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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4_Anna

오늘은 양쪽 어머님들과 한복 보러 가는 날.

지난 5월. 웨딩 촬영때는 친구 성심이의 협찬으로 한복을 무상대여 했기에 촬영전에도 한복집에 들를 필요가 없었다. 원래 우리 결혼식때도 2부용 이브닝드레스를 서비스로 해주신다고 해서 우리가 입을 한복 볼 일은 없겠거니 했는데ㅡ 생략하려던 폐백도 하는 걸로 일정이 변경 된 데다가 어른들도 많이 오시는 자리에 드레스 입고 인사드리러 돌아다니기 보다는 한복을 입는게 조금더 익숙하고 얌전해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한복을 빌려입기로 결정했다. 어차피 양쪽 어머니들 한복도 보러 가야 하니 말이다.

플래너님 말씀으로 한복대여는 보통 결혼식 한 두달 전? 정도에 본다고들 하는데 한달전 기준이라면 우리는 추석 시즌에 딱 걸리기도 하고 한창 신혼집 공사 때문에 정신 없을 시기가 다가올 예정이라서 넉넉하게 일정을 잡아보자 하는 생각으로 8월 중에 가는 걸로 생각 중이었는데 어머님 두분들 스케줄도 고려하다 보니 오늘이 됐다.

플래너님 안내에 따라서 학동에 나가는 길. 우리가 가볼 한복집은 학동역에서 아주 가까운 황희 우리옷이었다.

오빠랑 나는 각자 어머니와 함께 약속 시간인 1시에 맞춰서 매장에서 바로 만나기로 했다. 늦지 않게 지하철을 타고 갔더니 생각보다 너무 일찍 도착한 엄마와 나는 근처 식당에 들러 점심을 해결하고 바로 매장으로 갔다. 도착하니 미리 와 있던 오빠. 어머님과 이제 막 도착했다고ㅡ

잠깐의 대기 후, 바로 상담을 시작했는데ㅡ 우리의 결혼식을 시작으로 매달 친척들 결혼식에 가셔야 하는 어머님은 이번 기회에 좋은 걸로 맞춰서 결혼식 갈 때마다 입으시는게 좋으실 것 같았고, 한복 입을 일이 마땅히 없을 것 같은 우리 엄마는 어머님이 맞추신 한복 디자인이랑 동일하게 저고리 색상만 붉은 계열로 빌려 입으시기로ㅡ 그리고 오빠랑 나도 인사다닐 때 참해 보일만한 스타일로 빌리기로 했다.

책자에 담긴 여러 한복 사진을 보면서 어떤게 좋을까 생각하면서도 담당해주신 부원장님은 딱 얼굴색을 보면서 잘 받을만한 색상의 천을 추천해주셨다. 생각보다 진한 색상이 잘 받으시는 두 엄마들 :)

어머님은 청록색의 저고리에 갈색빛이 살짝 감도는 짙은 회색의 치마를 고르셨고, 우리 엄마는 자주색의 저고리에 어머님의 치마보다는 살짝 밝은 회색의 치마를 고르셨다. 두 분의 저고리 색상이 반대되듯 고름색도 반대로 어머님은 자주색, 엄마는 청록색으로 넣으셨다.

그 다음은 오빠와 내 한복을 골라볼 차례.

새색시니까 붉은색의 치마를 입는 것이 보통이라, 붉은 계열의 치마를 여러가지 가져다 주셨는데ㅡ 너무 튀는 건 피하고 싶어서 가장 처음으로는 옅은 분홍색의 치마를 입어봤다. 그리고 그 위에는 흰색 계열의 색동 저고리, 색동 없이 소매끝에 자수가 들어간 저고리를 여러가지 번갈아서도 입어보고 특별히 가져다 주신 흰색의 꽃자수 배자도 입어봤다.

추천해 주신 부원장님과 어머님 두분 모두 배자도 괜찮다고 하셨는데 그냥 내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먼가.. 약간 중전마마 같은 느낌이라 부담스러워서 그냥 짧은 흰 저고리를 고르게 됐다. 그에 맞춰 치마 색상도 골라야 되는데 너무 위아래로 연한 느낌이라 새색시스러운 산뜻함? 이없달까..? 그래서 조금 색이 진하다 싶어서 피하려고 했던 가장 진한 다홍색의 치마를 갈아입어 봤는데 오히려 흰색 저고리와 너무도 잘 어울리고 입자마자 다들 이거다! 라고 하셔서 딱 결정하게 됐다.

내 한복에 맞춰 오빠의 한복도 비슷한 색상과 느낌으로 골라주신 부원장님. 붉은색, 푸른색, 다 입어봤는데 가장 처음 추천해 주신게 항상 제일 예쁘다고 하시더니ㅡ 내 한복을 고를 때 처럼 오빠도 가장 처음 입어보라고 가져다 주신 붉은색의 저고리가 제일 잘 어울렸다.

둘이 같이 서보니 제법 부부처럼 보이는게 어른들한테 인사드리러 다니는 상상을 해보니 참해보이고 좋을 것 같았다.

촬영 때 빌려입었던 성심이의 한복 사진도 우리 오빠가 참 좋아하는데ㅡ 결혼식때 입을 한복사진도 오빠가 참 좋아할 듯 싶다 :)

오랜만에 한복을 입으니 드레스를 입을 때 만큼 설레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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