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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18_Anna

황금 연휴가 시작되는 금요일 저녁.

오늘은 퇴근 전 부터 집에가면 연휴동안 줄곧 봐야지 하면서 생각해 둔 TV시리즈가 있어서 설렜다. 

'곧 넷플릭스에서 기대하는 드라마가 나올건데 나오면 같이 보자'라고 계속 얘기해왔던 오빠.

막상 얘기할 때 제목을 까먹고 말하는 바람에 먼지도 모르고 '응 그래' 하고만 넘어갔었고ㅡ

나는 나 대로 얼마 전 인스타그램에서 여러 연예인들이 기대중이라면서 스토리랑 게시물 올린걸 보고 궁금해 하던 작품이 있는데ㅡ 그렇게 각자 서로 기대를 갖고 기다렸던 작품이 '오징어 게임'이다.

총 9개의 에피소드가 올라와 있어서 연휴동안 금방 보겠네 싶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몰입이 장난 아니어서 '스위트홈'볼 때 처럼 쭉쭉 다음화 다음화를 누르다 보니 시청 끝나버렸다.

2021.01.03 - [하루하루 끄적ㅡ/내돈내산_리뷰☆] - TV_리뷰. 넷플릭스 시리즈 : 스위트홈

티저 영상만 봤을 때도 약간 충격이었는데 에피소드를 다 보고 나니 꽤 무서운 내용이긴 했지만 그래도 먼가 그 안에서 여러 캐릭터를 이해하게 되고 또는 절대 이해 못하면서 여러 잔상이 남는 듯 하다.

자세한 내용은 스포가 될 수 있으니 소개 내용에서만 나온 만큼을 근거로 말한다면 여러 사람들이 456억의 상금을 걸고 어렸을 때 많이 하고 놀던 게임을 목숨걸고 하는 내용이다.

동심이 떠오르는 옛날 게임과 목숨, 잘 안어울리는 두개의 소재를 절묘하게 섞어 놓은게 참 색다른 것 같다.

배우들이 하는 게임 뿐 아니라 곳곳에 등장하는 여러 소품도 어렸을 때 생각이 많이 나게하는 귀여운 느낌의 것들이었다.

드라마를 보는 내내 계속 했던 얘기는 '색을 진짜 잘 썼다, 컬러리스트가 누굴까, 세트가 진짜 장난아니네'라는 말이었다.

포스터에서도 강렬했지만 게임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초록색 운동복에 그들과 대치되는 빨간 옷의 사람들. 핫핑크에 가까운 완전 쨍한 저 색깔이 눈에 확들어왔다.

진짜 촌스러울 수 있는 색조합인데 색을 진짜 기가막히게 써서 오히려 세련된 느낌이 들었다. 그 진한 초록과 빨간색이 어우러지는 세트장은 알록달록한 파스텔톤. 여러 테두리와 포인트는 조금 더 진하게 배치해서 그 거대한 세트장 전체가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게 참 신선하고 예뻤다.

되게 많은 사람들이 출연하는데 이정재 배우를 제외하고는 어디선가 본듯한 배우들, 처음 보는 듯한 배우들이 적절히 캐스팅 된 것 같았다. 얼굴이 드러나지 않게 연기 하는 배우들도 상당했는데 나중에 그 배우들이 유명 배우가 되어 어디선가 인터뷰에 나온다면 '제가 오징어 게임에서 동그라미 가면을 쓰고 있었습니다'라고 말할 것만 같다.

오빠도 나도 어렸을 때 오징어 게임을 해본 적이 없어서 규칙이나 게임에 대해 잘은 모르겠지만,

'오징어 게임은 어린이들의 놀이 중에 가장 잔인하고 폭력적이다'라는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 내가 직접 체험을 안해봐서 저 대사가 얼마나 공감이 되는 말인지는 알 수 없지만 어린시절에 하던 놀이가 또 다르게 생각해 보니 폭력적이기도 하구나 라는 생각이 약간 섬뜩했다. 나도 잘만 저러고 놀았는데 말이다.

이 글을 쓰면서 생각해 보니 오징어 게임에서는 여러 모순적인 장치들이 있었던 것 같다. 순수함 vs 잔인함, 믿음 vs 배신, 평등 vs 계급 같은 요소들이 느껴졌다.

오랜만에 되게 몰입해서 본 드라마. 아직 더 궁금한 뒷 얘기들이 있는데 시즌2도 금방 만날 수 있길 바라본다.

정말이지 예쁘게 잔인한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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