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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31_Anna

오늘은 퇴근할 때 부터 배가 몹시 고팠다.

여느 때 처럼 퇴근길에 오빠에게 전화를 걸어 뭘 먹을꼬ㅡ 집에 뭐가 있는 고ㅡ 하면서 생각을 해봤는데 딱히 뭐 먹을 것도 없고 이것저것 하자니 귀찮기도 한 날이었다.

그렇게 정한 메뉴는 소스만 부어먹는 파스타.

집에 도착하니 오빠는 면을 삶을 물을 끓이고 소스와 그릇까지 준비해 두었다.

간편하고 익숙한 저녁식사 뒤, 후식은 조금 낯설고 괜히 특별하고 싶었을까. 파스타를 먹으면서도 줄곧 '지난 번에 사다 놓은 아이스크림을 먹어야지'라고 생각하던 나.

다 먹고 접시를 내 놓자 마자 냉동실에서 아이스크림 두개를 꺼내다가 오빠에게 하나 쥐어주고는 나도 포장을 뜯어봤다.

편의점에서 처음 봤을 때 부터 기대했던 곰표 아이스크림.

그냥 단순하게 우유맛, 바닐라맛 일것 같은데 '밀눈'이라 적혀 있으니 괜히 궁금했다.

건강하곰~ 달달하곰~ 대단한 인기였던 곰표맥주에 이어 이것저것 다른 제품까지 왜 갑자기 '곰표'가 이렇게 인기인지 모르겠으나 익숙한데 낯설고 괜히 귀여운 모습에 끌려 일단 보면 자꾸 사먹어 보게 되는 것 같다.

밀눈이 멀까 했는데, 적혀 있기로는 밀의 맛있는 영양만 모아놓은 골드푸드란다. 그럼 이게 대체 무슨맛일까.

포장을 뜯어보면 그렇게 특별한 느낌은 없었다.

그냥 바닐라맛 콘 아이스크림같이 생겼고, 위에 초콜릿이 뿌려진 모양. 하지만 자세히 보니 아이스크림 사이사이에 노란 과자 부스러기 같은(?)느낌의 먼가가 박혀있었다. 이게 밀눈인가 보다. 윗 부분에도 먼가 노란 가루들이 뿌려져 있고ㅡ 일단 기대감 갖고 한 입 물었다.

부.드.럽.다.

맛 보다도 질감이 더 확 와닿았는데ㅡ 월드콘이나 부라보콘 같은 느낌과는 달랐다.

내가 사진찍는답시고 이래저래 시간을 좀 끌어서 아이스크림이 그 사이에 꽤나 녹아 이런가보다 했는데, 그게 아니라 원래 부드러운 듯. 오빠도 한 입 먹자마자 부드럽다고 얘기했으니 말이다.

음.. 생각해보니까 모양은 콘 아이스크림인데 빵빠레나 더블비안코의 소프트아이스크림 질감이 떠올랐다. 와앙! 하고 깨물어도 이 자국이 안남을 것 같은 부드러움이었다.

부드럽네! 라는 생각이 들자마자 뒤이어 맛이 느껴졌는데ㅡ 약간 고소한 맛이 나면서 곡물향이 살짝 났다.

그렇다고 머 토피넛라떼나 미숫가루 처럼 되게 꼬숩고 텁텁하거나 하는 맛은 아니었다.

곰표 맥주, 팝콘 그리고 아이스크림까지 먹어보고 든 내 개인적 생각은 '곰표' 패키지 제품은 '슴슴'한 맛이 컨셉인가 싶다. 먼가 자극적이지 않고 부들부들 하고 편하게 먹을 수 있는 느낌적인 느낌이랄까? 순둥순둥한 그런 맛.

재미삼아 귀엽길래 먹어본 아이스크림인데 꽤나 괜찮은 것. 이제 가끔 편의점에서 눈에 띄면 한 번씩 두 번씩 사 먹어 보게 될 것 같다. 

아이스크림 덕에 괜히 특별해진 듯한 오늘의 저녁식사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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