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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24_Anna

오늘 퇴근길 국제 우편을 받았다.

지난 6주 동안 공부한 온라인테솔 자격증이 도착한 것! 우편 도착까지 2주 정도 걸린다고 알고 있었는데 10일만에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다.

결혼 후에도 여전히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우리 오빠. 특히나 시험기간에는 주말 꼬박 작은방에서 못나올 만큼 바쁜데 그 모습에 자극이 되어 나도 뭔가 오빠처럼 공부를 해야겠다 싶었다.

무슨 공부를 어떻게 해야할까 생각하던 중 결론은 역시나 영어.

공부해보자! 라고 마음 먹으면 가장 만만 하면서도 도전 하고 싶은 영역이 나한테는 영어가 아닐까 싶다. 영어 중에서도 어떤 공부를 해야 하다가 알게된건 TESOL(테솔).

테솔이란 Teaching English to Speakers of Other Languages의 약자로 영어가 아닌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는 방법에 대해 공부하는 과정이다. 여러 영어 공부와 관련 자격증이 있겠지만 테솔을 선택한 이유는 간단하다.

평생 인정이 되는 영어 관련 자격 중 지금의 내 영어 실력으로 그나마 도전해볼만 한 과정이었기 때문. 

영어관련 자격이라 하면 나에게 가장 익숙한건 토익인데ㅡ 한창 취업 앞두고 이력서에 한줄이라도 더 적으려면 많이들 보는 영어 시험 중 하나. 점수 유효기간이 2년이 아니라 평생이면 얼마나 좋을꼬.. 시험을 본적은 없지만 잠깐 공부해본 아이엘츠도 토익처럼 점수 유효기간이 2년으로 제한되어 있다고 알고 있다. 그게 문제였다. 한번 공부하고 평생가면 좀 좋나..? 시험값도 비싼데 그걸 2년밖에 인정을 안해주니 원..

하지만 내가 토익공부할 때의 스타일을 생각해보면 영어를 정말 처음부터 잘 배운다기 보다 점수를 잘 받기 위한 요령을 터득하려고 했지 않았나 싶다. 진짜 내 영어 실력을 높이기 위한 공부는 솔직히 말하자면 아니었던 것 같다.

테솔은 토익이나 아이엘츠 처럼 정해진 날에 시험을 보고 점수가 나오는게 아니라, 테솔이라는 교육과정을 정해진 기간동안 수업받고 시험을 보고 최종적으로 내가 선생님이 됐다는 가정하에 학생들을 가르칠 수업계획서를 작성해서 과제물로 제출해야 한다. 각 시험의 점수와 최종 과제물의 합이 100만점에 70점 이상을 맞아야 자격증을 받을 수 있다. 자격증 이라기 보다 수료증? 면허증? 의 느낌이 더 강하다. 운전면허처럼 강의보고 필기봐서 붙으면 기능가고 정해진 시간 장내 주행 연습 하고나서 기능시험 보고 붙으면 도로연수 나가 또 시간 채우고 도로주행 시험보고 면허증 나오듯이 말이다.

테솔과정은 크게 온/오프라인 과정으로 나눠지는데 나는 온라인 과정을 들었다. 해외에 있는 어학원에서 우리나라 대학들과 연계해, 꼭 외국에 나가지 않아도 한국에서 공부할 수 있는 오프라인 과정과, 해외에 있는 어학원을 온라인으로 바로 연결해 정해진 강의 영상을 보고 공부하는 온라인 과정. 알아보니 온라인과정이 오프라인보다 더 저렴하다고ㅡ 게다가 요즘 오프라인으로 수업듣기도 어렵고, 시간과 공간적인 제약이 있어서 내가 일을 다니면서 공부하기엔 온라인과정이 여러모로 좋았다.

 

나는 캐나다에 있는 Global College 의 온라인 테솔 과정을 들었다.

테솔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입학 테스트를 보거나, 공인된 영어 시험 점수가 있다면 그 내용을 제출하면 된다. 토익 점수 600점 이상의 조건이 보이길래 나는 아직까지는 유효한 토익성적 화면을 캡쳐해서 보냈었다.

