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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9-20_Anna

상견례 하자 마자 바로 결혼준비 돌입.

어디서부터 뭘 준비해야할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상견례에서 나온 얘기를 바탕으로 우선 괜찮은 예식장이 있는지 알아보는 것 부터 해보기로 했다.

괜찮은 식장이 있으면 4월 5월 중에 하고 너무 날짜가 가까워서 식장 잡기가 힘들면 가을예식으로 미루기로ㅡ

'너네는 언제 결혼할꺼야, 얼른 해야지' 하면서 어느새 부턴가 주변 친구들이 알아서 도움(?)을 주곤 했는데 본인들이 결혼 준비하면서 발품 팔았던 여러 웨딩플랜 업체에서 지역별 예식장 전체 가격 견적표도 받아볼 수 있도록 알려주고 결혼식을 전체적으로 도와주셨던 플래너님 연락처도 알려주고 해서 미리 받았던 내용들이 있었다. 

 

여러 지역별 예식장 리스트와 가격표를 오빠와 함께 보면서 어디가 좋아보이네, 생각보다 여기는 비싸네 하면서 미리 대략적인 가격이 어느 정도 하는지 파악을 했었고ㅡ 내 친구 민댕의 결혼을 도와주셨던 플래너님은 민댕 본인 뿐 아니라 다른 친구도 '그분이 참 좋아보이더라' 하면서 같이 추천을 했었기에 '나도 그 분한테 연락을 해봐야지' 하고 미리 찜콩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연락처를 받았어도 결혼에 대해서 하나도 정해진 게 없었기 때문에 플래너님과 나눌 대화 자체가 없어서 연락을 드리는 것 자체가 불가능. 이제는 상견례도 끝나고 어느정도는 결혼 시기며ㅡ 결혼 장소며 대충 정해졌으니 이제는 플래너님께 연락을 드리고 도움을 받아볼 때가 온 것 같아 연락을 드렸다.

'안녕하세요, 누구 소개로 연락 드리게 됐어요~' 라고 통화를 시작하면서 결혼에 대한 전체적인 일정과 식장 위치, 원하는 조건 등을 말씀 드렸는데 4~5월 예식으로 저녁시간을 알아볼 경우라면 1월인 지금은 시간이 조금 빠듯해서 잔여타임으로 식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에 강남 예식장 중에서도 저렴하고 가성비 좋은 조건이 있을 수 있다고 알려주셨고ㅡ 우리가 꼭 서울에서 결혼하기를 원하지 않고 서울 외곽이나 우리 동네 부천 지역도 괜찮게 생각하는 만큼 19일은 부천지역, 20일은 강남지역 몇 곳을 둘러보는게 어떻겠냐고 말씀해 주셨다. 

통화를 마치고 나서 플래너님께 나랑 오빠랑 원하는 예식장의 조건을 카톡으로 한번 더 알려드렸는데, 우리가 원하는 조건은

1. 밥 맛있는 곳 - 기왕이면 종류 많은 뷔페식

2. 주차 편한 곳

3. 홀은 밝은 분위기(채플홀)

4. 원형 테이블이 아닌 곳

이었다. 이중에 4가지 조건이 다 채워지지는 않더라도 1. 2.번은 꼭 지켜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씀드렸고, 솔직히 3. 4.번은 내가 원하는 조건인지라 꼭 안 지켜져도 뭐 괜찮다 싶었다. 사실 어느 결혼식을 가봐도 그냥 밥이랑 가는 길이 복잡했나 안 복잡했나만 기억이 나지 홀이 어땠는지는 정말 특별하게 내 스타일로 예쁘게 생긴 홀이 아니고서야 나중에 생각이 안나기 때문.

전해드린 조건에 맞는 곳들로 일주일 내내 플래너님은 이런 저런 식장 링크를 보내주셨고, 추천을 해주시곤 했다. 그렇게 서로 얘기를 하면서 고르고 골라서 토요일 일요일 각각 3~4군데 정도를 잡아보기로ㅡ 

19일 토요일, 플래너님이 잡아주신 일정대로 부천 지역을 먼저 보게 되는 날. 

