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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29_Anna
밥 먹고 한 시간 정도 산책 시간을 가졌다.
점심 먹기까지 배도 좀 꺼뜨릴 겸 우린 원래 여행 가면 많이 걸어 다니는 게 익숙하니까.
맛집으로 찾아 둔 식당 근처에 레일바이크가 있다고 오빠가 흥미를 보였다.
순천에서 한번 해봤던 것 같은데 결혼 전이니까... 흠. 아주 까마득하게 오래되었군. 전주에서의 레일바이크가 처음엔 그리 흥미롭진 않았다. 나이 탓인지 힘들 것 같기도 하고 별로 안 내켰다는 게 더 맞겠다.
그래도 온 거니까 구경이나 한번 해볼까 얼마일까 하고 들어갔다가 바로 현장 결제했다. 점심시간 무렵은 사람이 가장 덜 붐비는 시간대여서 아주아주 여유롭게 기다리지 않고 바로 탈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단다.
탑승장이 아기자기하고 정감있게 꾸며져서 구석구석 사진 찍기 좋아하는 나에겐 딱이었다.


오빠는 왼쪽, 나는 오른쪽에 앉았는데 앉는 위치에 따라 역할이 다르다.
오빠 자리에는 브레이크가 있다 가고 서고 출발 전 몇 번 연습을 해보고는 오빠가 바로 감각을 익혔다. 내 자리 옆에는 구간 구간마다 손을 뻗어 종을 치게 되어 있었다.

알록달록한 레일 구간을 지나면 양옆에 바람개비가 돌아가고 가끔씩 KTX가 지나가면 같이 달릴 수 있다는 게 이곳 레일바이크만의 특색이었다.
중간중간 깜찍한 문수를 발견하는 재미는 덤이었다.


조금 더 달려 터널로 들어간다.

여유로운 바깥 풍경과는 달리 터널 안은 반짝반짝에 쿵짝쿵짝이다.
오빠는 바깥보다 터널이 더 취향에 맞았나 보다 우리 뒤엔 마침 따라오는 바이크가 없어서 오빠가 얼마나 자유롭게 북흥북흥을 즐겼는지 모른다.


왕복코스로 전환점에 가면 움직이는 발판에 올라 180를 돌린다.
열심히 페달을 밟아 올 때는 잘 몰랐는데 은근한 언덕길이었나 보다ㅡ 전환점에서 맞아주신 직원분이
"그동안 고생 많았습니다. 이제 편한 길로 가세요. 고생 끝, 행복시작입니다~"라고 하시는데 먼가 인생 전체를 응원해 주는 것 같기도 하고 찡한 웃음을 주셔서 좋았다.





출발할 때도 봤었겠지만 마냥 설레는 바람에 제대로 못 봤던 기차역.
아중역? 이름도 주변의 알록달록함도 참 귀엽다.




곳곳에 포토존을 귀엽게 꾸며놓아서 바이크 타고 나와 돌아다니면서 구경하는 재미도 있었다. 여기저기 카메라를 켜는데 아주머니가 오셔서 '둘이 같이 서봐요. 여기에 이렇게 하고 찍으면 이뻐요!'하면서 포즈도 잡아주시고 사진도 많이 찍어주셨다. 친절하고 재밌으셔서 기억에 남는다.


오랜만에 옛날 데이트할 때 기분도 나고 시원한 바람 쐬면서 운동도 하고 예쁜 사진도 많이 찍고 기분 좋은 30분이었다.
자, 이제 운동했으니까 밥먹으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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