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2023.03.05_Anna

점심 먹고 커피 마시러 가는 길.

오늘은 점심 메뉴는 안고르고 나왔지만 가고자 하는 카페는 정해놓고 나온 데이트였다.

종로 골목골목이 그리 익숙치 않은 우리라 '어떤 예쁜 카페를 가야하나'를 미리미리 찾아보던 나였는데ㅡ 국립현대미술관 카페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보게된 한 카페가 너무 맘에 들어서 여긴 꼭 가야지 하고 정해두었던 곳.

바로 공공재 커피클럽 이다.

생긴지 얼마 안된 신상카페 표시가 뜨는 곳이었는데ㅡ 빨간 벽돌 외관에 유리창 너머 보이는 커피 마시는 아저씨 벽화 그림이 먼가 인상적이어서 끌렸는가보다.

사진으로만 봤을 때랑은 달리 생각보다 공간이 그리 넓지는 않았다. 그래도 운이 좋게 마침 제일 넓은 테이블 하나가 비어있어서 거기에 앉기로.! 오빠가 자리를 잡고 앉는 사이 나는 오빠가 좋아하는 아메리카노랑 여기서만 맛 볼 수 있을 것 같은 특별 메뉴, 공공재 라떼를 주문했다.

방금 밥을 먹은 터라 배가 너무 불러서 빵은 패스했지만 쇼케이스 안에 착착 진열된 티라미수와 푸딩에 계속 시선을 뺏기긴 했다.

음료를 고르고 자리로 돌아가 잠깐 햇살 멍. 전체적으로 가게가 밝고 따스한 게 가만히 앉아서 채광만 느껴도 기분 좋을 것 같은 분위기였다.

사람은 둘인데 테이블이 너무 넓어서 좀 민망한가 싶을 즈음.. 마침 우리 앞에 새로 생긴 한 자리.

주전자가 올려져 있는 원형 테이블에 앉게 되었는데 자리를 옮겨더니 바로 옆에 큰 창으로 햇살을 더 듬뿍 받을 수 있어서 따뜻했다. 큰 유리문이 활짝 열려 있어 실내인듯 실외인듯 답답하지 않고 마냥 밝은 공간. 밖에 놓인 의자에도 사람들이 앉아서 커피도 마시고 케이크도 먹고 하는 모습을 보니 따뜻하고 소소하고 기분 좋았다.

오빠의 아메리카노는 높고 날씬한 유리컵에 스테인레스 빨대와 같이 나왔고 내가 고른 공공재 라떼는 앙증맞은 컵에 더 앙증맞은 은색 스푼과 함께 나왔는데 잘 저어서 먹으라고 알려주셨다.

공공재 라떼 우선은 이름만 보고 고른 메뉴인데 맛도 좋아서 깜놀! 율무차 베이스에 커피를 섞어서 고소하고 달달한 것이 아주 맛났다. 평소 좋아하는 토피넛 라떼와는 또 다른 꼬수움이었다.

커피도 맛있고 노래도 좋고(옆 테이블에 앉은 분들은 연신 스피커에 팔을 뻗어 노래 검색을 하셨다) 밝고 따뜻하고 예쁜 곳.

과한 장식이 없음에도 공간이 허전하지 않고 좋았던 건 햇살이 한 가득 꽉 들어차서 그랬을까ㅡ 잠깐의 티타임이 아주 만족스럽고 잘 찾아왔군 싶어서 기분 좋았다.

한가지 아쉬운건 우리의 배부름이라 케이크를 먹지 못했다는 것. 다음에 또 올 핑계가 있다는 걸 좋게 생각하면서

다음에는 티라미수와 함께 라임 바닐라 에이드를 먹겠어.!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