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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23_Anna
오늘은 용산에 데이트를 나가기로 했다.
'경이롭다' 라고 적힌 한줄 평에 마음이 혹해서 보러가기로 한 영화. 듄. 기왕이면 아이맥스 가서 봐야 그 경이로움을 제대로 느끼겠지 싶어서 미리 표를 예매해 두고 들뜬 마음에 나름 둘이 좀 신경써서 꾸미고 용산에 나가봤다.
결혼 전에는 자주 만나 데이트 하던 장소였는데 결혼 후에는 오히려 훨씬 가까워 졌는데도 생각보다 자주 나오지 못하는 곳이 되었다.
어쨋든 극장에 도착해 직원분께 출입확인을 받으려는 찰나,
일요일 표를 끊어 놓고 오늘 극장에 왔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달았다..! 하아.. 데이트가 너무 신이 난건지 어떻게 실수를 이런걸 할 수가 있지.. 싶으면서 오빠한테 너무너무 미안해 졌는데 오빠는 건수 하나 잡았다고 옆에서 연신 웃고만 있었다..! (1~2년은 우려가며 놀리겠군..) 그리고는 얼른 현장발권으로 바로 입장 가능한 표를 뽑아다가 미리 예매 해둔 내일 표를 취소해 주었다.
급하게 취소를 하신 분이 계셨는지 원래 우리 자리보다 훨씬 더 좋은 자리로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영화를 보고 나와 오랜만에 토끼정에 가서 밥도 먹었다. 토끼정에는 평소에 자주 먹지 못하는 예쁘게 생긴 음료도 팔고 그러는데 오늘은 나온김에 카페도 들러보자면서 음료는 일부러 패스했다.
카페를 가려고 미리 찾아두거나 한 건 아니지만 뭐 이 근처에 찾아보면 예쁘고 조용하고 분위기 있는 곳이 있지 않을까 싶어서 우선 허기진 배를 어느정도 채우고서 '용산 카페'를 검색해 봤다.
'여기 근처에 쏠티카라멜 커피 파는 데가 있네? 여기 사진 봐봐' 라고 오빠가 한 블로그를 보여줬는데ㅡ
사실 밥먹느라 제대로 집중해서 보지는 못했고 그냥 '음 쏠티카라멜이면 뭐 맛있지' 하면서 거기가자 거기거기. 하고 검색도 빨리 끝내버렸다.
오빠는 밥먹으면서도 '여기 정말 괜찮아?' 라면서 다시 글을 읽고 사진도 보고 했는데 원래 되게 유명한 양양의 한 카페가 용산에도 진출했다고 알려줬다. 오호 그냥 설명만 들어도 먼가 분위기 있고 좋을 것 같은 기대감이 생겼다.
아이파크몰을 빠져나와서 전자상가 쪽으로 조금 걸어가니 쉽게 찾을 수 있었던 카페. 오늘은 별로 안춥고 날이 참으로 좋았다.
여러 조명가게들을 구경하면서 골목으로 살짝 꺾었더니 한쪽 벽면에 고래가 그려진 하얀 건물이 있었다. 주변에 여러 조명가게와는 사뭇 안어울리는 저 독특한 분위기의 건물은 여기 왜있지? 했는데 그곳이 카페였다.!

1층은 회색 벽돌로 외관이 꾸며져 있고 중간 중간 검은 깃발이 달려 있는게 먼가 좀 한국 스럽지 않은 외쿡 펍같은 느낌도 들었다. 어쨌든 회색벽돌 외관을 따라 살짝 내려가 보니 SALTY CABIN 이라고 초록색으로 적힌 간판을 지나 입구를 찾을 수 있었다.

들어오는 순간 부터 먼가 뻥 뚤리고 햇살이 가득한게.. 실내인 듯 실외 같은 분위기가 좋았다.
점심시간이 이제 막 지난 시간이라 사람이 꽤나 많을까봐 걱정했는데 공간이 넓어서 그런지 붐비는 느낌 전혀 없이 너무 여유로웠다. 줄맞춰서 진열되어 있는 타르트와 마들렌을 구경하고 배는 많이 불렀지만 그래도 안먹고 가면 후회할까 싶어서 쏠티카라멜마들렌이랑 까눌레를 선택. 음료도 오기로 했을 때 부터 생각해 두었던 쏠티캐빈카라멜라떼를 골랐다. 오늘은 쏠티카라멜로 메뉴 통일.

메뉴 주문을 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이리저리 구경을 시작해봤다. 일단은 넓은 공간감과 햇살이 아주아주 맘에 들었고, 곳곳에 네온사인과 조명이 또 분위기에 한몫하는 듯 했다. 어디에 앉을까 고민을 좀 하다가 한쪽 벽면이 대나무로 장식된 SALTY CABIN 네온사인 앞으로 결정했다. 오늘은 날이 좀 따뜻해서 굳이 햇빛쪽 창가에 앉기 보다 안쪽에 시원하게 앉고 싶었기 때문.

