 않아서 생각지도 못했다. 배가 고프고 추웠던 터라 약간 예민(?)해질 뻔 했다는. 그래도 내려오는 길은 올라갈 때보다 후루룩이다.

오늘은 멀리 나와 색다른 풍경을 보고 감성 터지는 하루.


야경까지 코스 완벽하게 돌았으니 이제 내려가서 아까 봤던 식당 중 하나를 골라 저녁까지 먹으면 완벽해진다.
자 이제 밥먹으러 가자 :)
https://maps.app.goo.gl/UftveBbJGj8zFNAy8

 

Kamakura · 일본 가나가와현 가마쿠라시

★★★★☆ · 환승역/정류장

www.google.com

https://maps.app.goo.gl/aFDYYfeUHfUgBrVMA

 

에노시마 전망등대 · 2 Chome-3-28 Enoshima, Fujisawa, Kanagawa 251-0036 일본

★★★★☆ · 전망대

www.google.com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