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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24_Anna

오늘은 용산에 가는 날.

얼마전 오빠가 미리 찾아준 짱구커피를 먹으러 가기로 한 날이다. 

예전부터 SNS에서 스누피 그림이 그려진 예쁜 커피 사진을 보고서는 오빠와 함께 가보고 싶었는데, 대학로에서 가려고 했던 그 카페는 문을 닫은건지 어디로 이사를 간건지 못가고 실패했던 적이 있어서, 나의 섭섭함을 풀어주고자 '특이하고 예쁜 커피를 만들어 주는 어디 다른 좋은 장소가 없나' 하고 찾아보던 오빠가 '짱구 그림'을 음료에 그려준다는 용산의 한 카페를 찾게 된 것이다.

엇! 그렇다면 용산에 간 김에 영화도 보고 오늘은 아이파크몰 안에서 보고, 마시고, 먹고 다 해결하면 되겠군! 하고 영화를 고르는 나ㅡ CGV 앱으로 예매를 하려는데 언제받았는지 생각도 나질 않는 '신비한 동물사전 imax 할인 쿠폰'이 있던 것!? 오메? 이게 언제부터 있던 거지a

그렇게 우리는 데이트 계획을 후다닥 완료하고는 주말을 맞이ㅡ 드디어 토요일이닷 :)

오늘은 아침부터 큰 사고로 뉴스에서 화재 소식을 접하게 되었는데 매우 안타까운 일이지만 나와는 크게 상관이 없는일이라 여겼고, 사람이 다치지 않은게 그나마 천만 다행이구나 하는 생각만으로 넘어간다 싶었다.

오빠를 만나기 위해 내가 지하철에서 내려 개찰구를 빠져나가는 순간. 띠링ㅡ 하고 재난문자를 받았다. 아직도 불을 못 껐나보네, 정말 불이 크게 났긴 났구나.a 하고는 오빠를 보자마자 '오빠 나한테도 재난문자가 왔어, 진짜 큰 일 났나보네..' 하며 데이트를 시작했다.

오빠가 미리 찾아둔 블로그 정보를 따라,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 캐릭터 상품이 쫙 펼쳐져 있는 곳을 지나 드디어 카페를 찾았다. 그 전에 영화보러 올때도 여기 와서 여러 피규어와 인형도 구경하곤 했었는데 이런 곳에 카페가 있을 줄은 생각지 못했다. 더군다나 짱구그림까지 그려주는 특별한 카페가 말이다.

오늘은 짱구를 만나러 온 것인 만큼. 짱구커피 하나 짱구초코 하나, 그리고 흰둥이와 짱구 얼굴 모양의 마카롱도 종류별로 하나씩ㅡ 짱구 쿠키 까지 욕심을 내 볼까 하다가 급 절제하고는 그렇게 4가지를 주문했는데ㅡ

'저.. 오늘 화재가 있어서요.. 현금 결제만 가능한데요..'

어머.. 전혀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우린 평소에 현금을 잘 안가지고 다녀서a 둘이서 있는 현금을 탈탈 털어봐도 3천원 정도가 될까 말까.. 어쩔 수 없이 주문을 취소 하고 여기 어디 근처에 ATM 기기가 있을까 싶어 찾아보기로 했다. 그렇게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 에스컬레이터까지 가는 동안 다른 카페에서도 주문하는 곳 앞에 급하게 '현금결제만 됩니다' 라는 안내 글이 적혀있는게 정말 심각한 일이구나 싶은 순간이었다.

어쨋든 한층을 올라가 ATM 기기에서 현금을 찾는데, 먼가 영화를 보고 나오는 순간까지 혹시나 복구가 안된다면 저녁도 현금으로 사먹어야 할 테니 그것까지 계산해서 넉넉하게 데이트 비용을 찾고는 다시 카페로 돌아가 아까 결제하지 못한 짱구메뉴를 주문했다.

음, 꽤나 힘든 여정이었어ㅡ 그치만 그 약간의 고생?!을 보상해주는 짱 귀여운 짱구메뉴!

오빠가 꼭 해보고 싶었던 것 중에 하나는 짱구가 쭉 내민 입 모양에 딱 맞춰서 빨때를 꽂아주는 것. 나는 그 앞에 카메라를 준비하고는 오빠의 빨때에 초점을 맞춰 동영상을 찍었다 :)

용산 올때마다 CGV 근처에는 카페에 사람들이 가득가득이라 빈 자리 찾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었는데ㅡ 여기는 사람들도 없고 너무 한적하고 조용한게 이렇게 좋은 곳을 왜 이제야 알았나 싶었다. 그래서 이제 용산에서 영화 볼때는 무조건 여기로 오기로 :)

캐릭터 그림이 올라간 특별한 커피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값이 그렇게 비싸지 않아서 더 좋았다. 카페 주위로 자리잡은 짱구 모형들 옆에 서서 사진 찍는 사람들. 아이들만 그런것이 아니라 어른들도 살짝살짝 서서 짱구와 함께 사진을 찍는 모습은 다들 귀여워보였다. 음.. 물론 그 중에 한명은 나였다. ㅎㅎ

먹고 떠들다 보니 곧 영화 시작 시간이네ㅡ 오늘의 커피놀이는 여기까지 :)

오지 않을 이유가 없군. 정말 여긴 딱.이.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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