과정은 총 10개의 모듈로 이루어져 있고, 1모듈은 2개의 레슨으로, 각 레슨마다 봐야 하는 비디오는 3개씩. 비디오 하나당 20~30분 분량. 봐야하는 비디오는 총 60개ㅡ 그래서 자격증에는 총 160시간을 공부했다는 인증서 까지 같이 포함되어 있다. 

모듈이 끝날 때 마다 4지선다형 객관식, True/False를 골라야 하는 선택형 그리고 주관식으로 이루어진 퀴즈를 풀어야 했다. 5번 모듈이 끝나면 중간고사를, 10번 모듈이 끝나면 기말고사를 봐야하고 중간/기말의 형태는 그동안 봤던 퀴즈의 형태와 비슷하나 문제가 더 많고 주관식 문제가 단순히 답만 적기 보다 자신의 생각을 풀어 내야 하다보니 시간이 많이 촉박하게 느껴졌다.

처음에는 영어로만 얘기하는 원어민 선생님의 이야기를 30분가까이 들으려다 보니 맹ㅡ 한 표정이 나오는걸 어찌할 수 없었지만 그래서 보고 또 보고를 반복했다. 이게 바로 온라인 수업의 장점이겠지! 6주 안에 내가 보고 싶은 만큼 맘껏 이해 될때까지 계속 봐도 아무 문제가 없으니 말이다. 테솔과정 알아보다가 6주과정을 2주만에 패쓰했다는 사람들 후기도 봤는데, 글쎄.. 그 남은 기간을 환불해준다고 하면 당연히 그래야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정해진 날짜까지 한번이라도 더 비디오를 보는게 이득일텐데 굳이 돈 아깝게? 싶었다. 

무튼. 처음 테솔과정을 하기로 맘 먹고 결제했을 때 담당자분이 보내주신 스케쥴 표에 딱 맞춰서 공부했다. 그러면서도 최종 과제로 제출할 내 수업계획서에 대해서는 어떤 내용을 할까, 학생들은 어느정도 수준이라는 가정을 해야하나, 어떻게 가르칠까 등을 틈틈히 생각해보기는 했다.

테솔 과정은 영어를 가르치는 방법에 대해 배우지만 수업을 영어로 할 뿐 이걸 우리말이나 다른 언어 혹은 다른 과목에도 충분히 적용해 볼만한 것 같다. 기본적으로 좋은 선생님의 태도, 그룹활동 지도하는 법, 칠판을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법 등의 아주 기초적인 것부터 배우기 시작해서 읽기, 듣기, 말하기 등의 세부적인 활동을 가르치는 방법까지 배울 수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수업 중 하나는 eliciting. 직역하자면 반응을 이끌어 내는 것. 이라고 할 수 있는데ㅡ 학생들로 하여금 특정 대답을 유도해 내는 활동을 말한다. 특히나 지난번에 배웠던 내용을 복습하는 차원에서 학생들이 자유롭게 대답할 수 있도록 할 때 좋은 방법 중 하나인데 단순하게 답을 딱 말해서 알려주기 보다는 스무고개 처럼 학생들의 생각을 계속 좁혀주면서 결국은 스스로 답을 찾아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기억에도 오래 남고 학습효과가 더 높다는 점을 배울 수 있었다. 단, 선생님이 순간적인 창의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점이 어렵긴 하지만 말이다.

테솔을 공부하면서 좋았던 것은 체계적으로 영어를 가르치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 수 있었지만, 수업을 보고 듣고 문제를 풀고 적어 내기까지 말하기 빼고 듣기, 읽기, 쓰기를 동시에 연습할 수 있다는 점이었다. 가끔 무슨말인지 이해가 안되는 경우도 있기는 했지만 선생님도 굉장히 유쾌하셨고 틈틈히 한국어 단어가 들릴때(선생님이 한국어를 조금은 할 줄 아시는 듯?!) 마다 웃음도 나고 반갑기도 하고 그랬다.

올해 안에 그래도 손에 잡히는 먼가 노력의 결과물을 남긴 것 같아 오늘은 쪼끔 뿌듯하다.

당장에 영어선생님이 될 건 아니지만, 평생인정 되니까 뭐 언제 쓸일이 생길지도 모르는 거고 당장에는 초딩이 두 조카 영어 숙제 정도는 봐줄만한 이모가 될수 있지 않을까 싶다.

다음엔 또 뭘 배울지 얼른 찾아봐야 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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