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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2.04_Anna

즐거운 황금연휴ㅡ 데이트 하는 날.

오늘은 요즘 한창 인기라는 영화 극한직업을 보러 가기로 한 날이다. 볼 영화는 정해졌고 그럼 어디에서 만날까만 생각하면 되었는데 '설 연휴에는 종로에 가야지'하는 생각과 지난번 갔던 피카디리 극장이 그냥 마음에 들었다는 이유로 '종로'를 선택하게 되었다.

영화를 보기 전 익선동에 들러 차를 한잔 마시고 시간에 맞춰 극장에 나가볼 참 :)

지난 추석연휴에 왔던 익선동은 문닫은 가게도 많았고 사람들도 많았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비좁은 골목골목 사람들이 참 많았고ㅡ 문닫은 가게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가끔 문이 열러 있는 가게 앞에는 쭉 길게 줄서 있는 사람들이 가득이었다.

우리는 둘다 별로 사람 많은 곳도 안좋아하고 머니머니해도 카페는 조금 아늑하고 조용한 멋이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바람에 사람들을 피해 조금은 골목으로 들어가면서 우리한테 딱! 일만한 카페를 찾으며 돌아다녔다.

그러다 우연히 발견한 익선사보 입간판. 골목으로 들어오라는 표시를 따라 가보니 골목 끝 한켠에 작은 카페가 자리하고 있었다.

아담한 카페인 만큼 한켠 창가 자리. 그리고 그 앞에 한 두 테이블 정도가 다인 공간이었는데ㅡ 우리가 갔을 때는 마침 테이블이 비어있고 창가자리에만 한 커플이 자리하고 계셨다.

공간이 협소한 만큼 짐은 페브릭바스켓에 넣어 한켠에 둘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소품 하나하나도 특별하지 않은 듯 하면서도 특별하게 느껴졌다. 

우리는 자리를 잡고 앉아 평소에 자주 마시는 아메리카노와 바닐라라떼를 주문했다.

음료도 음료이지만 같이 나온 컴 받침이 소박한 듯 하면서도 예뻐보였는지 오빠는 커피를 마시는 동안 가끔씩 꼼지락 거리며 컵받침을 만져보곤 했다.

익선동 자체가 한옥 골목인 만큼 익선사보 카페 안에도 한옥의 미를 느낄 수 있는 인테리어 였는데, 천장에 달린 전구와 조명들과 연분홍색 페인트는 이제 막 새단장을 한 최신 카페 느낌을 주지만 천장과 벽에 그대로 드러나 있는 나무기둥과 서까래는 한옥의 옛 느낌을 고스란히 전해주었다. 이 두가지 요소가 적절하게 섞여 있어 빈티지 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이 참 매력적인 곳이었다.

한 커플이 앉아 계셨던 창가 자리는 유리 밖으로 대나무와 다른 가게가 보이는 구조였는데 오늘 이 맑은 날씨에도 뷰가 참 예뻤지만 비가 부슬부슬 오는 날이면 맞은편 처마 밑에서 떨어지는 물방울과 비에 흔들리는 대나무 잎이 정말 예뻐보일 것 같다는 상상이 되었다. 그리고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면서 음악을 듣다 보면 밖에 나가기 싫을 만큼 빠져드는 공간이 될 것만 같았다.

이곳은 특이하게도 창 밖으로 보이는 다른 가게(아마도 라멘?가게 였던 것 같다)의 손님들과 화장실을 쉐어하는 구조였는데, 가끔씩 저 쪽 가게에서 사람들이 한 명 두 명 왔다 갔다 하시면서 카페 안을 쓱ㅡ 둘러보고 가셨다. 굉장히 신기한 구조ㅡ 이것도 매.력.적.

밖은 춥고 원래 이불밖은 위험한 법이지만 익선동 유명 카페를 찾아가지 않은 우리의 선택은 너무 탁월 했던 것 같다. 사람 많고 시끌복작한 공간 보다는 조용하게 잔잔하게 음악 들으면서 커피를 천천히 마셔도 되는 공간. 익선사보가 우리한테는 너무 딱이었다.

아늑하고 조용한 공간 나가기는 싫었지만ㅡ 영화 시간 다 됐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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