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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2_Anna

지난 달 28일. 처음으로 집앞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왔다.

왜 나는 연말만 되면 1년간의 게으름을 반성하고 뒤늦게 독서에 뛰어드는지 모르겠지만 어김없이 올해도 그랬다. 요즘 한창 관심이 가는 분야는 재테크 관련 책이다. 다른 장르의 글도 물론 좋아하지만 나 스스로가 돈 관련 공부가 참 부족하다고 느끼다 보니 이런 종류의 책들을 유독 찾게 되는 것 같다.

이제 막 재테크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경제 뉴스, 경제 관련 유튜브 등을 찾아보는 아주 새내기인 나. 그래서 이것저것 분야를 가리지 않고 다방면으로 눈길을 주고 있는데, 요새 자주 내 눈에 들어오는 단어 중 하나는 비트코인이다.

"비트코인이 최고가를 경신했다.. "

"요즘은 과거 몇년전 너도나도 달려들던 그때의 시장상황과는 다르다.. "

"비트코인의 블록체인 기술은 다가올 4차산업기술의 꽃이며 앞으로도 더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디지털 화폐라고들 한다.. "

"비트코인이야 말로 디지털시대의 금이다.. "

"최근 외국계 투자기관들은 비트코인을 포트폴리오에 담기 시작했다.."

내가 본 최근 몇몇 기사들과 경제 전문가들의 의견은 대충 이랬다. 그래서 궁금해졌다. 그래서 빌려온 책은 사이페딘 아모스의 '달러는 왜 비트코인을 싫어하는가' 이다.

비트코인 관련 책들 사이에서 유독 제목이 눈에 들어와서 고르게 된 책. 

목차를 보면 화폐가 무엇인가 부터 시작해서 그 화폐가 어떻게 변해왔는지에 대한 역사, 그리고 각국의 화폐는 정부에서 어떻게 발행하며 어떠한 정책을 위해 쓰이고 있는지 사람들은 어떤 화폐를 원하는지에 대해 먼저 알려준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그렇게 갑작스레 출현한 비트코인은 미래를 이끌어갈 디지털 화폐로서 어떤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 또, 여러 사람들이 궁금해 하는 비트코인의 핵심기술이나, 비트코인의 문제점에 대해서 알려준다.

사실 비트코인에 대한 내 생각은 굉장히 부정적이었는데ㅡ 몇년전 비트코인 열풍이 불던 시기에 봤던 '그것이 알고싶다' 때문에 더 했는지도 모르겠다. 비트코인으로 일명 대박을 쳤다는 한 투자자를 만나 인터뷰 하는 장면, 인터뷰를 진행하는 불과 몇분 사이에 투자자는 몇 억(몇 십억이었나..)을 또 벌었던 바로 그 장면. 저게 내 돈이었다면 참으로 좋은 상황이네'하고 넘어갔겠지만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나는 꽤나 불안하고 무서운 기분이 들었다. 몇분 사이에 자산이 저렇게 불어나는 투자라면 그 만큼 위험하겠다' 싶은 생각이 확 들었던 것. 그런데 정말 얼마 안가서 비트코인 인기는 시들시들해졌고 그렇게 내 머릿속 여러 투자처들 중에 비트코인은 없었다.

이 책은 당장에 비트코인에 투자를 해라. 비트코인으로 돈을 벌려면 이렇게 해라. 등의 조언서가 아니다.

비트코인을 빗대어 화폐가 무엇인지에 대해 알려주는 약간.. 논문? 스러운 글이었다. 사실 내가 읽고 이해하기엔 너무 어려운 책이었다. 중간 중간 모르겠는 경제 용어도 나오고, 공급과 수요에 의해서 결정되는 아주 기본적인 경제 틀에 대해서도 여러 그래프와 과거 추이가 나열되어 있다보니 뉴스보다도 어렵고 재미없는 부분이 상당했다. 중간중간 사전 찾을 뻔..

하지만 분명 한번쯤 읽어보면 도움이 되는 책이라는 확신이 들어 '나는 지금 소설책을 읽고있다. 아.. 재밌는 에세이다.' 라는 자기 최면 까지 걸어가면서 참고 읽었다. 어려운 책임에도 끝까지 읽어야 겠다는 생각은 '화폐, 돈' 자체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될 거란 생각이 들어서다.