오늘 가볼 첫번째 순서는 플래너님의 추천 보다도 내가 원했던 예식장이었다. 친구 동생의 결혼식으로 한번 가본적이 있고 우리 동네에 있는 만큼 엄친딸 들이 결혼을 많이 했던 곳이기도 해서 '엄마 추천'이 있던 곳이었다.

홀도 괜찮았고 밥고 괜찮고 서울이 아닌만큼 주차도 그렇게 까지 힘들것 같지 않았기에ㅡ 웬.만.하.면 난 여기서 결혼 하게 될줄 알았다. 상담을 받기 전까지는 말이다.

결혼하자고 얘기가 나오면서 데이트 중에 한번 예약없이 한 예식장을 방문해 상담을 받아본 적이 있는데 정확한 예식 날짜가 없어도 대략적인 금액대나 프로모션 조건 등을 친절하게 알려주신 곳이 있었어서 오늘 투어도 편하게 가서 예약이 없는 괜찮은 날이 있는지 알아보려던 생각이었다.

예약한 시간에 맞춰 도착한 후 상담실로 안내받아 상담을 진행했는데, 우리 생각보다 되게 인기 많은 예식장인건지.. 상담 하는 내내 받은 인상이 별로 좋지 않았다..a 예식 일정이랑 가격 견적 등을 말해주기 보다는 이 지역에서 밥도 맛있고, 홀도 예쁘고, 주차도 편하다고 굉장히 좋은 예식장이라는 자랑..? 만 한시간 들은 느낌..a 뭐 그도 그럴 수 있다 싶은게 정확한 예식 날짜도 안정해진 상태에는 상담을 해드리기 어렵다는 태도를 보이셨고 우리가 원하는 보증인원 200명은 너무 적다는 말도 하시면서, 사실 4~5월이든 가을 예식이든 이미 다 예약이 차 있다고.. '그래도 어쨌든 오신거니까 대략적인 가격을 알려드릴게요' 하면서 말해주신 금액도 생각보다 너무 비싸서 깜짝 놀랄 정도였다.

그렇게 어정쩡하게 시간 버린 느낌으로 예식장을 나오면서 생각보니 '저희 예식장 방문해 보셨다고 했으니 따로 홀 투어는 안드려도 되죠?' 하면서 안내도 안해주셨다는게 참..a 

매우 찝찝하고 지치는 첫 상담이 끝난 후 오빠랑 나는 급 심각해 진게.. 제대로 된 상담을 받으려면 그래도 원하는 날짜가 있어야 겠다 싶어서 휴대폰 달력을 보면서 둘이 날짜를 정해버렸다. 양쪽 부모님은 전적으로 우리한테 선택을 다 맡긴다고 하셨으니 둘이 정하고 끝. 아무래도 4~5월은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힘들것 같으니 가을 예식으로 알아보는 대신 봄 예식도 혹시 좋은 프로모션이 있는지 조건은 추가로 알아보는 걸로ㅡ

그렇게 다음 식장으로 이동. 이동.

식장 투어가 이렇게 시간이 오래 걸리는지 몰랐는데 보통 한 식장마다 1시간 정도는 얘기를 하는 것 같고 중간에 식장을 옮겨다니다 보니 이동시간도 꽤 걸리곤 했다.

상담에 열정을 다하는 실장님들을 만난 경우에는 1시간 보다 더 시간이 걸렸는데, 전체적으로 예식장의 역사와.. 그 지역에서의 품평.. 소문 등으로 시작해서 홀 마다 특별히 진행 가능한 이벤트 (예를 들어 어느 홀은 신랑 신부가 계단에서 내려온다든지, 축가를 2층 발코니에서 할 수 있다든지 하는..) 설명, 직접 홀을 보면서 신랑 신부 입장 배경음악과 조명 세팅 내용, 뷔페 식단이랑 신부대기실 조명 등등 보여주셨다.

