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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8_Anna
아침부터 좋은 경치 예쁜 것 쭉 보고 맞이한 늦은 오후.
아직 저녁식사를 하기에는 이른 시간이다. 보통 5시부터 브레이크 타임을 끝내고 저녁 식사가 가능하니 중간에 살짝 시간이 비었다.
어디를 갈까 하다가 미리 찾아놨던 식당 근처에 해수욕장이 있다고 나오길래 바닷가나 좀 걷다가 밥을 먹을 생각이었다. 그래서 도착한 곳은 설리 해수욕장.
아직 한 여름 휴가철이 아니라서 그런지 굉장히 조용하고 사람도 없어서 꼭 장소 대여를 한 느낌이 들었다.
근처에 미리 찾아놨던 식당은 역시나 브레이크 타임. 유리창 넘어로 뭘 파나 보면서 뭘 먹을까 고민을 해봤는데 아직 낮에 먹은 음식들 때문에 배가 안꺼져서 메뉴를 보고도 딱히 확 끌리는 게 없었다.
어쩌지 하다가 장소도 바꾸고 식당도 현지에서 바꿔보기로 했다. 그 전에 우선은 산책을 좀 하고 배를 좀 꺼뜨려 보자 싶었다.
조용조용 한적해서 걸을 맛이 나는 바닷가.
이상한 게 남해는 바닷가임에도 찐하고 비릿한 짠내가 하나도 안나고 정말 깨끗한 것 같다. 마을 마다 조경도 잘 되어 있고 우연히 지나가다 마주치는 주민분들도 하나같이 인상이 좋으시고ㅡ 머랄까. 외지에서 온 손님들이 우리 동네에 좋은 인상을 갖고 떠나길 바라시는 마음 같은게 팍팍 느껴지는 곳이었달까. 암튼.

바닷가를 따라 이쪽으로 한번 저쪽으로 한번 걷는 도중 예쁜 포토스팟도 발견했다.
하얀 액자 틀처럼 생긴 조형물이었는데 그 안에 들어가 포즈를 잡으니 뒤로 잔잔한 바다가 꽉 들어 차는게 정말 사진찍기 좋은 명소.

이번에는 반대쪽으로 쭉 따라 걸어가 방파제까지 나가봤는데 이 동네는 사람들 뿐 아니라 고양이들도 친절하네.
저 멀리부터 슬금슬금 다가오는데 꼬리치고 반기는 강아지와는 또 다른 매력. 한참 쪼그리고 앉아 같이 시간 보내는데 꽤나 평화롭고 좋은 순간이었다.

해가 조금씩 저물어 갈 무렵.
식당을 찾아서 다른 곳으로 이동할 시간. 음ㅡ 아무래도 남해 하면 유자 뿐 아니라 또 멸치라길래 멸치쌈밥을 먹으러 가보려 한다. 남해 맛집을 검색했나..? 이제 와 보니 잘 기억은 안나지만 오빠가 찾아준 식당 하나가 음식 사진이 괜찮아 보이길래 그 쪽으로 가보는 길.
차를 타고 또 바닷가를 따라 달리는데 저 멀리 바닷가에 먼가 알록달록한 방파제? 산책로? 위로 사람들이 모여있는게 보였다. 저긴 모지? 싶었는데 내비게이션이 그쪽으로 내려가란다!!

점점 더 가까워지는 알록달록함에 큰 기대감을 갖고 도착한 곳은 바로 미조항이다.
게다가 여기는 미조항 음.식.특.구 란다. 두둥?! 그래서인지 주차장 도착했을 때 부터 근처에 식당이 많이 보였다. 어제 저녁 도착했을 때는 숙소 근처 음식점이 일찍이 문닫았길래 고기 구워 먹었는데 여기는 그래도 늦게까지 문을 여는 듯 보였다.
어쨋든 아까 차에서 저 멀리 풍경으로만 봤던 알록달록한 바닷가 쪽으로 가보는 길. 마침 우리가 가려고 새로 찾은 식당도 그 앞이어서 더 좋았다.
바닷가 마다 분위기는 다 다를테지만 여기는 왁자지껄, 시끌벅적과는 거리가 멀고 조용조용, 고요한 바다다.

중간 중간 낚시하시는 분들이 고기를 낚아 올릴 때면 잠깐의 환호가 있긴 했지만 그래도 대체적으로 참 조용. 내가 봤던 알록달록함은 방파제 뒷편 배경이었는데 맑고 파란 물위로 빨강, 노랑, 초록의 원들이 쭉 늘어서 있는게 되게 귀엽고 특이한 공간이었다. 서울에서는 보지 못한 배경. 심지어 남해 여행 계획을 세울 때도 보지 못했던 기대 이상의 명소.

다래이마을에서 노을지는 풍경이 그렇게 멋지다던데 아쉽게도 이번 여행에서는 시간 대가 안 맞아서 그건 못볼 것 같아 매우 아쉽던 중. 그보다 훨씬 멋진 노을을 여기서 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다.

해질 녘 알록달록한 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45도 각도에서 해가 비쳐서 사진도 어찌나 잘 나오던지ㅡ
진짜 완전 맘에 드는 곳에서 사진도 찍고 눈 호강도 하고 나름 좀 걷는다고 이제 식욕도 슬슬 돋아나니 맛난 저녁밥 까지 먹으면 오늘 일정은 정말 완벽이다.
너무 예쁜 바닷가. 눈이 아주 맑고 시원해 지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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