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2023.05.19_Anna

지난 3월 남해에 이어 올해 두번째 여행이다.

남해 여행 너무 즐거웠으나 한가지 아쉬운 점? 아니 미안한 점이라고 한다면 여행 기간 동안나는 편히 다닌 반면 오빠는 운전하고 다니느라 고생했다는 점.

출퇴근을 할 때도 주말에 놀러나갈 때도 늘 대중교통 이용이라 어쩌다 가끔 차가 필요한 순간엔 렌트를 하고 다니는데. 내 차 아닌 남의 차를 운전 하는 것도, 초행길이라는 것도, 가끔은 신호등이 되어 있지 않은 비보호 시골길을 달려야 한다는 것도 내심 미안했다.

그래서 다음 여행지에서는 차가 굳이 필요없이 뚜벅이로 여행을 해도 안성맞춤인 곳을 가고 싶었고 그렇게 결정한 곳이 경주다.

경주는 약 10년 전(사실 10년 더 됐다) 내가 혼자 '내일로'를 다니면서 첫 도시로 골랐던 장소다.

지금도 그 인기가 여전한 1박 2일에서 경주 스탬프 투어를 보고 여름 맞아 홀연듯 가방 메고 경주에 갔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친구들이랑 아침 일찍 일어나 같이 버스타고 불국사도 가고, 하루 종일 자전거를 빌려타고 여기 저기 스탬프 도장을 찍으며 돌아다닌 통에 팔 다리가 시뻘겋게 탔던 기억. 지금 생각해보니 꽤나 활기찼고 청춘 같으네ㅡ 

오빠는 수학여행 이후로 경주에 가본적 없다길래 이번에는 내가 옛 기억을 살려서 가이드가 되어 주려 한다.

예전에는 무궁화인지.. 새마을인지..를 타고 갔지만 이번에는 무려 KTX를 타고 경주역이 아닌 신경주역으로 간다.

2달만에 또 타보는 KTX.

그 유명하다는 부산행 KTX를 타고 그렇게 우린 경주로 간다. 기.대.돼.

오늘 아침은 유난히 하늘이 맑고 예쁜듯 하여 더 설레는 시작이다ㅡ 경주 날씨는 살짝 흐리다고 했는데 그래도 도착하니 비가 그치면서 해가 나기 시작했고 우리가 머무를 주말 동안에는 비소식이 없어 날도 아주 딱 맞춰 내려온 듯 했다.

저 멀리 산등성이에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게 꼭 수묵화의 한장면을 실제로 보는 것 같은 경건함 마저 드는 풍경이 우릴 맞이 했다.

신경주역은 내 기대보다도 훨씬 더 큰 규모였다. 경주 특색에 맞게 기와지붕을 형상화 한 모양 같았는데 전통적이면서도 현대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곳곳에 외국 손님들이 많이 보여 그런가 더 국뽕 차오르는 기분.

곧 부처님오신날이라 역 앞에 연등이 주렁주렁 메달려 있어서 알록달록하니 예뻐보이고 한 껏 들떴다.

캐리어를 끌고 버스 정류장으로 나가 마침 도착한 61번 버스를 타고 시내로 나가는 길ㅡ 나중에 숙소 사장님께 들어보니 버스가 그렇게 때마침 온 것도 행운이라고. (버스 시간을 잘 맞춰야 한다는 것은 여행 중 한번 더 느낄 일이 있었다!)

무튼 날은 개고 버스도 딱 오고 우리의 경주여행은 스타트 부터가 좋다.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