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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1_Anna

경주에서의 마지막 날. 

아쉬움 한가득이지만 저녁 기차로 올라가는 만큼 그래도 곳곳 구경하고 시간 보내기에 아주 타이트한 일정은 아닌 오늘.

오늘은 첫 날 도착해서 첨성대, 대릉원 두 곳 밖에 못 찍은 스탬프 투어에 가능한 대로 도장을 꽝꽝 찍어볼 계획이다.

걸어서도 자전거를 타고서도 돌아다니기 좋겠다만, 오빠가 경주 도착 첫 날부터 눈여겨 봤던 전동차를 타고 돌아다녀볼 생각.

첫날 부터 걷는 시간이 많은 통에 살짝 다리가 아파온다 싶을 때 마다 옆에서 스르륵 지나가던 전동차.

연인끼리, 가족끼리 모여 타고 편하게 이동하는 모습이 내심 부럽기도 했어서 오늘 꼭 타보기로ㅡ 마침 숙소 바로 앞에 전동차 대여 공간이 있길래 어제 저녁 들어오는 길에 요금이랑 문여는 시간이랑 미리 체크해 두었는데 한 시간 단위로 빌릴 수 있고 우린 한 시간은 아쉬울 것 같아 처음 부터 두 시간으로 빌려 유적지 곳곳을 돌아다녀 보기로 했다.

둘이서 탈 때는 앞 뒤로 앉아 갈 수 있는 것, 나란히 앉아 갈 수 있는 것 2가지 타입 중 고를 수 있고 우린 나란히 앉아 가는게 더 재미있을 것 같아서 하얀색에 작고 귀여운 나란히 전동차를 골라봤다.

작고 귀여워 보이지만 안전벨트, 뒷 트렁크, 앞에 물병을 놓을 수 있는 공간까지 자동차랑 똑같은 것.

간단한 작동방법을 안내 받고 어디로 갈까 보니, 딱 다니기 좋게 추천 코스가 네비게이션 처럼 한 켠에 자리하고 있었다. 이대로 다닌 다면 한 시간 내외로 충분히 코스를 둘러보고 오기 좋을 듯 했다.

스탬프 투어 지도를 보면서 지금 우리가 있는 대릉원 일대를 기준으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경주 양동마을, 옥산 서원 그리고 불국사와 석굴암이 있는 토함산지구를 제외하고는 다 가볼 수 있을 만한 거리 같았다.

우리는 먼저 분황사로 향했다. 

분황사앞에 꽃이 예쁘게 피었다길래 꽃을 보고 싶어서 첫 장소로 골랐던 건데 마침 부처님 오신날이 얼마 머지 않아서 '자비나눔' 행사 중이었고 무료로 개방하고 있어서 잠시 들렀다 갔다.

종교가 달라서 이런 불교 행사를 직접 볼 기회가 살면서 없었는데 행사를 준비하는 사람들 표정도 곳곳에 기도하는 사람들 모습도 먼가 색다른 분위기에 경건하면서도 따뜻한 마음이 들어 좋았다.

분황사를 거쳐 두번째로 찾은 장소는 김유신장군묘.

예전에 내일로 갈 때 김유신장군묘에서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는 길이 너무 상쾌했던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는 그 기분을 오빠랑 같이 느낄 수 있었다. 내려 오는 길이 푸릇푸릇 하고 싱그러운게 너무 좋았다.

'분황사 > 김유신장군묘 > 무열왕릉 > 경주 오릉 > 포석정지'까지 두 시간 정도가 걸렸는데ㅡ 달리면서 가끔은 오프로드 승차감을 느끼기도 하고 길가에 핀 꽃냄새를 맡기도 하면서 재밌게 돌아다녔다.

시속 25km로 천천히 여유롭게 편안하게 돌아다닐 수 있는 전동차ㅡ 누가 생각했는지 구경다니기 참 편하게 잘 한듯 싶다. 지금 보니 거리가 꽤 되는데 난 이걸 어떻게 자전거 타고 돌아다녔었지 싶더군. 그땐 참 체력이 괜찮았네.

경주 오릉 앞을 지나니 한번쯤 먹어봐야지 생각했던 '교리김밥'이 보이길래 하나 포장해다가 길가에 보이는 벤치에 앉아 먹었는데 어찌나 꿀맛인지. 계란이 진짜 많이 들어있어서 짭쪼롬하고 기름맛이 고소한게 좋았던 맛도리.

교리김밥이 옛날에는 이렇게 큰 가게가 아니었던 것 같은데 내 기억이 왜곡됐나? 했으나 나중에 전동차 반납하고 교촌마을 돌아다니면서 보니까 큰 건물로 이사를 갔더군. 무튼 옛날 먹었던 그맛 그대로라 반가웠다.

전동차를 타고 편하게 다녔더니 2시간 만에 꽤나 많이 찍은 스탬프.

16개 다 찍었으면 좋았겠니만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으므로 또 아쉬움을 남겨놓을 수 밖에ㅡ 다음에는 스탬프를 목적으로 더 많이 여기저기를 돌아다녀봐야겠다.

전동차와 함께한 스탬프 투어는 대만족. 

이제 남은 시간은 소소하게 거닐면서 채워보기로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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