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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8_Anna

대만에서의 둘째날이자 마지막 날.

저녁 비행기 타기까지 반나절의 일정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우선은 체크아웃을 하고 밥먹고 들어와 짐을 갖고 나갈 예정ㅡ

오늘도 어제 만큼이나 날씨가 참 좋다. 단수이까지 갔으면 참 좋았을 맑은 날이지만 우린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시먼 시티 근처에서만 둘러봐야 하는게 조금은 아쉬웠다. 어쩔수 없지이a

길건너 보이는 시먼홍루에는 앞에 사람들이 한 두명씩 팔을 쭉 뻗어 배경이 나오도록 셀카를 찍고 있었는데, 우리도 안낄 수가 없다 :)

하늘이 파란데 그 아래 빨간벽돌건물이 참 돋보이는 풍경이었다. 사진은 후다닥 찍었고ㅡ 우리가 좋아하는 시간 카페 투어코스로 이동하는 길.

어제 까르푸 갈때 지나쳤던 85도씨 소금커피를 마시러 갔다. 밤 늦은 시간이었는데도 케이크 쇼케이스에는 환하게 불이 켜져 있었고 귀여운 케이크를 보며 '엇! 자기야 이것봐 귀엽다' 라고 말하는 오빠에게 '웅~ 우리 내일 아침에 여기 올꺼야, 지금은 패쓰!' 라 했었다.

아직 아침 이른 시간인건지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은 카페. 오빠에게는 어떠한 선택권도 주지 않고 내 맘대로 소금커피 아이쓰 두 잔을 시켰다. 카페 로고가 그려진 평범한 테이크아웃 종이컵에 담겨진 커피. 그렇지만 특별한 점이 하나 숨어있었는데 바로ㅡ 컵 뚜껑에 꽂혀있는 스마일 마개 :) <-딱 요 표정인 듯?!

마개가 귀엽다며 쪼물딱쪼물딱 거리다가 드디어 한 입 마셔본 커피. 시원 짭쪼름 달달한게 맛이 참 있지?! 물 먹는 하마인 오빠에 비해 참 느릿느릿 마시고 먹는 내가 오빠 보다 빨리 벌컥벌컥 하니 오빠는 살짝 놀란 것 같았다ㅡ 헤헷

원래 소금이 단맛을 더 배가 되게 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는데 그래서 인건지 단짠 소금커피는 아주 내 입맛에 딱 맛게 맛나고 시원한 것.

너무 여유있게 카페에서 커피를 다 마실 순 없는게 우린 다음일정이 있기 때문, 급히 커피를 손에 쥐고 일어났다. 

지난번 여행에서 너무너무 맛있게 먹고 뿅갔던 '삼미식당'에 가려는 길이다ㅡ 오늘은 오빠 생일이기도 하고 유명 맛집 식당에서 맛나는 음식을 먹으면 분명 오빠도 좋아할 것 같았다. 삼미식당 연어초밥이랑 조개관자 구이는 내가 먹어본 것들 중 최고로 맛났으니 말이다. 그때 황보랑 먹었을 때도 줄이 너무너무 길어서 한.. 20분? 30분 기다려서 포장을 해다가 식은 음식을 숙소 공용식탁에서 먹었는데도 정말 꿀이었으니 이번에 식당에서 따뜻한 음식을 바로 먹으면 얼마나 맛이날지.

미리 알아본 바로는 식당이 11:20분에 연다고ㅡ 그래서 우리는 대기시간 예상하고 10시 반쯤 가서 줄 서있어야지 하고 카페를 나서야만 했다. 그렇게, 오빠의 구글맵은 오늘도 열일을 했다.

드디어 코너 돌아 도착한 삼미식당. 오픈 전ㅡ 셔터는 내려가 있지만 벌써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 우리도 그 뒤에 줄을 서고 한국어로 적힌 메뉴판을 보며 연어초밥이랑, 조개 관자 구이랑, 닭꼬치랑 엄.. 또 멀 먹을까 하고 기대감에 부풀어 있었다. 그. 런. 데.