오늘은 3군데의 식장을 둘러봤는데ㅡ 둘러보니 식장마다 각각 장단점이 파악됐다. 먼저 결혼한 친구들은 물론 여러 결혼 관련 정보 내용에서 본 말로는 원하는 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예식장은 정말 정말 찾기 힘드니 어느부분은 조금 포기도 하되, 절대 포기 못하는 절대 조건만 남겨놓은 상태에서 식장을 골라야 한다고 들었다. 그렇게 오늘 둘러본 식장을 다시 생각해 보니

1번 식장은 불친절과 찝찝한 상담.. 생각자체를 안하는 걸로.

2번 식장은 친절한 상담과 저렴한 가격대, 그렇지만 썩 맘에 드는 홀은 아니었고 음식도 차림반 + 뷔페반, 다른 단점은 예식장 건물 주변이 너무 복잡할 것 같은 염려..a

3번 식장은 쇼핑몰 안에 있는 식장이었는데 우리가 입구를 아무래도 잘못 찾은거겠지만 그래도 너무 찾아가는 길이 복잡. 토요일 낮시간에 안그래도 사람많은 쇼핑몰이라 주차도 그렇고 식장까지 올라오는 에스컬레이터, 엘레베이터가 꽉 막히지는 않을지 걱정부터 됐다. 하지만 홀이랑 신부대기실은 너무 예쁘고, 뷔페도 굉장히 넓어서 음식은 괜찮을 것 같다는 기대. 그 때문인지 생각보다 가격이 비싸다고 느껴졌다. 물론 상담 실장님은 그 조건이 굉장히 저렴한 거라고 하셨지만 말이다.

오늘 본 곳 중에는 3번이 가장 괜찮긴 했지만 한가지 너무 걸리는 게ㅡ 원래는 보증인원이 최소 250명 이상인데 우리가 원하는 200명으로 진행 해주시겠다며 지금 당장 계약을 하고 가라고 하셨다. 내일 식장 투어도 있고, 금액대도 조금 더 저렴했으면 싶어서 계약을 지금 하는 건 조금 그렇다고 말씀드렸더니 음.. 표정이 싹 바뀌시는데 살짝 무서움..a

3군데 밖에 안봤는데도 몸도 마음도 왜케 지치는지 식장 고르는 건 물론 중요한 일이지만 그래도 이걸 매주 하지는 못하겠다 싶어 내일은 괜찮은 곳을 고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하게 들었다. 내일 가보는 3군데의 식장중에서도 맘에 드는 곳을 찾지 못하면 실장님이 째끔 무섭긴 하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이 오늘 본 마지막 식장. 쇼핑몰 안에 있는 곳으로 갈 수 밖에 없겠지 싶었다.

 

일요일 아침부터 강남에 나가기. 

첫번째로 상담예약이 잡혀있는 곳은 최근 내 친구 본이가 결혼한 식장의 새로 생긴 다른 프렌차이즈 지점이었는데, 역에 도착해서 출구로 나가자 마자 셔틀버스가 똭! 안내원분들이 친절하게 안내 똭! 가는 길부터 맘에 들었다. 

상담실로 들어가 바로 상담을 시작했는데, 보증인원이 우리와 맞지 않아 이곳에서는 진행할 수 없었고 대신 조금 적은 보증인원으로도 가능한 다른 지점을 안내해주셔서 그곳으로 연이어서 가보게 되었다.

급하게 4~5월 잔여타임으로 들어가게 되면 생각보다 많이 저렴하게 진행을 할 수 있는 프로모션 조건이 있었는데 가을예식으로 진행하게 될 경우에는 가격 차이가 너무 많이 났다. 홀도 예쁘고, 단독홀이라서 다른 하객들이랑 섞일 염려도 없고, 음식은 코스로 나오는데 본이 결혼식에서 먹어봤던 대로 비슷하게 나오는 것 같아서 맛은 내가 보장. 이것저것 다 괜찮은 예식장인데 문제는 비용과 주차장이었다..a 물론 결혼식 중요하긴 한데 딱 하루종일 머물다 나오는 것도 아닌데 예식장에 너무 많은 돈을 쓰고 싶지는 않아서 일단 패스하고 다음 식장으로 이동.

두번째 식장 도착.