코너 자리에 앉아서 그런지 세로로 쭉 뻗은 카페 공간이 한 눈에 들어왔는데ㅡ 창가 앞에는 통유리에 나무 색 블라인드, 푹신해 보이는 소파 위로 라탄 등이 내려와 있어 아늑 아늑한 분위기가 있었고, 소파자리 뒤로는 밝은 회색벽이 앉는 자리까지 이어져 있어 되게 깔끔한 느낌이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달걀 같기도 하고 조약돌 같기도 한 동그란 모양의 조명이 군데군데 있어서 먼가 또 독특하고 따뜻하고 그랬다.

오빠가 앉은 자리 옆에도 그 동그란 조명이 있었는데 괜히 움직이다가 잘못 닿으면 조명이 되게 뜨거울까 싶어서 걱정했더니 하나도 안뜨겁단다. 손바닥을 댄 그 느낌이 좋다며 자기도 모르게 종종 쓰담쓰담하는 오빠였다.
군데군데 나무테이블과 의자는 따뜻한 느낌이 들면서도 회색의 벽면과 바닥은 또 깔끔하고 아! 내가 우리집에 꼭 설치하고 싶다던 나무무늬의 실링팬도 너무너무 멋들어졌다.
폴딩도어가 활짝 열려있어서 실내인듯 실외인듯, 사람들과의 자리도 널찍널찍하게 떨어져 있어서 뻥 뚤렸지만 오빠랑 나 둘만 있는 것 같기도 한 편안함도 너무 좋았다. 그래. 그냥 다 좋았는가 보다.

카페 들어오는 길에 지나친 네셔널지오그래픽 매장은 카페와 연결된지 모르고 쏠티캐빈 초록간판만 따라와 들어와 봤더니 우리가 들어온 그곳은 그냥 폴딩도어가 열려있는 곳이고 제대로 된 정식 입구는 매장 앞이 맞는 듯 했다. 왜 문으로 똑바로 안들어 오고 창문으로 들어왔을꼬.

앉아서 구경하는 동안 우리처럼 등장하는 손님은 단 1팀도 읎었다..! Anyway.
쏠티캐빈라떼는 혹시나 너무 달달할까 싶어서 살짝 단맛을 줄여달라고 말씀드렸는데 적당히 꼬소하고 적당히 달달하고 거품도 부드러운게 아주 맛이 났고, 오빠의 아메리카노도 고소ㅡ하고 좋았다.

배가 무진장 불러서 막상 시켜놓은 빵은 포장을 해가야 하나 마나 생각했는데 그냥 분위기에 취해가지고 멍하게 앉아있다보니까 또 앞에놓인 예쁜 빵에 포크가 자연스레... 그래. 결국 다 먹었다.

쏠티쏠티 하게 맞춰보자며 고른 쏠티카라멜마들렌은 마들렌 위에 주황빛의 투명한 설탕과자가 올라간 모양이었다. 응답하라1988에서 진주가 오늘도 내일도 하루종일 핥아먹던 그 잉어모양의 설탕과자. 딱 그런 맛과 바삭함이었다. 부들부들한 마들렌 위에 바삭하고 달달한 설탕맛. 배불러서 못먹네 어쩌네 하면서 칼로 몇변 잘랐더니 금방 다 입속에 들어가 버렸다.

겉바속촉의 까눌레도 진짜 오랜만에 카페나와서 먹어봤는데 먼가 모르게 살짝 상큼한(?)맛이 느껴졌다. 이게 겉면에서 나는 맛인지 안에 노랗고 부드러운 부분에서 나는 맛인지는 결국 찾지 못했지만 역시나 겉바속촉으로 함께 먹을때 바삭하고 부드러움 사이로 살짝 상큼한 기분이 드는 듯한 맛있음이었다.

워낙 맘에 드는 공간은 화장실까지 예쁘다 하는 우리 부부. 역시나 여기도 화장실 앞까지 예쁘다 느꼈다. 갖고 싶은 라탄조명에 서핑보드 장식.

양양 앞에 서퍼들이 좋아하는 카페라더니 진짜 조용한 바닷가 앞에 앉아 있는 듯한 편함이었다. 예전 호주자취생일 때 한창 주말마다 버스타고 레드클리프라는 바닷가에 혼자 놀러나가곤 했는데 먼가 그때 생각도 나고ㅡ 조용한 바닷가 앞에 맛있는 피쉬 앤 칩스를 파는 편안한 분위기의 가게같은 그런 분위기.

멍하면서 편안한 시간을 보내고 카페 끝 저ㅡ쪽에 보이는 네셔널지오그래픽 매장으로 구경을 가봤다. 카페와 매장은 전광판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그 앞에는 선인장 장식과 양쪽 공간을 구분해 주는 표지판이 있었고 그냥 그것도 귀여운 느낌이었다.

이제 곧 겨울이라 입구에는 패딩슈즈가 디피되어 있었는데ㅡ 먼가 통통한 것이 귀여운 느낌이라 사진을 한장 찍어보았네.

영화도 보고 밥도 먹고 마무리는 예쁜 곳에서 커피 마시기와 아이쇼핑까지.
오늘의 데이트코스는 굿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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