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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0-21_Anna

이번 주말은 부모님 뵙는 날.

20일 토요일엔 오빠가 우리집에ㅡ 21일 일요일엔 내가 오빠집에 가기로 되어 있었다.

결혼을 하겠다는 얘기가 나오고 나서 정식으로 각자의 부모님께 언제 인사를 시킬지 일정을 잡아 보기로 했는데 우연찮게 하루 차이로 인사를 드리러 가게 되었다.

처음 뵙는 자리인데 집으로 가는 거는 음식을 준비하고, 청소를 신경쓰고 하시는 부모님도 부담스러우실 것 같았다. 서로 집 근처에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 편안하게 인사하는 자리를 갖기로ㅡ

토요일에 먼저 인사를 왔던 오빠는 빈손으로는 올 수 없다며 시장에 들러 튼실튼실한 복숭아를 곱게 포장해 왔고, 그걸 받은 우리 아빠는 '앞으로는 촌스럽게 이런거 사오지말고 편하게 만나자'며 오빠를 흐뭇하게 바라보셨다.

무슨 말을 하실까ㅡ 오빠한테 뭘 물어보실까 싶은 걱정이 살짝살짝 들기도 했지만 딱! 봐도 부모님이 오빠를 엄청 맘에 들어하시는 구나' 하는 눈빛을 알아챌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고 뿌듯한 식사시간이었다.

식사를 마치고 오빠가 집으로 돌아간 뒤, 우리 부모님은 한 동안 오빠 칭찬에 흐뭇한 미소를 지으시고는 내일 오빠 집에 가서 방긋방긋 잘 웃고 어른들이 물어보는 질문에 또박또박 대답도 잘하고 예의바르게 행동하고 오라고 주의를 단단히 주셨다. 으ㅡ 별로 긴장 안했는 줄 알았는데 아빠 엄마 말을 들으니 괜히 떨리는 것 같았다. 그렇게 날이 지나 일요일이 되자, 오늘은 내가 오빠 부모님을 뵈러 가는 날.

예배가 끝나고 나도 오빠와 함께 과일을 준비해갔다. 어제 오늘 과일 무겁게 들고 열심히 팔운동 중인 우리 오빠ㅡ 약속한 시간에 맞춰 집에 도착했는데 부모님과 오빠 동생까지 온 가족이 다 모여 계셨다.

어제 울 오빠가 들었던 말 고대로, 부모님께서는 '뭘 이런걸 사왔니~ 앞으로는 빈손으로 오거라' 하면서 반겨주셨고 자주자주 만나고 식사도 하고 그러면서 더 친해지자고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좋았다.

차를 내어 주셔서 간단히 차를 마시면서 아주 간단한 몇가지의 질문? 아니 이미 오빠한테 나에 대해서 많이 들으셨기 때문에 질문이라기 보다는 확인?을 하셨다. 형제 관계랑 오빠랑 나의 나이 차이 같은 아주 간단한 몇가지들 말이다. 딱 그게 다였다ㅡ 더 곤란하거나 내가 모르겠는 어려운 질문 같은 건 없으셨다 :) 

곧 식사를 하러 식당으로 나갔다. 엄청 많이 긴장하고 밥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너무 드라마를 많이 본건지ㅡ 원래 막상 일이 닥칠때는 긴장을 잘안하는 타입인건지 편안하게 밥도 잘먹고 평소보다 또 잘먹어서 옆에서 오빠가 살짝 놀랄정도였다.

밥을 먹으면서 오빠 한번 부모님 번갈아 한번, 동생 한번ㅡ 오빠는 엄마를 닮았나 아빠를 닮았나 동생이랑은 닮았나 안닮았나 혼자 머릿속으로 잠깐 딴생각을 하기도 했다. 

부모님도 뵈었고, 먼가 우리 둘만의 사이가 아니라 점점 더 사이가 확대 되고 더 확실해 지는 느낌이 드는 것 같다.

암튼 우리 잘 준비 하고 있는 거 맞겠지ㅡ 해보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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