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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9.02_Anna
벌써 9월이다.
언제 이렇게 시간이 지나서 벌써 9월이 된건지 싶은 주말.
오늘은 진짜 오랜만에 데이트다운 데이트를 나가보고자 한다.
데이트 장소는 그리 멀지 않아도 왜이렇게 게으름을 피우며 자주 안가게 되는지 모르겠는 '문래'
한창 덥던 여름이 조금은 지나고 그늘따라 걸으면 시원하다 느껴지는 날씨여서 데이트 첫 코스는 산책부터 시작했다.
문래에는 워낙 맛집에 카페에 골목골목마다 '다음에는 여기 와봐야지, 여기도 와봐야지'하는 원픽 장소가 많은데 오늘 가본 카페 또한 여러 리스트 중 한 곳이었다.
오늘의 카페는 바로 베르데 문래.

카페와 식사가능한 공간이 함께 있는 곳으로 골목 한켠에 있는 가게치고는 그래도 나름 큰 규모.
우리는 아침밥 거르고 걸어왔기에 도착하자마자 너무 배가 고파 이른 점심을 해결하기로 했다. 가게를 들어서면 직원분들이 인사를 하며 식사 여부를 물어보시고는 해당되는 공간으로 자리를 안내해 주신다. 브런치 식사가 가능한 2층 공간 한켠에 자리를 잡았는데 테이블 중앙 쪽에 앉게 되어서 왼쪽 오른쪽 고개 휙휙 돌리면서 인테리어 구경하기에 좋았다.

양쪽 창문너머에서 햇빛이 들어와서 따뜻한 느낌이 들었다. 눈에 거슬리는 너무 환한 인공 조명없이 햇살만으로 밝은 분위기였고 높은 천장과 칸살, 벽면 기둥까지 나뭇결이 그대로 드러나 있어 먼가 빈티지 하면서도 아늑한 기분이었다.
출입구가 이쪽 저쪽이라 여기저기에서 사람들이 수시로 드나드는게 신기한 구조. 인더스트리얼 디자인이라고 하던가ㅡ 일부러 마감을 덜 한 듯한 하면서도 먼가 멋스러운 그런 느낌. 철골이 아니라 나무가 드러난 거라 차가운 느낌이 아니라 따뜻한 느낌이 드는 것 같기도 하고 묘한 분위기. 포인트가 나무라서 전체적으로 은은한 멋이 있는 것 같았는데 그럼에도 지루하지 않게 원목 테이블에 진한 포인트 컬러의 의자가 한 두개씩 껴 있는게 눈에 띄었다.

요즘은 코로나 이후에 테이블에서 비대면으로 주문하는게 진짜 익숙해 진 듯ㅡ 이곳에도 찬찬히 앉아서 사진과 설명을 찬찬히 보며 주문할 수 있는 작은 키오스크가 마련되어 있었다. 

배가 나름 고픈데다가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게 세트메뉴여서 파스타로 구성된 2인세트를 골라봤고, 음료는 오빠가 늘 고르는 아이스아메리카노와 이름이랑 딱 어울리는 선셋에이드를 골라봤다.
얼마 지나지 않아 리코타 샐러드 부터 시작. 일단 눈으로 보기엔 알록 달록한 것이 예쁘게 생긴ㅡ 샐러드라 파릇파릇하고 싱그러워 보이면서도 초콜릿색 소스와 자몽, 오렌지 때문에 약간 가을 느낌 나는 고런 모양새였다. 맛은 말해 무엇.

소스 푹 찍어서 치즈랑 오렌지 조각을 한꺼번에 넣고 한입 가득 너으면 새콤 달콤 하면서 싱그러운데 참 맛나더군.

곧이어 나온 음식은 파스타.
오빠도 나도 둘다 오일파스타 쪽은 아닌데 산뜻한 레몬향을 머금었다고 써있길래 궁금해서 한번 도전해 보기로 했다. 사진이랑 설명에서 본 것 처럼 먼가 좀 상큼할 것 같고 일반 오일파스타 보다 안 느끼할 것 같아 기대.

예쁘게 돌돌 말아 담겨 있었는데 포스 한 번 휘휘해서 모양은 바로 흐트러뜨리고는 한 입 먹어보니 기대했던 것 처럼 느끼함 없이 레몬향이 싹 도는게 싱그러웠달까ㅡ 짭조롬 하면서 자꾸 호로록 거리게 되는 것이 처음 먹어보는 맛있음.

파스타와 거의 동시에 우에보스 란체로스도 같이 나왔는데 새우랑 계란이랑 소스에 푹 담겨가지고 작은 철판에 담겨 나오는데 모양이 그럴듯. 같이 나온 빵에다가 새우랑 계란 올려가지고 정신 없이 먹어댔다.

먼가 파스타의 살짝 담백한 맛과는 대비되게 소스랑 여러 맛이 참 풍부한 것이 조화가 잘되는 세트구성이었지 싶다.
새우는 탱글탱글 쫄깃해가지고 반숙계란이 소스랑 섞이니까 먼가 더 걸쭉하고 식감도 맛도 되게 여러가지인 것이 신나는 맛.

중간 중간 선셋에이드로 달달하고 상큼하게 입안 정리 해주고 이거 먹고 저거 먹고 기분 좋은 점심식사 였다.
양이 적지 않았는데 도란 도란 얘기하면서 먹다 보니 금방 다 먹은.
예쁜데서 예쁜거 골라먹고 기분 좋은 데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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