사람들의 욕구와 필요가 다양해 지면서 물물교환의 형태로 처음 무역이라는 것이 생겨나고, 이를 조금 더 간편하게 처리하기 위해 기준이 된 화폐. 첫 시작은 모양이 예쁜 돌멩이에서 부터 조개껍데기, 소, 유리구슬, 소금 그리고 은과 금까지 발전하게 된 화폐의 첫 역사.

은과 금이 왜 세계적으로 통용 되기 시작하고 은화가 역사속으로 사라져 가는 사이에 금은 오랜 역사를 거쳐 왜 지금까지도 가치있는 화폐로서 인정을 받고 있는지에 대한 부분은 그래도 꽤 흥미로웠다. 금은 화학적으로 그 물질 자체가 아주 안정적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도 훼손되지 않고, 가공해서 시중에 나올 수 있는 양도 많지 않아 희소성이 있고, 오랜시간을 묵혀놔도 그 값어치가 떨어지지 않고, 이 지구에 매장되어 있는 양 또한 제한이 되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의 금에 대한 선호는 과거에서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는 말. 

각국의 모두 다른 화폐들은 환율에 따라 매번 그 가치가 상대적으로 바뀌지만 금은 그렇지 않다. 세계 어디를 가나 금은 그 자체로서의 값을 인정 받고 그 가치또한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아ㅡ 역시 금이 최고다' 싶었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문득 궁금해 진 건 한 경제전문가가 얘기한 '비트코인은 디지털 시대의 금이다'라는 의견이다. 이 부분에 대한 대답도 책에서 찾을 수 있었는데ㅡ 

우선 비트코인은 사토시 나가모토(이름만 남은 미스테리한 인물이라대..? 누군지 정확히 모른단다)라는 사람이 설계해 놓기로 2150년 쯤? 까지만 발행될 수 있다고 한다. 양이 한정되어 있다는 뜻일테지? 그리고 현재 디지털 결제라 하면 신용카드나 계좌이체 등, 판매자 구매자가 다이렉트로 거래할 수 없고 중간에 은행이나 카드사 등 제 3자의 기관을 거쳐야 하지만 비트코인은 이런거 없이 1:1 바로 거래가 가능하단다. 거래 기록은 모두 그 장부에 남아있고 그걸 조작할 수 없는 구조라 매우 투명하다고 한다. 내가 이해한 비트코인의 내용은 그냥 이정도.?

각국 정부는 자기들의 고유 화폐를 발행하고, 화폐 발행량을 조절해 시장을 컨트롤 하려 한다. 그렇기 때문에 그 발행한 화폐가 불건전해지면 화폐로서의 가치를 잃고 그냥 종이가 되어버린다. 실제 그렇게 아주 안좋은 통화를 사용하는 나라들이 몇 있지ㅡ 그런 나라들에서는 자국의 화폐가 아닌 다른나라의 달러 등을 선호하게 된다. 하지만 요즘은 전세계 기축통화라 불리는 달러도 그 가치가 점점 하락하는 추세고 상대적으로 위안화나 원화가 강세를 보인다고 하니 진짜 돈이라는게 뭔지,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 것에 사람들이 이동 할 수 밖에 없는 건 당연한 일이다.

비트코인은 정부가 나서서 마구 찍어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세계 어디서나 거래가 가능하며 그 가치를 인정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기에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화폐라고 볼 수 있단다. 정부에서 여러 종류의 종이를 보여주고, '이건 $1 입니다. 이건 $100 입니다. $1의 100배 가치입니다.' 라고 말을 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알아서 그 가치를 평가하고 저장하는 수단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화폐. 그게 비트코인 이라고 책에서는 설명한다.

어려운 이야기지만 그렇구나' 하고 넘어갈 수 있는 내용의 먼가 읽고나면 그래도 아주 조금은 내가 공부를 했지 싶네?'라는 생각이 드는 책.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난 후 나의 의견이라 하면,

그래서ㅡ 비트코인 지금 투자 해요? 말아요? 

에휴, 난 아직도 갈 길이 멀었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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