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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19_Anna
알로하와이에서 맛난 밥을 먹고 서울로 돌아가기 전 순천에 도착했다.
순천도 되게 좋은 여행지 인데 KTX 타려고 잠깐 들렀다 간다는게 너무 아쉽긴 했다. 아직 기차 시간까지는 조금 여유가 있어서 근처 청춘창고에 가서 구경하고 간단한 저녁식사를 하려다가 온 김에 정갈한 남도 밥상을 한번 먹고 가는게 어떨까 싶어 급히 일정을 변경해 순천 맛집을 찾아봤다.
시간 제약이 있으니까 너무 멀리까지는 못나가고 '순천역 맛집'을 검색하면서 여기저기 사진을 보다가 고른 한 식당이 있었는데 바로 아마씨 아름엄마 씨앗밥상.
가게 이름 부터가 궁금했는데ㅡ 엄마가 직접 농사지은 채소들로 지은 밥상이라고 적힌 설명글에 여기지! 싶어서 찾아오게 됐다. 

순천역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 하고 있어 마침 딱이었던.! 게다가 테이블도 딱 한자리 있어서 먼가 착착착 일정이 들어 맞는 기분이었다.
모녀 두분이서 운영하시는 식당인데 분위기가 참 아늑하고 따뜻했다. 해질녘이라 그런지 해가 또 예쁘게 들어와서 더 좋았던 것 같다.

테이블에 놓인 메뉴판을 읽어보는 재미도 있었다. 오빠랑 나는 아마씨상(연잎밥정식)을 골라봤다. 녹색 봄 메뉴라고 적힌 시금치커리도 참 궁금했던. 그래도 먼가 연잎밥이라고 하니까ㅡ 평소 잘 안먹어 본 메뉴라 궁금해서 선택.

한사람 한사람 나무 트레이에 음식을 준비해 주셨는데 모양새부터 너무 정갈하고 맛있어 보였다.
연잎밥은 내가.. 언제 먹어봤지? 잘 기억도 안난다. 무튼 너무 색다르고 대접받는 것 같고 그런 저녁상.

밥이랑 국이랑 불고기랑 밑반찬이 같이 나오는 정식 한상이었는데 오빠랑 나랑 반찬을 다르게 주셔서 서로 맛 볼 수 있게 해주시고 부족한 반찬은 더 주신다고 하고 사장님이 참 친절하셨다. 먹는 내내도 부족한건 없는지 챙겨주시고ㅡ
반찬 하나하나가 담긴 모습만 봐도 정성스러웠다. 하트모양 계란말이랑 살짝 어긋나게 담겨있는 딸기까지 작고 섬세한 부분까지 신경쓰셨다는 걸 쉽게 알아챌 수 있었다.

연잎을 펼쳤더니 안에 대추랑 여러 견과류랑 폭 담겨 있는게 먹음직스러운 찰밥이 나왔다 뜨끈뜨끈 김도 나고 향도 은은하니 같이 싸먹으라고 챙겨주신 양배추에 고기 한 점, 밥 한 숟갈, 쌈장 한 젓가락을 넣어 먹으니까 너무 맛나는 걸.

고기도 맛있는데 국도 맛있고 반찬 하나하나 김치도 맛있었다. 여행와서 끼니때마다 진짜 너무 잘 먹고 다니는 우리. 점심밥 먹고 디저트까지 배터지게 먹은지 얼마 안된 터라 배가 그렇게까지 고픈게 아닌데도 맛있는 걸 앞에 두고 있다보니 순식간에 빈그릇으로 만들어버리는..!
시간 제약만 없었다면 아마 여기서도 밥 먹고 차 한잔까지 코스로 즐기다 갔을 텐데ㅡ 못내 아쉬워서 알코올이 없는 음료를 하나 주문해 포장해 가기로 했다.
메뉴판 읽을 때 부터 궁금했던 모과 배 에이드.

서울 올라가는 기차에서 시원하게 마시기 좋겠다 싶어 시켰는데 엇! 여기는 테이크아웃 할 때 플라스틱 그릇을 안 쓰신다고 한다. 오홋! 좋은 가게로군!
텀블러에 음료를 받아들고 기분좋게 떠나는 우리. 포장해 온 모과 배 에이드가 참 시원하니 너무 달지 않고 좋아 만족 스러웠던.!

따뜻함. 친절함. 정갈함. 맛있음을 한꺼번에 먹고 이제는 서울로 가련다. 곳곳에 기분 좋고 맛있는 예쁜곳을 많이 알게 되어 기분 좋았던 이번 남해 여행.
다음에는 계절 메뉴를 맛보러 내려와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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