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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09_Anna.

배불리 먹고 이제는 운동겸 산책을 할 순서.

점심식사를 한 소문난 닭갈비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위치한 아침고요 수목원.

지난 달에 왔을 때는 수국축제가 한창이었는데 오늘은 또 어떤 꽃이 눈에 들어오려나 기대하는 마음을 갖고 가보았다.

오늘 날씨가 정말 덥다고 예보가 있던 터라 오기 전에 살짝 걱정하는 마음이 들긴 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 곳에는 그늘을 만들어 줄 만큼 큰 키의 나무들도 많고 곳곳에 쉴 수 있는 벤치와 쉼터가 같이 있어서 땡볕에 너무 고생하지 않는 곳이었다.

구름다리를 건너서 잘 꾸며진 분재정원 앞에서 사진도 찍고 곳곳에 핀 야생화를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길가에 핀 꽃의 이름을 바로바로 알아맞히는 엄마. 엄마가 알려준 보라색의 도라지꽃이 참 예뻤다.

축제는 끝났지만 그래도 수국 꽃이 아직 남아있었는데 몽글몽글하게 생겨서 좀 귀여운 것 같기도 한 느낌.

입구에 들어서면서 지도는 받아 들었지만 사실 지도는 별로 필요가 없는 곳이라 눈에 보이는 꽃 따라서 여기저기 맘껏 것다 보니 정해놓고 '여기가자 저기가보자' 하는 코스 같은 건 없었다.

날이 무척이나 더웠지만 다행히 해는 뜨겁지 않아서 나무 그늘을 따라 그 사이사이로 걷는 게 참 만족스럽고 시원한 산책길이었다.

곳곳에 보이는 벤치는 알록달록하게 여러 색으로 칠해져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보라색의 벤치가 눈에 확 띄고 괜히 앉아 사진찍으면 더 잘나오는 것 같아 개인적인 원픽이었다.

꽃을 따라 걷기도 했지만 앞 서 가는 사람들의 뒤를 따라, 또 곳곳에 보이는 표지판을 따라서 아침고요산책길에 올랐는데ㅡ 다른 어떤 길 보다도 숲길 사이로 걷는 것이 참 기분이 좋았다. 산책길에 들어서자마자 엄마와 이모는 '흙밟으니 너무 좋다'라는 말씀을 하시면서 행복해 하셨고, 이따금씩 바람이 불어 나뭇잎이 흔들릴 때 마다 땀도 식혀주고 시원함이 느껴져서 너무 상쾌했다.

지난달에는 비가 안올때라 냇가에 물이 없어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는데 그간 비가 좀 와던 터라 오늘은 물소리가 더 경쾌하게 들려서 눈도 귀도 더 즐거웠던 것 같다.

더위를 식히려는 사람들이 물가에 모여 앉아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우리도 지나는 길에 냇가에 잠깐 앉아 손을 담가 봤는데 소리 만큼이나 물이 쨍하고 시원했다.

어느덧 걷아보니 서화연 근처에 한국식 창호문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예쁜 포토존에 다다랐다. 

여러 정원의 테마가 조금씩 다르고 각자 다 매력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온 가족이 다같이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낸 곳은 서화연 근처였던 것 같다.

수초와 연꽃잎이 풍성한 연못 가운데에 있는 정자 배경이 진짜 멋있었다. 여름이 더 깊어지면 풍경이 또 달라지겠지?

오빠는 단풍이 드는 가을 무렵이 기대된다고 했는데 그것도 참 멋있을 것 같다.

하경정원 쪽으로 돌아나와 아침봄빵집에 들렀다.

배가 고프지 않아서 빵은 시키지 않았지만 커피를 한잔 하는 동안 계속해서 들어오는 손님들은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먹음직 스러워 보이는 빵부터 고르고 같이 마실 음료를 고르시는게 정해진 순서처럼 보일 만큼 다들 산책 중에 잠시 앉아 살짝 허기진 배도 채우고 시원하게 목도 축이는 쉼터 같았다.

시간 가는 줄 몰랐는데 그 사이 꽤나 시간이 지났고 더운 날씨에 알게 모르게 지쳤을까 싶어 잠시 쉬러온 우리가족은 시원한 커피한잔에 땀을 조금 식히고 그간 찍은 사진을 구경하면서 수다 수다. 그러면서 모습이 또 달라질 수목원의 다른 계절을 기대하는 우리가족이었다. 단풍도 궁금하고 겨울시즌 오색별빛도 궁금궁금ㅡ

한창 더울 때는 바다도 좋지만 이렇게 숲길도 너무 좋다는 걸 한 번 더 깨닫게 됨.

꽤나 뿌듯하고 기분 좋은 토요일의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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