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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2_Anna

연휴의 중간. 기다려온 특별한 데이트를 가는 날.

지난 9월에 내가 팔로를 해 두고 가끔 소식을 접해 보는 @disneykorea 에서 디즈니 인 콘서트 2022 프로그램 정보를 알게 되었다. 평소 디즈니를 참 좋아라 하는 나여서 디즈니 인 콘서트는 언제고 진작 한번 가보고 싶었지만, 오케스트라 연주 콘서트는 또 가본적이 없기도 하고 큰 맘 한번 먹어줘야 하는 데이트 비용에 망설인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정말이지 한번쯤은 가보고 싶어하는 내 마음을 단번에 알아차린 오빠는

"에이 가보자아~ 디즈니 좋잖아. 이럴 때 콘서트도 한번 보고 그런거지, 가자가자!"

라고 말해줬고 그렇게 얼마 남지 않은 좌석을 선택해 겨우 예매에 성공했다.

그러고 보니 연애기간 통 틀어서 콘서트를 보러 가기는 오늘이 처음이다.

설레는 마음에 어제 부터 '뭘 입고 가야하나ㅡ 간 김에 디타워 들러서 유명하다는 맛집도 좀 찾아가보리라' 하면서 유난을 떨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던가 오늘은 비가 추적추적 오는 궂은 날씨였지만 그래도 마음만은 즐거웠다.

저녁 7시 30분 공연. 시작 30분 전까지 도착해 티켓을 받아야 하므로 여유있게 5시까지 도착해 미리 티켓을 받고 근처에서 저녁을 먹은 뒤 홀에 들어갈 생각이었다.

막상 도착해 보니까 연휴여서 그런지 비가 오는 와중에도 광장에서 공연도 하고 볼거리도 마련되어 있었다.

티켓은 공연 시작 2시간 전부터 교환이 가능해 문이 닫혀 있었으므로 우선은 밥부터 먹고 6시 30분쯤 대강당을 다시 찾았다. 조금 여유있게 오길 잘했다 싶었던 게, 티켓 교환 줄도 그렇고 그 옆에 마련된 포토존에는 사진을 찍으려는 많은 사람들이 이미 길게 줄을 서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도 얼른 티켓을 받고 포토존 앞에 줄을 섰다. 사람들이 많으므로 차자작 눈치껏 찍고 빠지고 하느라고 줄이 금방 줄어들긴 하지만 그래도 공연전에 찍고 들어가야 하니까 조급함을 느끼지 않으려면 일찍 와서 여유있게 사진 찍고 들어가는게 역시나 좋겠지. 

전시장 가면 전시관 입구에 작가 소개와 전시 부스별 테마 설명이 적힌 소개서가 놓여 있는데 콘서트는 곡 순서나 노래를 부르는 가수들에 대한 소개를 보려면 프로그램북을 따로 구매해야 하나보다ㅡ 오빠랑 온 첫 콘서트이기도 하고 모처럼 좋은 노래 들으러 왔는데, 누가 어떤 노래를 어느 순서로 부르는지 알고 싶어서 하나 구매 해봤다.

홀에 모여 공연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 우리 처럼 커플로 온 사람들도 많이 보였고, 가족 단위도 많았다. 곳곳에 눈에 띄는 디즈니 프린세스를 적어도 5명은 본듯?! 저 멀리 꼬마 엘사도 한명 있었다.

댕~ 댕~ 하고 종소리가 들리자 우리도 사람들을 따라 공연장에 들어서서 우리 자리를 찾아 앉았다.

무대 위에 세팅 된 오케스트라 자리가 먼가 웅장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더 맘을 설레게 한 건 푸른색의 미키와 함께 적힌 디즈니 인 콘서트 스크린.

공연 시간이 되자 디토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무대에 오르시고, 악장님이 오셔서 튜닝을 끝내자 곧 지휘자님까지 등장.!

여느 디즈니 영화처럼 강물에 비친 디즈니성 위로 별빛이 반짝이며 디즈니 타이틀이 오르면서 공연이 시작됐고, 오케스트라 연주를 직접 들어서 그런지 먼가 더 더 맘이 웅장해지는 기분이었다.

타이틀이 사라지고 곧이어 하늘 위로 힘차게 날아오르는 피터팬. 그리고 백설공주, 앨리스 등 디즈니 단편과 함께 판타지아까지 스크린에 연이어 보여지면서 귀로는 멋진 오케스트라 연주가 더해지니 감동 그 자체인 디즈니 서곡.