역에서 가깝고, 식장 옆에 주차장 건물이 있고, 터미널도 가깝고, 교통은 아주 맘에 드는 곳이었고ㅡ 홀이 세가지 있었는데 우리가 원하는 날짜에는 3가지 홀이 모두 다 가능해서 다 보여주셨다. 그 중에서 한 홀이 내가 원하는 하얀 채플홀 스타일의 디자인이었는데 원탁인게 조금 걸리긴 했지만 그래도 그건 내가 딱 포기하면 문제될 일이 아니었다. 꽤 맘에 드는 곳이었고 어제 부천지역 예식장에 비하면 더 나은 조건이다 싶어서 그 쇼핑몰 안 예식장을 안 선택해도 된다는게 참 기뻤다. 마지막으로 오늘 둘러볼 데가 한 군데 더 남았기 때문에 일단 여기를 찜 해놓고 마지막 식장으로 이동.

우리의 마지막 식장 투어 장소 도착.

그래도 이전에 갔던 맘에 드는 예식장이 하나 있어서 그런지 정말 맘을 비우고 편하게 가봤다. 이곳도 지하철 역에서 나오자 마자 바로 있어서 찾기가 편했고, 옆에 주자창 건물도 있고, 앞 도로도 그렇게 꽉 막혀 보이지는 않아서 일단 교통은 합격.

홀은 2개가 있었는데 층별로 완전 분리가 되어 있는 형태였고 우리 보증인원에 맞는 1층 홀은 입구 부터 화사한 느낌으로 꾸며져 있었다. 홀과 신부대기실 그리고 연회장까지 모두 한 층에 있어서 동선이 참 편해보여서 좋았다. 특히나 신부대기실에서 바로 문을 열어 버진로드를 걸을 수 있다는 게 동선은 정말 최고인 것 같았다.

홀 분위기는 내가 항상 바라던 밝은 톤은 아니었지만 꽃 장식이 화사해서 그런지 전체적으로 조명이 어두운 편임에도 오히려 밝고 화사한 느낌이 들었고, 오빠가 그동안 여러 홀을 보면서 버진로드에 들어서자마자 '예쁘다'라고 말한 곳은 여기가 처음이었다. 

홀이랑 신부대기실 및 다른 공간들은 다 둘러봤으니 금액만 맞으면 괜찮겠다 싶었는데 아까 봤던 2번째 식장 조건보다 더 좋은 금액대로 진행할 수 있었어서 오빠도 나도 바로 마음을 굳혔지만 그 자리에서 바로 계약을 할 순 없고 일단은 상담을 마치고 나와 오빠 생각은 어떤지 다시 얘기해보고 플래너님과도 통화를 해본 뒤 최종 결정을 했다. 그렇게 상담 끝내고 나오자마자 30분 이내로 다시 식장을 찾아가 계약을 하고 당일 계약인 만큼 여러 서비스도 더 받을 수 있게 됐다.

식장 투어를 마치고 계약까지 하고 나니 한 시름 놓은 기분이다. 이게 결혼 준비의 거의 처음 단계이지만..a

정말이지 식장투어가 힘들고 지쳤던 이유는 생각해야할 조건들이 너무 동시다발적으로 많기 때문ㅡ 이게 온전히 내 선택만 중요한 게 아니라 하객 분들이 주말에 귀한 시간 내어 와주시는 거라 대접이 부족하면 안되기 때문에 더 생각할 게 많다는 게 어려웠던 것 같다. 그래서 포기해야 할 부분도 생기게 되는 것 같다. 

내가 원하고 꿈꿨던 하얗고 층고 높은 채플홀은 내가 원하는 보증인원 보다는 최소 50~100명은 더 있어야 하는 큰 예식장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에 당연히 포기해야 할 부분이었고, 모두가 만족할만한 다양한 종류의 뷔페 또한 보증인원이 많은 대형 웨딩홀에서 제공하기에 꼭 뷔페가 아닌 다양한 차림 형태의 예식장도 많다는 걸 알게됐다. 밥만 맛있으면 어쨋든 다 용서될 일. 그래도 결과적으로는 오빠도 나도 너무 맘에 드는 조건의 홀을 찾게 되어서 기쁘다 :) 

암튼 한고비 넘겼고ㅡ 앞으로도 찬찬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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