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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1_Anna

서울 돌아가기 전 소소하게 걷는 경주.

스탬프 투어의 마지막 도장이 될 경주향교 교촌마을을 끝으로 이곳 저곳 꽃을 따라 걸었다.

우연히 선덕여왕 행차 시간을 딱 맞춘 우리는 첨성대 앞에서 기념사진도 찍었다. 매주 토, 일 낮 2시마다 행차를 볼 수 있다고ㅡ

경주는 그늘이 없는 편이라 걷고 돌아다니면서 중간 중간 쉴 타이밍을 갖는게 중요한듯 싶다.

우리도 그렇게 너무 지치기 전 잠시 시원한 곳에 앉아 목을 축이기로 했다.

월정교 앞 주황빛의 딱 떨어지는 벽면이 인상 깊었던 이스트 1779.

검은 기와지붕에 붉은 벽돌이 상반된 듯 현대적인 것 같으면서도 전통적이고 고유의 독특한 분위기를 풍겼다. 벽면에 소금모나카 포스터가 붙어있어서 맛이 궁금해 들어선 이유도 있다.

무튼 내부에 들어가보니 생각보다 규모가 크고 널찍한 주문 공간.

커피 뿐 아니라 수제 맥주도 팔고 있는 듯 했다. 이름하야 최부자댁 맥주.

'백리 안에 굶는 사람이 없게 하라'는 한국판 노블리스 오블리제 경주 최부자댁. 외국 관광객들도 많이 오는 역사 깊은 도시에 영어로 딱 써놓으니까 먼가 되게 국뽕 차는 듯.

카페 분위기는 자연 조명이 은은한게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이었다. 하나 특이한 것은 규칙적인 테이블이 놓여 있는 게 아니라 벽면을 따라서 동글동글하게 생긴 구조물을 가져다가 마음대로 앉는 점이었는데ㅡ 이게 테이블로도 썼다가 의자로도 썼다가 사용하는 사람 마음인 듯 싶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하나랑 시그니처라는 초이라떼 그리고 가게 들어올 때부터 찜하고 들어온 소금모나카 까지 시키고는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앉는 자리도 특이했는데 카페 중앙에 탑이 있었다. 벽면에 조명이랑 어우러 지니까 신비로운 느낌도 들고 인테리어가 아주 인상적.

초이라떼는 아인슈페너 같이 생겼는데 위에 풍성하고 쫀쫀한 크림이 올라가있고 금가루도 살짝 뿌려져 있는게 고급진 것. 크림이 짭짤한게 단짠단짠하고 맛있었다ㅡ

소금모나카는 생각했던 것 보다는 덜 짜고 우유맛이 고소했는데 중간 중간 쫀득한 식감살린 떡 알갱이도 있어서 좋았다.

우리는 오늘 계속 밖에 있던 통에 더워서 실내로 들어왔다만 바깥 정원도 잘 되어 있고 파라솔 아래 앉아 쉬어도 좋을 것 같은 분위기. 

그래서 인지 안팎으로 자리잡고 사진찍는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이제 다음 장소로 이동 하기 전 화장실 한번씩 갔다 나오려는데 화장실에서 되게 좋은 향이 나네?! 별 생각 없었는데 '경주'만의 특별한 향기를 만들었다고. 신기방기.

보이는 것, 향기, 분위기까지 삼박자가 모두 경주 스럽고 편안했던 카페. 서울이랑은 확실히 다른 분위기라 더 좋았던 듯.

나도 경주 최부자처럼 멋있고 싶다는 한줄 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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