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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9_Anna
저녁밥 먹고 오늘의 마무리를 위해 야경 맛집으로 출발.
경주에는 곳곳에 야경 스팟이 많은데 그래서 이번 여행을 계획할 때 나름의 신중한 고민이 필요했다. 머무는 기간은 2밤이요, 야경 스팟은 그보다 많다보니 하룻밤에 야경 두곳 이동은 기본이 되어버린 상황.
우선 오늘 저녁은 중앙 야시장에서 금장대로 가 야경을 보고 숙소 근처인 대릉원으로 다시 돌아와 미디어아트까지 볼 계획.
중앙 야시장에서 51번 버스를 타면 금장대에 갈 수 있다기에 버스를 기다렸는데 시간을 잘못 맞췄는지 앱에서 뜨는 도착 예정과 실제 정류장에서 표시되는 내용이 달라서 혼란스럽다가 마침 빈 택시 한대가 우리앞으로 쓰윽 다가와서 후딱 타고 
"기사님 금장대 가주세요" 라고 했다.
택시를 타고서도 얼마 걸리지 않는 거리라 2명 이상이라면 택시를 타도 괜찮은 정도의 요금이 나올 듯. 그런데ㅡ
다리 건너 저쯤이 금장대 처럼 보이는데 사진에서 봤던 그런 화려한 조명이 안보이는 것..? 안그래도 이상하다 싶었는데 기사님께서
"오늘은 와 불을 안켰노?!" 라고 하신다.
우리가 요일을 못 맞춘 건지, 시간을 못 맞춘건지는 모르겠으나 우리가 도착한 금요일 저녁 8시 쯤에는 불이 켜지지 않았었다. 
"어제만 해도 훠언 하게 불 다 밝히드만은 오늘은 와 안켰지?" 하시는데ㅡ 우리는 처음 와본 거라 이게 불을 켠 건지.. 안 켠건지도 몰랐다. 아마도 기사님이 아니었다면 '음.. 사진보다는 덜 화려하네' 하고 불도 안킨 금장대를 보고 왔을런지 모른다.
그래도 밤길 안내하는 조명이 곳곳에 있어서 그 나름대로 또 분위기 있고 괜찮아 보였기에.
어쨋든 불 안킨 금장대이지만 야경 보러 온 여행객들이 곳곳에 보였고 우린 두번째 야경맛집을 서둘러 가야했으므로 다시 정류장으로 나가 버스를 기다렸다.
아까 기사님이 불 안켰다고 하실 때 빠른 결정력으로 "기사님 BACK!!"을 외칠 걸 그랬나 싶었다만, 요런 것도 다 추억거리고 언제 또 금장대 이렇게 와보겠나 싶어서 웃고 넘기는 일화 하나가 늘어났다고 생각했다. 
무튼, 50번 버스를 타고 다시 황리단길 쪽으로 나가 대릉원 도착.
아까 낮에 왔을 때도 대릉원은 입장료를 받지 않았는데ㅡ 천마총 발굴이 50년이 되어서 무료개방 중이라고! 게다가 원래도 밤 풍경이 예쁜 대릉원 일대 이지만 요즘은 미디어아트까지 진행 중이다.

곳곳에 사람들이 북적북적해서 우리도 인파 사이로 들어가봤는데 세상에나. 경주 오기 전 사진으로도 살짝 보고 왔는데 실제로 가서 보면 음악과 조명과 사람들의 감탄까지 어우러저 정말이지 웅장하고 감동적이다.
1개의 짧은 영상이 반복적으로 돌아가면서 나오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다수의 유명 작가들이 참여했고 각 3 - 4분 정도로 이루어진 아트쇼가 번갈아 가면서 나와서 작품마다 분위기도 다르고 감상도 다 달랐다.

작품 감상을 마치고 대릉원 이곳저곳을 거닐면 여기 저기 사진찍기 좋은 스팟도 마련되어 있고 머랄까 곳곳에 빛이 쏟아진달까ㅡ

아. 개인적으로 키네틱 그림자 연극도 재미있었다. 어디선가 오빠가 칼싸움, 말 발굽 소리를 듣고는 구경가자며 데려간 곳이었는데 신라 병사들이 적군을 물리치고 있는 그림자가 보이는게 아니겠음?!

볼거리도 많고 각각의 볼거리다 다 멋지고 경주 첫날 야경 감상은 너무 감동적이었다. 역사적인 공간을 현대적인 기술로 작품화 한다는 게 또 새로운 기분. 
밝게 불을 켠 대릉원을 여기저기 거닐면서 황홀한 쇼 구경도 하고 오빠랑 도란도란 얘기도 하고 어느덧 우리 경주 여행이 점점 무르 익는 것 같다. 
경주는 원래 멋진 곳이었는데 계속 또 멋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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