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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7_Anna

오늘은 사진 찍으러 가는 날.

결혼기념일 맞이 매년 가족사진을 찍기로 했는데 손에 잡히는 인화된 사진을 갖고 싶어서 스튜디오를 찾아보던 중 오빠가 '여기어때?'라며 한 인스타계정을 보여주었다. 

흑백사진이 주는 특유의 따뜻한 감성.

요즘 흑백사진을 찍을 수 있는 셀프사진관이 많이 생긴 것 같은데 전문 작가님 앞에서 웃으려면 나름 어색하기도 하고 긴장도 많이 될텐데 셀프로 찍으면 더 편안하고 재미있는 사진을 가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도 나는 개인적으로 길게 늘어선 버튼 선이 조금 거슬린다고 생각했는데 오빠는 그게 '간지'라며 있어보이는 거라고. 말을 듣고 보니 그런 것도 같아 갑자기 확 끌렸다.

웨딩촬영할 때도 오빠 독사진 1장 말고는 흑백사진이 없었네? 1년만에 웨딩사진을 다시 찾아보니 우리가 골랐던 스튜디오는 분위기가 화사해서인지 밝은 배경에 드레스의 풍성함이 잘 보이는 컨셉이 많았던 듯하다. 웨딩사진 셀렉할 때도 느꼈던 건데 우리 둘다 왜이렇게 잘 웃었는지ㅡ 지금 또 봐도 참 들떠 보이는.! 그래서 이번에는 차분해 보이는 흑백사진관을 더 찾게되었는지 모르겠다. 이번에 사진을 찍을 때는 웨딩촬영 때와는 달리 편안한 복장으로 카메라 앞에 나란히 서서 컨셉없이 있는 그대로 우리 모습을 담아내고 싶었다.

첫 타임으로 예약을 하려다가 너무 일찍일까 싶어서 두번째 타임으로 가게됐는데ㅡ 사실 시간 차이는 40분 밖에 안난다.

아침에 미리 10분전 도착 안내문자를 주셔서 11시 30분까지 가기로. 강건너 홍대입구역도 참 오랜만이고 결혼준비 한창 할 때 왔던 연남동이라 오랜만에 나간다니 되게 설레고 좋았다. 

홍대입구역에 내려 오빠손을 잡고 쫄래쫄래 따라가본 스튜디오.

3층에 올라가 문을 열었더니 햇살이 가득 들어와 따뜻한 분위기가 참 기억에 남는다. 우리가 도착 했을 때는 마침 사진을 찍고 계신 다른 팀들이 없어서 슬쩍 스튜디오 전체를 둘러볼 기회가 있었다. A룸, B룸이 커튼으로 가려져 있고 중앙에는 사진을 셀렉하고 편집할 수 있는 작업 공간이 있었다. 전신샷을 찍기에 조금 더 좋다는 B룸을 골라 예약했다.

촬영시간이 되어 B룸에 들어가 알려주신 대로 구도를 잡고 테스트 사진을 찍어봤다. 바닥에 중앙 표시도 되어있고 셔터 누르는 것도 그렇게 어렵지 않아서 잘 할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안내를 해주시고 20분 동안 사진 찍기 시작ㅡ

20분이 너무 짧을거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해보세요. 여기 보고 웃으세요' 하는 작가님이 안계시다 보니 포즈 하나 하고서는 다음에 뭐하지' 하면서 멍도 때리고 생각보다 긴 시간이라고 느껴졌다. 벽에 붙어있는 여러 모델분들 사진을 보면서 이것도 해보자 저것도 해보자 점점 몸이 풀리기 시작하니 10분이 넘어가면서 부터는 시간이 훌쩍.

사진을 찍고 나서 셀렉하는 시간은 15분. 첫 테스트 촬영컷부터 마지막 알람이 울릴 때 까지의 사진을 하나씩 하나씩 살펴보니 방금전 상황인데도 뭐가 그렇게 새롭고 웃긴지ㅡ 우리 둘다 참 편안해 보이고 친해보이고 맘에 드는 사진이 많았다. 최종적으로는 2장을 선택해 말씀 드리면 포토샵으로 수정을 해서 인화까지 해주시는데 그 시간은 1시간 정도 소요. 우리는 그 사이 카페에 가서 주문케이크를 찾아다가 카페놀이를 즐기고 다시 돌아와 사진을 받았다.

모니터로 보던 것 보다 실물 사진으로 보니 더 예쁜 것 같은. 집에 오자마자 벽에 붙여놓고 지나다니면서 지금까지 뿌듯해하는 중이다.

메일로 보내주신 원본 사진도 한동안 계속 열어보면서 얘기 하겠지. 한시간 안되는 시간동안 백장이 넘는 사진을 찍었다니ㅡ 

1년 뒤에도 예쁜 사진 찍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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