한 현지인 아주머니가 지나가면서 머라고 말씀을 하셨는데, 우린 알아들을 수 없었지만ㅡ 갑자기 사람들이 썰물빠지듯 스윽 하고 없어지는게 아마도 오늘은 장사를 안한다는 뜻?! 헐 머지?? 안되는데! 싶어 급히 검색을 해보니 일요일은 안.한.다.고?!!! (구글 뭐야.. 주말 11:20 오픈 이라며.. -ㅁ-)

아놔.. 어쩌지.. 갑자기 막막해졌다. 어디가서 또 맛나는 현지 식당을 찾지 싶지만 우선은 시먼 역 근처로 나가야 식당이 많을 것 같았다. 다시 역 쪽으로 가는길 아까 우리가 앉아있던 85도씨 커피 테이블. 잠깐 다시 앉아 시먼 맛집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딱 끌리는 식당이 없었던게 '삼미식당' 아니면 어제 먹었던 메뉴인 '우육면' 식당 얘기가 많았기 때문. 그러다 스크롤을 밑으로 쭉쭉 내려 우연히 발견한 한 정보. 정갈해 보이는 대만식 백반집 같아 확 끌렸던 곳은 바로 '진천미'

오빠한테 블로그를 보여주니 오빠도 좋다고! 그리고 일요일도 장사를 한다고. 그렇게 오빠의 구글맵은 다시 세팅이 되었고 우린 다시 식당을 찾아 갔다. 음식은 그냥 깔끔한 집밥 느낌이었는데 식당은 꽤나 크고 좋았다. 

원래 본점이 있고 장사가 잘 되어 앞 자리로 분점을 낸 것 같았는데ㅡ 블로그에서 본 것 처럼 가게 앞에서 할아버지 한분이 지팡이로 툭툭 가리키며 안내를 시크하게 해주신다. 우리는 분점으로 안내를 받아 들어갔는데 안에 들어가보니 1층 뿐 아니라 지하에도 넓은 공간이 마련되어 었었다.

자리를 잡고 앉아 메뉴판을 보는 즐거운 시간. 한국말로 적혀 있기는 한데 묘~ 하게 한국어가 아닌 그런 메뉴들이었다. 우리는 블로그에서 봤던 것 처럼 '다진마늘소스다 와 돼지고기' '튀김생두부' 그리고 야채는 안 먹을것 같다고 했지만 내가 극구 먹을꺼다, 어차피 돈은 나에게 있다며 내맘대로 추가해버린 '옹채나물 볶음' 이렇게 세 메뉴와 밥 2개를 시켰다. 메뉴는 다 고르고 주문도 했지만 메뉴판이 넘 매력있어서 보고 또 보고ㅡ 다음에 다시 오게 된다면 먹어보고 싶은 메뉴로 우린 '새콤달콤한 것이다 대구'를 찜해놨다 :)

음식이 나오기 전 한 직원분이 작은 간장종지 같은데에 김치 대신으로 먹을 법한? 야채 반찬을 여러가지 가져오셔서 "반찬? 40원!"이라고 하셨는데 우린 메뉴에 이미 야채도 포함해서 시켰기 때문에 "노오오" 라고 거절했다.

차례대로 음식이 나오기 시작. 하나같이 입맛에 딱 맞았다ㅡ 우릴 여기로 오게 해주시고 메뉴도 똑같이 따라 시켜 먹게 해주신 블로그 작성자 분께 감사가 나오는 순간. 오빠의 생일상으로 손색이 없는 메뉴들~ 오빠가 좋아해서 다.행.이.다. 특히나 튀김생두부는 두부가 안쪽까지 간이 딱 되어 있어서 짭짤하면서 부들부들한게 너무너무 맛나는 것. 돼지고기도 짭짤한 양념에 고수가 더해지니 맛이 되게 이국적인데도 입에 거부감 없이 잘 맛는게 꿀이었다.

그리고 시켜말어 했던 옹채나물, 약간 청경채 볶음 같기도 하고 신선하면서도 짭짤한게 느끼한 맛을 잡아주기 딱 좋은 반찬이었다. 

우린 정말 배불리 먹었는데 실컷 먹고서도 400원 정도의 값을 낸게 어제 갔던 딘타이펑 보다는 정말 훨씬 싼 식당이구나ㅡ 좋아좋아 이런거 아주 좋아. 덕분에 남은돈으로 공항에서 과자 하나를 더 살 수 있었다 ㅎㅎ

가려던 식당을 못가게 되어 급히 찾게 된 식당이지만 너무나 만족할 현지 맛집이었다. 친구들에게 꼭 추천해주고 싶은 그런 곳.

특히 시크한 할아버지는 정말 못.잊.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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