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카페 : 로스톤

2023.06.06_Anna

얼마 전 독특한 분위기에 건축 사진을 봤다.

새로 오픈한 카페였는데 인테리어는 물론 겉모습도 진짜 독특 그 자체. 

'한 번쯤 가보고 싶네, 저장해 뒀다가 나중에 가봐야 겠다' 생각했는데 웬걸?! 생각보다 가까운 거리에 굳이 저장했다가 날 잡고 가지 않아도 괜찮을 정도였다.

보통 신상 카페 사진을 보노라면 성수? 송파? 아니면 서울 근교 수원? 파주 등 '당장 가보자' 하기엔 살짝 귀찮은 정도로 멀리 떨어져 있고 그나마 조금 가깝다 싶으면 문래? 일텐데ㅡ 대림동에 이런 곳이?! 싶었다.

위치를 보자마자 엥?! 대림동?! 대림동 어디!! 싶었는데 주택가 사이에 그 공사중이던 거기. 그래, 꽤 익숙한 그곳이 공사 다 끝나고 까페가 된 것이었다.

근처에 살긴 해도 이쪽 동네는 그냥 주택가고 딱히 갈 일이 없는 골목이라 평소 관심 밖인 데다가 워낙 주변에 공사를 많이 하는 곳이라 지나 다니면서도 '낡은 건물 부시고 새 빌라 들어오나 보다' 했지 이런 카페가 들어올줄은 몰랐는데 무튼 반갑.

오늘은 아침부터 오빠가 더 서두르는 카페타임.

저 멀리부터 보이는 혼자 우뚝 높은 건물.

주변에 벽돌 빌라와는 다르게 혼자 하얗고 투명하고 뽀샤시 한 것이 되게 튄다.

겉으로 보기에는 직선이 딱딱 끊긴 것 같고 먼가 차가운 듯 한데 중간 중간 올록볼록한 회색 기둥(?)이 튀어 나와있어서 부드럽기도 하고 독특하다.

하얀색 틀의 유리문을 지나 들어가면 회색의 구조물에 은빛으로 새겨진 로스톤 글자가 보인다. 먼가 다 하얗고 은색이고 그래서 살짝 차가워 보이나 싶었는데 회색의 올록볼록한 기둥 사이사이에 이끼가 자라고 있어서 이게 싱그러운 분위기를 더한 듯 하다. 특이하고 예뻐보이는ㅡ

이 곳은 드립커피 전문인가보다.

오빠가 아메리카노를 시키려는데 4개 중에 하나를 골라야 했다. 직원분께 가장 산미가 덜한 원두를 골라달라고 했더니 과테말라를 추천해 주셔서 아이스로 하나랑 나는 아이스크림커피를 골라봤다.

진동벨 없이 전화번호를 남기면 카카오톡으로 알림을 보내주는 시스템.

오픈 어택 9시는 나의 게으름으로 물건너 갔고 그래도 나름 이른 시간에 도착인데 생각보다 사람이 꽤 있다.

사실 오면서도 이 동네에 이런 대형카페가 수요가 있나 싶었다. 근데 왠걸?! 우리 처럼 근처에 이런 곳이 생겨서 좋다 좋다 하는 분들도 많이 계셨고 새로 오픈한 카페 구경 겸 이곳 저곳 사진촬영 하시는 블로거 분들도 많이 보였다.

겉으로 볼 때도 바닥이 약간 기울어 진건지.. 겉에서 보이는 모양만 그렇겠지 했는데 2층은 바닥이 살짝 기울어져 있다. 컨셉인 듯 한데 그래서 2층 이름도 로스톤 언덕이다.

그리고 먼가 귀요미한 1인용 테이블이 마치 강의실 마냥 줄지어 서 있다. 의자에 붙어있는 작은 테이블도 동글동글 한 것이 부드러운 느낌을 한층 더 해준 듯 하고 전체적으로 통창에 해가 잘 들어와서 은은하게 따뜻한 분위기.

3층은 들어서면 대형 바 테이블이 중간에 있어서 일행이 아니어도 혼자여도 자리 잡고 앉아 쉬기 좋게 생겼고 어찌 보면 일반적인 카페 테이블 정렬처럼 되어 있었다. 

카멜 색의 의자가 또 은은하게 부드러운 분위기를 더한 듯 하다.

우리는 폭신해 보이는 소파에 자리를 잡고 앉아봤다. 앉아마자 커피가 준비됐다는 알림이 또로록.

커피가 담겨나온 컵이 참 맘에 들었다. 이중 컵이었는데 손도 덜 시리고 물 방울도 덜 맺히고ㅡ 내가 시킨 아이스크림 커피는 아포가토 같은 느낌. 달달한 것이 맛나다 :)

가오픈 기간이라 그런건진 모르겠으나 오빠가 드립커피도 2개 받아왔다. 집에가서 먹어봐야지. 신나.

커피는 금방 호로록 마셨는데 가만히 앉아 일어나기가 싫으다. 

공간이 예쁘고 편안해서 커피 없이도 조금 더 앉아 머물고 싶었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 유리창 밖으로 먼가 뻥뚤리고 환하게 해살이 들어오니까 따땃하니 약간 졸립기도 하고 좋았던 듯 하다.

밖으로 나갈 수 있어서 살짝 나가봤는데 오늘 날이 좀 맑아가지고 하늘이 밝고 예쁘네.

야외 테이블이 있다면 날 좋을 때는 앉아도 참 괜찮을 듯.

버스 타고 나가지 않아도 되는 거리에 맘에 드는 카페 하나 추가요. 

이런거 너무 좋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