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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1.08_Anna

이번 주 내내 집에 있으려 했는데 급 데이트다.

얼마 전 직장에서의 점심식사 시간.

"이번 주말은 남자친구 땜에 슬램덩크를 보러갈 거예요"라고 하던 동료분의 계획이 나에게도 적용되었다.

넷플릭스에 있는 내용과 만화책과는 확연히 다른 완전 새로운 슬램덩크라며 꼭! 극장에 가서 봐줘야 하는 것이 먼가 예의(?) 인것 처럼 말하는 오빠의 반짝이는 눈빛이 정말 대단했다. 

오빠의 이 열정적인 설득 멘트는 내 동료분이 들었던 워딩. 딱 그대로여서 속으로 얼마나 웃겼던지ㅡ 가끔 소식 전해 듣는 친한 형아는 평일에 반차 내고 보러 갈 정도였다고 하면서 이야기를 늘어 놓기에 결국은 예매 완료.

오랜만에 달달한 팝콘 냄새 맡으면서 극장 가니까 기분 좋네ㅡ

80년대생 소년, 소녀들이 가득한 자리일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어린 친구들도 많이 보여서 의외였다?!

어린이들이 슬램덩크를 아나? 싶었다만 워낙 유명한 작품이니 뭐.

나는 사실 만화책을 보고 자라지는 않고 주제곡이 귀에 꽂히는 TV 시리즈만 봐서 극장판이 왜그렇게 특별하다는 걸까 큰 기대감을 갖지 않았다. 

하지만 타이틀이 오르고 영화가 시작되자 왜 특별하다고 하는지 조금은 알것 같았다.

"만화책이 살아 움직인대!"라는 오빠의 말이 무슨 뜻인지 공감이 됐기 때문ㅡ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3D 애니메이션의 그림체와는 확실히 달랐다.

연필 자국 보일 것 같은 스케치들이 살아 움직이듯이 표현됐고 중간 중간 극적인 장면을 위해 클로즈업과 슬로우, 뮤트가 적절하게 들어가 있어서 나도 모르게 움찔 & 긴장 하면서 영화에 집중할 수 있었다.

오랜만에 잊고 있던 고등학교 농구부 오빠들을 보니 반갑더군. 그들은 여전히 북산고 농구부였지만 나는 그 사이에 학교 다 졸업한 아줌마가 됐네ㅡ

빨간머리 강백호도, 앞머리 찰랑거리는 서태웅도, 곱슬머리 송태섭도, 여전히 잘생긴 정대만에 고릴라 주장 채치수도 옛날에 멋있던 그 모습 그대로라 좋았다.

오랜만에 추억여행에 오빠랑 같이 공감하니 더 좋았던 시간.

이런 거 보면 우리 같은 또래라 참 좋은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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