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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9_Anna

며칠 안남은 2018년. 2018년의 마지막 주말.

오늘의 데이트는 평소와는 조금 다르게 약간은 특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작년 이맘 때처럼 옛 생각이 나게 하는 추억의 데이트를 즐겨볼까 싶었다. 오빠도 그랬는지 며칠전부터 종로얘기를 하길래 오늘 한번 나가보게 되었다.

그렇게 특별하다고 할 만한 데이트 코스는 사실 아니다. 카페에 갈꺼고 영화를 보고 저녁을 먹는 늘상 똑같은 우리의 주말 같지만 그래도 1년만에 다시 찾는 장소인 만큼 그 곳에 간다는 것 자체 만으로도 설레는 기분ㅡ

주말엔 늦잠 잘 시간이 필요하니까 어느정도 집에서 뒹굴뒹굴 할 시간을 서로에게 준 뒤 종로3가에서 만나기로. 종로 쪽에서 영화를 본 적이 없어서 영화 보려면 동대문이나 명동까지 나가야 하나 싶었는데 알아보니 피카디리 극장이 있었다. 그리고 그 근처에 익선동도 있고 조금 더 걸으면 인사동도 있고 데이트 할 코스가 딱인 곳이었다. 하지만 오늘은 매우, 몹시도 추운 그런 날이었다. 그래서 익선동 카페는 둘다 생각하지 않고, 최대한 역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영화관에서 많이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커피를 마시며 카페놀이를 하다가 시간 맞춰 영화관에 가야겠다 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찾게 된 카페가 'THE CURVED COFFEE'였다.

이 곳은 얼마전 SNS에서 보게된 앙버터 사진에 끌려서 오빠에게 가자고 한 곳인데, 생긴지 얼마 안 된 카페인 것 같았다.

종로 3가역 출구를 나가 얼마 걷지 않아도 바로 찾을 수 있었는데 오늘같이 추운 날 가기 딱인 역에서 가까운 곳이라 더 좋았다. 익선동 카페는 언제고 다시 와서 가볼 수 있으니까 따뜻한 날 데이트를 위해서 조금은 아껴두었달까?!

들어서자마자 하얗고 밝은 인테리어와 함께 입구부터 맞아주는 알록달록 마카롱과 앙버터가 눈에 들어왔다. 주문하는 공간과 커피를 내리는 공간을 지나 조금만 복도를 지나치면 사람들이 앉아있는 테이블이 있었는데, 주말 낮 시간이라서 그런지 1층 큰 테이블 석은 꽉 차 있었고 외국인들이 앉아 티타임을 가지고 있었다.

주문 부터 하고 자리를 찾는 것이 좋지만 혹여 윗층에도 자리가 없을까 걱정된 마음에 위층을 둘러보고 자리를 맡아놓고 내려와서 주문을 해도 되는지 여쭤봤더니, 올라갔다 와서 주문을 하라고 친절하게 응대해주셨다.

사람들을 지나쳐 계단을 타고 올라가 보니 일렬로 잘 정리된 테이블 사이사이에 사람들이 앉아 브런치 메뉴도 먹고 커피도 마시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중 한 테이블에 자리를 맡을 수 있었다. 윗층에는 조금 여유가 있어 자리를 맡을 수 있다는 데에 다행이다 싶은 마음이 들었다.

가방만 떡하니 놓고 1층에 둘이 같이 내려가기는 조금 조심할 필요가 있겠다 싶어서 오빠와 함께 내 가방을 내려놓고는 혼자 내려와 내 맘대로 주문을 해버렸는데, 오빠는 늘 그렇든 아메리카노 한잔. 나는 메뉴를 보고 나름 신중을 기해 고른 커브드 라떼. 그리고 여기 오면 누구나 꼭 먹는 것 같은 시그니처 앙버터와 마카롱 2개를 골라봤다.

커피와 함께 먹을 마카롱은 직원분의 추천을 받아 골랐는데, 가장 많이 나가는 마카롱이 뭔지 여쭤봤다가 이것저것 말씀해 주셨는데 그 중 가장 귀에 쏙 들어온 단어 2가지, 발로나초코와 피스타치오 였다.

그렇게 메뉴를 주문하고 2층으로 올라가 오빠와 함께 음료를 기다리는 시간은 우리의 셀카타임이 되었다. 이곳은 참 밝고 깨끗한 인테리어에 사진찍을 맛이 나는 곳이었다. 1층과 연결된 한 쪽 벽 앞 천장에는 모빌이 달려 있었는데, 모빌을 어릴 때 보고 큰 뒤로는 잘 기억도 안날 만큼 너무 생소하면서도 되게 반가운 마음이었다. 아마 초등학교 미술시간에 직접 만들어 본 것 다음으로는 모빌을 볼 일 자체가 없었던 것 같다. 모빌들이 알록달록 한게 그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뒷 배경이 아주 예쁜 그런 자리였다. 특히나 우리가 앉은 2층 중앙 테이블 자리는 등 뒤로 열기구 모양의 제일 큰 모빌이 딱 걸리는 위치라서 셀카 명당이었다.

사진을 찍다보니 금방 나온 우리 음료. 하얀 대리석 무늬 테이블 위, 그리고 그 위에 나무 트레이와 음료가 너무 예뻐 보였다. 우리 뿐 아니라 옆 테이블 사람들 모두 음료와 메뉴가 나오면 테이블을 향해 카메라를 대고 셔터를 누르기에 바빠보였다.

커브드 라떼에 스페셜 표기가 되어 있길래 맛이 궁금했는데,

'커브드 라떼 많이 달아요?'

'아니요 그렇게 많이 달지는 않은데 그래도 조금 달아요'

라고 하셔서 나 혼자 추측해본 바로는 '시럽이 아예 안들어 가는 플랫화이트보다는 조금 달고 바닐라라떼보다는 덜 단 맛이 아닐까' 였는데 역시 내 예상이 딱이었다. 커브드라떼는 플랫화이트처럼 꼬순 맛인데 약간 달달한. 그렇다고 바닐라라떼처럼 달다구리 한 맛은 아닌 꼬숩 약간 단. 그런 맛이었다.

그리고 먹기 아깝게 귀엽게 생긴 앙버터. 사진으로만 많이 보다가 실물은 처음 보는데 생각했던 것 보다 겉에 과자가 바삭한게 처음 식감에는 살짝 의외였다. 먹어보니 차갑지 않은 붕어싸만코맛이랄까? 오빠 한입 나 한입 처음엔 귀엽다고 깨물어 먹기 조금 망설이다가 어느새 다 먹어 버렸다.

익선동 카페들은 너무 많이 인기 있는 곳도 많고 자리 찾는게 어려울 만큼 밖에서 기다려야 하는 곳도 참 많은데 이곳은 들어오자마자 그래도 기다리지 않고 테이블을 잡을 수 있었다는게 너무 감사한 곳이었다. 생긴지 얼마 안되어서 그럴 수도 있는데 앞으로도 이 곳을 다시 찾았을 때 오늘 같은 느낌이 또 들었으면 좋겠다 싶을 만큼 다시 찾고 싶은 곳이었다. 밝고 깨끗하고 너무 복잡하지 않은 딱 좋은 곳ㅡ

오늘도 우리가 좋아하는 카페가 하나 더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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