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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6_Anna

한국으로 돌아가는 날. 

반나절은 꼬박 잡아야 한국으로 갈 수 있는 먼 거리에 와있지만 비행기 자주 안타본 우리는 그것도 설렜다. 비행기가 이륙하자마자 창 밖으로는 눈덮힌 산과 파란 하늘의 경치가 확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기장님의 안내방송

"왼쪽 창밖으로 나이스 뷰가 보인다고, 우린 마운트 쿡 위를 지나고 있다고..!!"

와 대박.. 마운트 쿡은 하루 날 잡아서 가야 된다고 들었는데 순식간에 꼭대기까지 한눈에 봤네?! 마침 날도 맑아서 훤하게 다 보이는게 집에가는 아쉬운 맘도 있지만은 먼가 관광 온 기분도 느껴졌다.

올때도 만족했던 싱가포르 항공. 밥도 간식도 맛있었고, 자리도 괜찮았고, 영화도 많고해서 좋았던ㅡ 돌아가는 길은 올때랑 다르게 싱가포르 공항에서 6시간의 여유가 있는 우리. 그래서 잠깐 공항밖으로 나가 칠리크랩을 먹고 오면 어떨까 하는 막연한 계획이 있었다. 그.런.데.

영화도 보고 예능도 보고 하면서 이것저것 눌러보던 모니터에서 싱가포르 공항 안내가 있더군?!

5시간 반 이상 환승 시간이 있는 손님들에겐 무료 시티투어를 시켜준단다! 2시간 반 정도 걸린다니까 시간 상으로 봐도 딱이고, 도착하면 얼른 시티투어 예약 장소로 가서 관광 하고 한국 갈 수 있겠다 싶은 생각에 살짝 들뜨기도 했다.

그렇게 공항에 도착해서 약도 찍어온 대로 쭉 가는데..

웬걸?! 싱가포르 공항 짱큼..! 초행길을 나름 표지판 봐가면서 엄청 뛰어 가는데도 아주 저끝이더구만?! 먼가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공항 내 전동열차 라든지 그런 시스템이 있었을까?! 무튼 내가 달릴 때는 그런 생각은 들지 않구 일단 가자! 라는 생각이었다. 

투어는 하루에 정해진 횟수와 시간이 있고, 그에 따라 투어 한시간 반에는 미리 예약을 하라고 되어있었다. 원래 도착시간으로라면 예약시간에 딱 맞는 일정이었겠는데 싱가포르 분명 다 와가지고 관제탑의 허락을 못받았다며 한바퀴 두바퀴 계속 돌다 보니 조금 도착이 늦어졌던게 흠.a

투어 예약 시간까지 간당간당. 완전 후다다닥 뛰어갔으면 몇분간은 여유가 있게 찾았을지 모르겠으나.. 뭐 그렇게 게이트를 딱 닫겠나 싶은 생각에 좀 안일했던 우리는 3~4분 차이로 문 닫아버린 예약 부스에서 망연자실 하고 말았다. 정말 칼 같이 닫는 군..!! 빨리 달릴 것을.

무료 시티투어 코스가 있는지 몰랐을 때는 공항에서 6시간 여유 동안 밖에 나가 시티 구경 하고 돌아와야지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ㅡ 막상 무료로 즐길 수 있는 횡재를 놓쳤다고 생각하니 먼가 김이 팍 빠지기도 하면서.. 장시간 비행으로 몸이 고단하기도 하면서..? 잘 모르는 다른 나라에 와서 6시간 안에 시티 투어를 마친 후 다시 공항으로 돌아와 입국 심사까지 마치는게 덜컥 겁도 났다. 짐은 한국으로 갈 텐데 우린 뱅기 놓치면..?! 하는 불안감이 갑자기 왜 들었나 모르겠다.

그래 싱가포르는 유니버셜스튜디오도 가야하고 나중에 최소 3일 정도는 날을 잡고 여유있게 오자. 오늘의 아쉬움은 그때 다 풀도록 하자' 라고 결정하고 6시간은 공항안에 있기로ㅡ

다행 스럽게도?! 싱가포르 공항 안에서 즐길 2차 코스로 쇼핑이 있었는데, 창이공항을 경유하는 손님들을 대상으로 면세점 안에서 쓸수있는 20$ 상품권을 준다는..! 공항을 경유하는 사람들은 생각지 않게 상품권으로 기념품 과자 같은 것도 사가면 좋을 것 같은 이벤트.

언제가 될지 모르는 다음 싱가포르 여행을 위해 아껴둘 수 없이 바로 당장 면세점을 한 바퀴 돌았다. 상품권 받은지 한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상품권은 아이라이너로 바뀌어 있었다. 흐흐흣(내꺼 사서 미안해 오빠)

공항이 넓어서 여기서 저기 끝까지 한번만 구경해도 꽤나 먼. 그래도 6시간을 버티기엔 지루해서 '밖에 나갔다 올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잊을만 하면 들고 잊을만 하면 들긴 했다만.. 돌아와서 보니 이것도 다 추억인 듯 하다.

뉴질랜드랑은 확연히 다른 후텁지근한 공기에 시원한게 땡겨서는 부스터 한잔씩 마시고, 남은 돈으로 반바지나 사입을까?' 하면서 허세도 부리고 소파자리 한켠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다가 결국은 딥슬립까지(오빠는 계속 깨어서 날 지켜줬더랬다..a) 

이제 진짜 여행끝 한국 돌아갈 시간. 지루하게 안가고 안갈 것 같던 6시간도 그렇게 흘러갔다.

싱가포르 돈 쪼끔 남았으니 꼭 가고 말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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