오늘 공연에는 디토 오케스트라와 함께 4명의 가수가 무대를 꾸몄는데 애론 필립스가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 뒤, 인어공주 에리얼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토크 없이 노래만 연이어 부르는 공연인 줄 알았는데 중간 중간에 가수들이 다른 가수들을 소개하거나, 영화 스토리 및 곡에 대한 정보에 대해 이야기 해주는 부분이 포함되어 있었다. 모두 영어로 설명하셔서 알아들을 수는 없으나 걱정할 필요는 없는 것이 앞 좌석에 붙어 있는 미니 스크린에 멘트가 다 번역되어 나오기 때문에 노래와 함께 소개 글을 볼 수 있었다.

공연중에는 휴대폰 금지라 인터미션 중 찍어본 앞좌석 스크린. 여기에 자막이 나온다.

애론 필립스의 소개 후 인어공주 파트의 첫곡 Part of your world의 전주가 흐르자 푸른색의 반짝이는 드레스를 입은 리사 리베세이가 무대를 꾸몄다. 진짜 인어공주 에리얼 같은 느낌의 의상과 맑은 목소리가 푹 빠져들게 했다.

4명의 가수 모두 목소리와 매력이 각기 달랐는데 그러면서도 각각 멋진 목소리에 연기력까지 갖춰 진짜 영화의 한 장면을 캡쳐해서 보고 듣는 기분이었다.

유쾌하고 신나는 노래를 부르던 애론 필립스는 노트르담의 곱추 Out there을 부를 때는 너무 애절하면서 웅장하게 갑자기 캐릭터 변신을 해서 놀라게 했고, 인어공주 우르슬라의 노래를 부르며 악녀의 이미지를 소화해 낸 휘트니 클레어 카프먼은 신데렐라의 요정으로 변해 Bibbidi-Bobbidi-Boo를 부를 때는 상냥하고 익살스러운 매력을 뽐내더니 라이온킹 어린 심바의 I just can't wait to be king까지 부르며 연기력을 보여주는 데 놀라웠다. 사실 프로그램북을 받자마자 '이 노래를 누가 부르지? 어린 가수가 특별 출연을 하나?' 하고 생각했었는데 휘트니 클레어 카프먼의 연기력과 목소리 변화는 정말이지 놀라웠다.

앤드류 존슨은 소울풀한 미성이 너무 멋있었고 헤라클레스 솔로곡 뿐 아니라 알라딘의 A whole new world에서는 알라딘 그 자체, 리사 리베세이는 목소리가 어쩜 그렇게 고운지 인어공주와 미녀와 야수 '벨' 에 찰떡.

특히나 나에게 제일 신기하고 감명깊었던 건 미녀와 야수 Belle과 Be our guest 두 곡 이었는데ㅡ 두 곡 모두 벨을 소개하는 마을 사람들과 저주에 걸려 야수의 성에 갇힌 신하들이 다 같이 부르는 곡이라 어린 아이부터 아줌마, 아저씨 등 노래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은데 그 목소리를 모두 다르게 4명의 가수가 다 소화하는게 대단했다.

프로그램 구성은 인어공주, 알라딘, 미녀와 야수, 라이온킹 등 레전드의 OST와 꽤나 최신곡인 픽사의 '코코' 음악도 포함 되어 있었다. 오늘 들은 노래 중에 어느 곡이 제일 좋았는지 고르기가 힘들 정도로 워낙 다 내가 좋아하는 곡들이기도 하고 대형 오케스크라와 함께 하는 4명의 화음이 너무 멋져서 귀 호강이었다.

인터미션을 포함해 파트1 & 2로 이루어진 공연은 2시간 내내 지루할 틈 없이 계속해서 뭉클함을 주었다. 정통 클래식 공연을 다녀 본 적 없는 우리라서 공연 예절을 제대로 모르지만(뭐.. 곡 중간에 박수 치고 그러면 안되는 것도 있고 그렇지 않나..?) 디즈니 인 콘서트에서는 신나면 곡 중간 중간 춤을 추고 따라 불러도 상관 없는 굉장히 캐주얼한 클래식 공연이어서 좋았다.

마지막 곡인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을 들으며 느낀 큰 감동 + 이제 끝이구나 하는 아쉬움. 

디즈니 이렇게 좋아하는 나 같은 애가 이걸 왜 이제서야 보러 왔나 싶은 오늘. 디즈니 인 콘서트는 다음에도 또 열리겠지만 디즈니 노래는 좋은게 워낙 많아 프로그램이 또 조금씩 달라질 테니 다음에도 기꺼이 또 가고싶은 공연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나는 아마 내일까지 비비디 바비디 부를 흥얼거릴 예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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