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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5_Anna

여유롭기 그지없는 신혼여행의 마지막 날.

에이번 강에서 펀팅 투어를 끝내고 늦은 점심을 먹은 우리. 이번에는 크라이스트처치 구석구석을 좀 더 둘러보기 위해 걷기로 했다. 우리가 다음 일정으로 택한 건 디저트 타임으로ㅡ 가려는 곳은 거대한 오레오쉐이크를 먹을 수 있다는 Little high였다.

트램역에서 조금은 떨어져 있는 곳이라 High street 에서 내린 우리는 지도를 손에 쥐고 스트릿 표지판을 보면서 찾아갔다. 하늘은 조금 흐렸지만 그래도 너무 춥지 않고 따뜻해서 걷기에 좋은 날씨.

금방 도착한 리틀하이는 음.. 머랄까. 푸드코트 처럼 여러 가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고, 가게 앞에 테이블이 놓여있는데ㅡ 순천에서 갔던 청춘창고 느낌? 먼가 젊고, 비싸지 않은 음식들을 팔면서 되게 활기찬 느낌이 드는 공간이었다. 우리가 여기를 알게 된건 블로그에서 우연히 발견한 오레오쉐이크 때문이었는데, 그게 아니고서라도 크라이스트처치 시티 맵에서 가볼만한 공간으로 별 표시가 되어 있으니 궁금해서 한번 와봤을 것 같다.

한바퀴 둘러보며 구경을 하다가 오레오쉐이크를 파는 가게를 발견했는데, 반대로 삥ㅡ 돌아와서 그렇지 사실 문 열면 바로 옆에 있는 BASE WOODFIRED PIZZA.

메뉴판에 오레오쉐이크가 적혀있긴 했지만 우리가 먹어보고 싶은건 대왕 사이즈. 사이즈에 대한 별도 표시는 못찾겠어서 그냥 블로그 찾은 화면 그대로 사진을 들이밀며 이거 먹고 싶다' 하고 주문을 넣었다. 

금방 나온 오레오쉐이크는 사진으로 보고 생각했던 것 보다 진짜 컸다. 서빙해준 직원분도 컵 주위로 아이스크림이며 초코 시럽이 뚝뚝 떨어지니까 굉장히 조심하면서 접시를 받쳐주었는데 '이런 사이즈는 시켜 먹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가보다'라고 느껴지는 조심스러움이었다. 테이블에 내려놓자 사진을 안 찍을 수 없는 비.주.얼.

방금 밥 먹어가지고 원래 배도 되게 부른데, 사실 밥 배랑 디저트 배는 따로니까ㅡ 맛은 상상한 맛 그대로 달다구리 초코초코 맛이었는데 안에 들어있는 브라우니가 아이스크림이랑 쉐이크 음료에 적셔져서 그런지 되게 꾸덕하고 씹을 수록 초코맛이 더 진해졌다. 2명 또는 3명이서 기념삼아 한번 먹기에 좋은 그런 디저트 느낌?! 다른 쉐이크 종류도 맛이 어떨지 궁금했지만 배가 부른 관계로 패스.a

디저트도 먹었겠다' 이젠 또 다음 일정으로 걷기 시작. 

걷다가 트램 보이면 트램 탔다가 타고 내리고 걷고 사진 찍고. 곳곳에 벽화가 그려져 있어서 길이 참 예쁘다 생각됐는데ㅡ 마음에 드는 그림을 발견하면 그 앞에서 사진 몇장 찍어가면서 우리는 헤글리 파크로 향했다.

헤글리 파크에 도착하니 한국인 단체 관광객 분들도 계셨다. 가이드로 보이는 한 분이 몇시까지 이 앞으로 모이세요~ 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는데, 그 만큼 크라이스트처치에서 꼭 가야하는 필수 코스 중에 하나인 곳 인가보다. 지도상에서 보면 공원이 크라이스트처치 시티 만하길래 직접 가보면 어떨까 싶어 궁금했다. 헤글리 파크가 워낙 커서 구석구석 다 보기엔 꽤나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았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건 푸른 잔디와 함께 엄청난 두께의 아주아주 오래 나이를 먹었을 것 같은 거대 나무들..! 그 중에서도 유독 커다란 나무 아래에는 양팔을 쫙 펴서 나무를 안아보려고 시도하는 사람들이 꼭 보인다. 오빠랑 나도 그 중 하나였는데, 팔을 아무리 쫙 펼쳐도 어림도 없을 사이즈의 나무가 여기저기 참 많기도 했다. 날은 조금 쌀쌀했지만 확실히 뉴질랜드의 10월은 봄이 맞나보다 싶은게 여기저기 꽃도 활짝 피어있고 알록달록 하니 보고있으면 기분이 좋아지는 곳이었다. 매우 여유롭기도 하고 말이다.

사실 공원 걷는게 뭐 별거 없는 일이긴 하지만, 그냥 여기 있다는 것 자체가 편안했다. 걷고 사진찍고 하늘도 보고 나무도 보고 그냥 멍하니 앉아있기도 하는 소소한 오늘 하루ㅡ

특별하지 않아서 더 좋은 우리 여행의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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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글리 파크 노스 · 14 Riccarton Avenue, Christchurch Central City, Christchurch 8011 뉴질랜드

★★★★★ ·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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