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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7_Anna

월요일 출근을 앞두고 마무리 하는 주말.

3일치 잘 먹고 잘 쉬었는데 왜 때문인지 밤 10시가 다되어 갈 무렵 갑자기 배가 고프다는 오빠. 아니 오빠가 그렇다니 나도 갑자기 배고픈 것 같고 사실 그 보다는 입이 심심한 느낌.

국수를 삶을까, 스파게티를 할까, 아까 도시락반찬 하고 남은 계란말이를 먹는 건 어떨까, 과자를 먹자.. 뭐 계속 이것 저것 생각해 봤지만 딱히 쏙! 꽂히는 메뉴는 못찾아 시무룩 해 질 무렵 냉장고를 열어본 우리는 '참으로 바보가 아닌가'하면서 도너츠를 꺼내 테이블에 앉았다.

생일쿠폰 탕진잼 한다고 도너츠 골라와놓고, 바로 먹지 않을거라 냉장고에 넣어놨더니 둘다 까먹어버린 것.

무튼 자기전에 달다구리 디저트를 먹을 시간ㅡ

쇼케이스에서 제일 눈에 띄는 예쁜 모양으로만 4개를 골라왔으니 하나하나 맛을 보기로.

제일 먼저 먹어볼 건 먼가 헬로키티같이 생긴 화이트 리스 츄이스.

보는 것 만으로도 맛이 상상되는 귀염둥이 도너츠였다. 역시나 도너츠는 쫄깃 쫄깃 하고 겉에 코팅된 화이트 초코도 참으로 달다구리 하니 맛 좋았다. 내가 특히나 좋아하는 쫄깃 식감.

그 다음 먹어볼 맛은 허쉬초코&피넛버터.

반으로 잘랐는데 안에 가득 크림 같은게 들어있을 줄 알았더니 속이 깨끗해 보여서 '음, 아무것도 안들었는가보다'하고 각자 자기 몫의 조각을 가져가 한입씩 깨물었다. 그러자 오빠는 '엇! 초코 들었다!'라며 좋아했고 나는 '머야 왜 나는 초코 없어!'라며 약간의 실망으로 다시 또 반을 잘랐다. 그런데ㅡ

어랏?! 내꺼는 피넛크림이 들었네? 길다란 도너츠가 이쪽은 초코맛, 저쪽은 땅콩맛 한번에 두가지 맛을 볼 수 있는 도너츠였다. 싱기방기. 아까 먹은 츄이스와는 다른 더 보드라운 식감. 제대로 던킨 스러운 보들보들 도너츠였다.

그 다음은 넘나리 크리스마스 같이 생긴 해피 크리스마스 트리.

뭐 크리스마스는 지났지만 우린 기념 없이 지나갔므로 늦게나마 기분을 내보고 싶어 하나 사봤다. 이건 초록초록 좋아하는 우리 오빠의 픽.!

접시에 놓고 반을 갈랐더니 안에 포도잼?! 같은게 잔뜩 들었다. 딸기잼이라기엔 색이 좀 진했고 맛도 새콤하지 않은게 아마도 딸기는 아니었지 않은가.. 싶은 생각이 든다. (뭔지 정확히는 모르겠음) 이 도너츠 또한 진짜 던킨 스럽게 생긴 모양과 맛. 

그리고 오늘의 하이라이트. 둘다 눈에 딱 들어와 동시에 찜한 콧대높은 눈사람.

마지막까지 남겨뒀다가 결국 칼을 갖다 대 반을 잘랐더니 겉에 코팅된 눈사람 얼굴이 갑자기 뿅 하고 일어나면서 '하아악.. 살려줘..'라고 하는 것 같아 먼가 미안하기도 하면서 먹는 거에 감정이입 한 우리가 스스로 웃겨가지고 잘밤에 빵터졌다. 

그래서 그러면 안되지만 잠시 먹는 걸로 장난을..! 후후훗. 이제와 사진을 다시 보니 나 좀 많이 잔인하네?!

눈사람 안에는 슈크림일까? 하얗고 달달한 크림이 가득 들어 완전 달콤하고 부드러웠다. 넘흐 맛있었음 :) 하나하나 맛이 다 달라가지고 골라먹는 재미와 함께 맛을 음미하는 재미가 쏠쏠.

오랜만에 먹은 달다구리에 눈과 입이 즐거운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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