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2018.12.15_Anna

오늘은 내친구 본이 결혼식에 가는 날이다.

식장에 가기 전에 오빠 동네를 지나치는 동선이라 오빠를 잠깐 보고 차 한잔 하다가 시간 맞춰 결혼식에 갈 예정.

어디쯤이야 언제쯤 도착할꺼야 서로 톡을 주고 받다가, 마침 어머니도 계시고 괜찮으면 들러서 놀다 가라고 하셨다기에 오랜만에 오빠 집에 방문하게 되었다.

어머니도 정말이지 오랜만에 보셨을 오빠의 예전 앨범을 꺼내 놓고 셋이서 오빠를 찾아가며 웃기도 하고 도란도란 얘기를 나눴다. 오빠는 지금 얼굴과는 살짝 다르게 어릴때는 사진찍는 걸 싫어했는지 찡그리고 있는 사진이 몇개 보이더군?! 어린시절의 오빠는 한번에 못찾기도 했지만 지금보다 조금 더 젊으셨을 때의 어머니는 바로바로 찾을 수 있을 만큼 그대로셨다. 아버지도 :)

사진구경에 시간가는줄 모를뻔 했으나, 너무 오래 있을 수는 없어서 금방 나와 차를 마시러 꼬우! 어디 카페를 가야하나 우리가 좋아하던 저기 골목 그 카페로 가나 생각하다가 몇번 지나치면서 문이 닫혀 있는 것만 봤던 카페이자 이탈리아 음식점을 발견. 오픈 시간인 만큼 오늘은 저기다! 하며 들어간 곳은 Musetti 이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운 시점이라 곳곳에 크리스마스 장식이 따뜻한 느낌을 주는 이곳. 먼가 정통 이탈리아 고급진 커피를 팔 것만 같은 포스가 팍팍 풍기느 곳이었다. 특히나 오늘은 토요일 오전이라 사람들이 많고 붐비는 곳이 아니어서 더 좋았던 것 같다.

들어서자마자 엄청 숙련된 전문가 느낌의 바리스타 분들이 인사를 해주시고, 예쁘게 진열되어 있는 베이커리와 마카롱까지도 엄청 고급스럽고 비싸보였다. 아무래도 곳곳에 보이는 나무 느낌과 흰 대리석 무늬 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카페의 한쪽 벽면에서는 브랜드에 대한 설명 영상이 계속해서 재생되고 있었는데, 외국(물론 이탈리아겠지만 무튼)사람들이 커피 향도 맡고, 라떼 아트도 하고 그러면서 브랜드 로고가 똭! 나오는 것이 말소리나 자막 등은 없지만 오오.. 저런식으로 음 외국에서 온 고급진 건가보구만?! 하는 생각이 드는 그런 영상이었다.

커피 메뉴도 평소에 다른 카페에서 보던 것 과는 달랐는데ㅡ 그런 만큼 과일 음료나 티 종류가 아닌 '꼭! 커피를 주문해야 겠군 그것도 여기에서 처음 보는 이름으로다가!' 라는 생각이 들어서 평소와는 다르게 메뉴판을 자세히 보고 신중하게 주문을 해봤다. 일반 다른 카페에 갔더라면 메뉴 보고 조금은 달달해 보이는 이곳에서만 팔거나 아니면 베스트라고 별 표시가 되어 있는 메뉴만 딱딱딱보고 시켰겠지만 오늘은 장소가 장소인 만큼 그러면 안 될 것만 같았다.

오빠는 아메리카노프레도도피오 나는 에스프레소콘파나를 주문했는데, 난 커피와 별로 친하진 않아서 그런지 에스프레소콘파나가 나오고 나서야 아.. 이거였구나! 싶었다.

아주 작은 에스프레소 위에 하얀 크림이 올라간 메뉴. 물론 씁쓰름한 맛이 내가 평소에 먹는 달다구리 바닐라라떼와는 매우 다른 맛이었지만, 특별히 고른 메뉴인 만큼 만족할만한 맛이었다. 달달하면서도 씁쓸한 것이 특별한 맛 :)

오빠의 아메리카노프레도도피오도 아이스아메리카노 같은 느낌이었으나 오빠가 한입 먹어봐! 하구 줘서 마셔보니 커피를 잘 모르는 나에게도 먼가 평소에 먹던 아메리카노와는 다른 머랄까 좀 신선한 맛?! 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빠와의 티타임은 오늘도 참 만족스러웠다. 지나치기만 했던 곳을 우연치 않게 와보게 되어서 좋았지ㅡ

금방 시간이 다 되어서 결혼식에 가려 일어났고, 오빠는 또 나 없는 동안 혼자만의 시간을 보냈겠지?! 다른 친구들 남자친구도 남편도 다들 안온다기에 먼가 어색할것 같기도 하고a 오빠 모르는 친구도 있고 해서 나혼자 갔다온거였는데... 아휴 나의 생각이 매우 짧았다. 어차피 친구들은 앞으로도 계속 더 자주 볼 사이 이구.. 나 혼자만 가서 맛난 밥 먹고 온게 참 미안시러운.. 앞으로 좋은데 갈 때는 오빠랑 다 같이 가야지. 반성반성.

오빠 데리구 맛난거 좋은거 먹으러 가야지..!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