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2021.01.10_Anna

올해에 접어들면서 새롭게 갖게 된 취미가 있다.

아이패드로 그림그리기.

인스타그램 클래스101 광고에서 굉장히 자주 보여서 호기심을 갖기 시작했는데ㅡ 뭔가 간편하게 쇽쇽 그리는 것 같은데 퀄리티는 너무 좋으면서 귀엽기 까지한 그림들이 눈에 들어와 나도 한번 그려보고 싶었다. 

'마침 나에겐 아이패드도 있겠다, 애플 펜슬을 곁들이면 나도 어디서나 내 맘대로 그림을 그릴 수 있나 보다' 싶었는데 웬걸?! 내 아이패드는 5세대. 너무 옛 모델이라 그런지 애플 펜슬 호환이 안된단다. 좌절..

하긴 그림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 전까지 내 아이패드는 그저 보는 용이었다. 주로 인강이나 PDF 기획안을 보고 가끔 메일 보낼 때 쓰는 정도. 그림그릴 때도 쓰긴 했지만 핸드폰에 있는 사진을 크게 켜놓고 스케치북에 따라 그리기 위한 작은 액자처럼 쓰는게 다였다.

무튼. 뭐 어떻게든 방법은 없겠나 싶어서 내 아이패드를 포함 어디에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다른 브랜드의 타블렛 펜슬을 하나 구입했고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되었다.

나 혼자 끄적이며 그리면 될 줄 알았는데ㅡ 먼가 손기술이나 미적 감각이 필요한 일이다 보니 혼자 해결하기엔 조금 어려움이 있는 듯해 본격적으로 좀 열심히 취미생활을 해보고 싶어서 책도 하나 구입하고 아이패드 쓰면서 처음으로 '프로크리에이트'라는 유료 앱도 구매하게 됐다. 한번도 앱에는 돈을 써본 적이 없는데 이제와 생각해보니 꽤나 열심인 듯.

요즘 한창 따라그리는 재미에 빠지게 한 책은 '나만의 아이패드 드로잉' - 달콩(서은숙)작가님의 책이다.

 예시 그림도 예쁘고 팁도 많다는 평을 보고 고른 책인데 그래서 인지 책이 꽤나 두껍다. 나는 따라그리면서 펼쳐보기 좋을 것 같아 2000원을 더 주고 스프링 분철을 추가해서 구매했는데 넘나 잘한 선택인 것 같다. 구매하자마자 쓱 훑어본 책에는 예쁜 예시들이 가득했고, 작가님이 직접 만들어 주신 색상 팔레트와 오돌도돌한 재질이 살아있는 캔버스까지 다운로드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어 좋았다. 책에 나와있는대로 '몇번 색상으로 몇번째 브러쉬로 그리세요'를 따라하기만 하면 곧 몇분 안에 예쁜 그림 하나를 완성 할 수 있다.

총 6파트로 나누어져있고, 프로크리에이트의 기본 셋팅값 설정부터 시작해 다양한 브러쉬 활용법. 그리고 더 나아가 명도, 채도 색 감각까지 미술의 기본 색요소까지 설명되어 있는데ㅡ 이제 막 2파트까지 끝내면서 색연필 > 크레파스 > 오일파스텔 > 수채화 > 유화까지 브러쉬를 써보니 여러 재료 없이도 아이패드 위에 다양한 재료를 쓴 그림을 그려볼 수 있다는게 굉장한 매력같다.

 실제 오일파스텔과 유화는 써본적이 없는데 입자와 번짐 정도가 처음 느껴보는 감각이라 재미있었다. 실제 스케치북에서 그린다면 어떨지도 궁금하고.

틈틈히 그리는 그림. 단순한 취미 생활이긴 하지만 먼가 하다보면 시간도 잘가고 마음도 편해지고ㅡ 완성된 그림을 보고 있으면 예쁘고 아기자기 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어렸을 때 부터 그림그리는 걸 좋아했던 나인데 언제부턴가는 일부러 시간을 내지 않으면 안하는 일 중 하나가 되어 버렸고 이제라도 다시 디지털 붓을 잡으니 먼가 옛날 동심 찾는 것 같아 뿌듯하다.

 포토샵을 자주 쓰는 업무인지라 레이어 구분이나 브러쉬 크기, 투명도 설정 등은 익숙한 편이지만 전용 애플 펜슬도 아니고 유리필름이 붙어있는 내 아이패드에서는 완벽한 곡선 처리에 무리가 있는 편이다. 색을 칠할 때나 글씨를 쓸 때 특히 미끌거리는 느낌에 선이 삐뚤빼뚤하지만 그래도 뭐 끄적이면서 취미용으로 쓰고 프로그램 툴을 익히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는 듯 하다. 아, 사실 약간의 문제가 있긴 한데ㅡ

 손가락 터치를 차단하는 기능을 설정하면 내가 쓰는 타블렛 펜슬까지 인식이 안되는 바람에 부득이하게 이렇게 장갑을 끼고 그림을 그리고 있다. 참으로 열악하여라..! 손바닥 터치를 막아준다는 드로잉 장갑을 살까 하다가 전문 웹툰작가도 아니고 굳이 돈쓰나 싶어서 이 방법을 써봤는데 아.주.유.용.하다.

책장에서 잠자던 내 아이패드는 이제 항상 풀 충전에 내 취미생활을 도와주는 중요한 도구가 되었다. 그림그리기에 점점 더 욕심이 나면 돈모아서 애플 펜슬 되는 아이패드로 바꿔야지. 일단 여기있는 예시그림 다 그려보고.!

올해는 나도 아이패드도 먼가 좀 활력을 찾는가 싶다.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