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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9_Anna

칼퇴와 동시에 들여다 본 핸드폰. 역시나 오빠에게 톡이 와있다.

여느 날처럼 얼른 와라, 저녁 뭐 해 먹을까 같은 사소한 멘트가 있겠거니 하고 카톡을 열었는데ㅡ 자기야 이것봐랑?~' 하면서 보내 놓은 사진.

그렇게 찾아 헤매고 결국 실패했던 곰표맥주를 사다놨다는 남편. 그것도 4개씩이나..! 퇴근길 들른 집 앞 CU에 마침 들어왔다며 보자마자 사가지고 왔단다. 

곰표맥주가 나왔다는 건 신문기사로 봐서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사기가 힘들 줄은 몰라서 '보이면 한번 먹어보지 뭐'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지난번 [나혼자산다] 에서 배우 서지혜님이 이 맥주 사려고 돌아다니는 장면을 보니까 괜히 '한번 꼭 먹어보고 싶다' '저게 저렇게 인기인가' 싶어서 궁금증이 더 커졌고 급기야 지난번에는 온 동네 편의점을 뒤지고 다니며 밤산책을 신나게 할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맛 볼건데 하나만 사오지 그랬어?'

'자기야, 하나 사면 3500원인데 4개 사면 만원이야' 그.렇.다. 이렇게 또 과소비 각인가요..! 사려고 보면 또 안팔테니 두고두고 먹어보자.

내일 재미나게 불금을 보낼 준비물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차피 한 캔만 나눠 마실건데 오빠는 오늘 내일 뭐가 다르냐며 하나 뜯어보자고 했다. 그건 그래.

뭘 안주로 해서 먹어야 하나 생각하다가 마땅히 먹을 만한게 없는 듯 해서 오빠를 집에 두고 혼자 편의점을 다시 나가봤다. 나가면서 든 생각은 지난번에 맥주 사러 다닐 때 봤던 곰표팝콘과 곰표나쵸를 세트로 맞춰볼까'였다.

편의점에 도착해 오빠랑 통화하며 아바타 모드로 오빠에 지시에 따른 나. 못보던 과자와 세일하는 상품들이 많아서 눈 돌아갈 뻔 했으나 오빠가 목소리로나마 나를 자제시켜줘서 팝콘&나쵸, 그리고 진짜 진짜 첨 봐서 너무 궁금한 크런키X꼬깔콘을 사가지고 돌아왔다.

쭉 늘어놓으니 탁자가 곰표로 꽉찼다.

사진만 얼릉 찍고 3캔은 도로 냉장고 직행ㅡ 궁금한 마음을 다 잡고 맥주를 따봤다. 기분좋게 달달한 과일향이 올라오는..! 오호라 향은 일단 합격이오. 컵에 맥주를 따라보니 유난히 맑은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다.

맥주 거품 가라앉고 나니 목넘김이 진짜 부드럽다. 컵에 따라 먹어서 더 그랬을지 모르나 마시기 전 코에 닿는 향이 참 달달했다. 쎄게 알코올 향이 나거나 맛이 씁쓰름하지 않고 먹는 내내 순한. 홀짝 홀짝 한캔씩 먹기에 나쁘지 좋은 것 같은 맥주였다. 한번쯤 먹어볼 만 햇!

같이 먹으려고 산 팝콘과 나쵸. 곰표맥주 만큼 특별함을 기대했지만 진짜 플레인한 팝콘&나쵸이다. 엇! 다시 생각해보니 이것 또한 맛이 순하다. 팝콘이 막 너무 짜거나 나쵸에 양념이나 소금간이 너무 강해서 혀가 아린 맛이 전.혀.없.다. 손으로 계속 잡고 있어도 손에 기름기가 많이 묻어나지 않을 만큼 둘 다 담백했다. 아무래도 맥주에서 과일향이 나고 달달한 맛이 감돌기 때문에 순하고 담백한 과자 두개가 안주로 딱 맞지 않았나 싶다.

곰표맥주 사겠다고 CU를 몇군데를 돌았는지ㅡ 그래 한 번쯤 먹어볼 만 한 것 인정. 그리고 사려고 돌아다닌는 것도 재밌었고 말이지.

오늘도 평범한 듯 재미난 듯 곰곰곰인 하루.

잠깐! 끝인줄 알았즤?

보너스 맛 리뷰 '크런키 X 꼬깔콘' 이 남아있다.

못 보던 여러 신상 과자들 사이에서 유독 눈에 띈 초콜릿. 오빠한테 꼬깔콘맛 쪼꼬렛이 있어' 라고 하니 먹어보고 싶다며 데려오라고 했다.

그렇게 맥주 한 캔을 호로록 하고 맛보게 된 크런키X꼬깔콘.

포장을 뜯어보니 앞면은 익숙한 크런키 쿠키앤크림 맛이랑 비슷한 색깔. 대신 뒷면이 거뭇거뭇한 쿠키 대신 노란 꼬깔콘 과자가루가 박힌 것 처럼 보였다.

킁킁거리며 향을 맡아봐도 그냥 달달한 초콜릿 향만 났다. 아직까지는 특별함을 느끼지 못한 채 한입 깨물었다. 그.런.데.

씹으면서 스물스물 꼬깔콘 향이 올라온다. 오호라ㅡ 이거이거 굉장히 절묘하게 크런키와 꼬깔콘을 둘다 살렸네?! 크런키 특유의 바삭한 식감에 과자에서 느껴지는 꼬깔콘의 옥수수 향기.

오빠도 나도 참 맘에 들어한 초콜릿. 쪼꼬렛도 좋아하고 꼬깔콘도 좋아하는 우리에겐 양쪽의 만족을 동시에 안겨주는 특별함이었다.

담백하게 시작해서 달달하게 끝낸 오늘의 홈술 끝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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