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2020.09.26_Anna

오늘은 오랜만에 카페투어 예정.

엄마의 생신으로 친정에 가는 길에 가보고 싶어서 따로 저장해 뒀던 카페에 들러 차도 마시고 사진도 찍고 하는 데이트 코스를 추가해 뒀던 것. 미리 주문해 둔 제작 케이크 가게가 카페랑 아주 가까운 거리였고, 약속 시간을 생각해 보니 아침 오픈할 때 첫손님으로 가보면 시간도 딱 맞고 좋을 것 같았다.

아침 8시ㅡ 주말이지만 평소 출근 준비를 하듯 부랴부랴 준비를 하고 오랜만에 화장도 좀 하고 집을 나섰다.

7호선을 타고 까치울역에 내려 곧 카페를 찾아가는 길. 카페에 가기 전 케이크를 주문 해 둔 베이커리도 지나치고 다음에 한번 다시 와보자' 하면서 간판과 전화번호를 찍어 둔 예쁜 도예공방도 지나쳤다. 

이쯤이면 있을 텐데 싶어서 골목을 돌아 들어가보니 주택을 개조한 예쁜 카페. 바로 오늘 우리가 찾아온 봉떼르가 보였다.

밝은 연노랑색의 페인트가 칠해진 1층 벽에 짙은 밤색의 벽돌을 쌓은 2층 건물. 구해줘 홈즈나 인테리어 관련 잡지 같은데서 보면 '어머 너무 예쁘잖아!! 오빠 나도 나중에 큰집으로 이사가면 저런 중문 설치해줘!'라고 말했던 짙은 초록색 틀의 유리문이 참 예뻤다. 주차장 들어가는 문인가 싶었던 핑크색의 페인트 문은 카페 안에 들어가보니 또 다른 예쁜 공간이었고. 창문 사이사이로 설치된 벽조명까지 이국적인 느낌도 드는 곳이었다. 오늘은 맑고 하늘이 파래서 그런지 노랑색 페인트벽이 너무 잘어울리는 날ㅡ

안으로 들어가보니 햇살이 가득한게 아늑한 느낌. 밖에서 부터 이어지는 노랑색과 꼭 러그 카펫 무늬 같은 바닥타일. 나무 의자와 하얀 테이블. 그리고 포인트는 들어서자 마자 시선이 확 꽂히는 민트 색의 나뭇결 벽! 너무 맘에 드는 인.테.리.어. 너무 빈티지 하지도 않고 깔끔하면서도 차갑지 않고 따뜻한 느낌이 드는게 진짜 매력있었다. 

깔끔하면서도 곳곳에 볼거리가 많은 아기자기한 소품들. 내가 진짜 사고 싶은 미녀와 야수 주전자와 잔도 있고, 신데렐라도 있고ㅡ 디즈니를 좋아하시는 듯?(저도요! 제 취향이에요!) 와.. 다 갖고 싶다. 예쁜 소품 위로 햇살이 가득 들어오니 분위기 진짜 끝. 예뻐예뻐.

아무도 없는데다가 그저 예쁜 곳에 들어온 설렘에 약간 흥분을 해서 음식 주문보다도 한바퀴 휙 보면서 이쪽 저쪽 예쁜 곳, 예쁜 소품마다 사진부터 찍고 싶었다. 그래도 주문하고 자리부터 잡고 나서 더 구석구석 보는게 좋으니까ㅡ SNS에서 제일 많이 봤던 메뉴닌 라비앙로즈. 예쁜게 푸짐하게 가득가득 담겼으니 한번쯤 먹어보고 싶은 궁금함이긴 하지만 오늘은 이따가 가족끼리 밥 먹을꺼니까 패쓰. 메뉴사진도 알록달록 하니 예뻐서 뭘 먹을까 참 고민이 됐다. 

나의 어려움을 해결해준 오빠의 선택은 봉콩와플. 그리고 음료는 아이스아메리카노와 아이스바닐라라떼. 사실 더티커피라는 음료를 먹어보고 싶었는데 그건 따뜻하게만 된다고 하셔서 나중에 날이 추워졌을 때 먹으러 와보려 한다.

쇼케이스 안에 케이크가 종류별로 하나씩 진열되어 있고 그 위에 작은 와인잔 안에 빨간색의 무언가가 담겨 있었는데, 저게 뭐지? 하고 되게 궁금했다. 어떤 메뉴에 같이 나오는 시럽? 같은건가? 싶으면서 귀엽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노랑색의 햇살가득한 테이블 공간 외에 주문하는 곳 옆으로 난 문을 따라 들어가보니 또 새로운 예쁜 공간이 나왔다. 

꼭 스몰웨딩을 해도 될 것 같은 아기자기한 분위기의 온실 같은 공간. 유리로 된 천장으로 파란 하늘이 훤히 보이고 알록달록한 풍선 모형들이 늘어서 있는게 화사ㅡ한 분위기. 아까 밖에서 봤던 핑크색의 페인트 문이 이곳의 포인트 배경이었다. 곳곳에 로맨틱한 드라이 플라워와 조명 그리고 초록색 화분들까지 같이 있다보니 너무 빈티지 하지 않은 적당한 따뜻함과 싱그러움이 같이 느껴졌다. 계단 아래 공간에 놓여있는 원형 테이블과 갖가지 소품들. 귀여운 2인용 소파까지ㅡ 몰라. 그냥 계속 다 예.뻤.다.

첫손님의 특권으로 사람이 없을 때 여기저기 공간 사진을 맘껏 남길 수 있었던 우리. 그래서 블로그에 올릴 수 있는 사진이 다른 카페 투어보다 많이 나왔다.

어디에 앉아야 하나 하다가 하늘이 보이는 온실쪽에 자리를 잡았다. 사실 가방만 놓고 계속 구경하고 사진찍기 바빴는데 그 사이 아까 쇼케이스에서 봤던 작은 와인잔을 서빙해주시는.? 설마 웰컴드링크? 카페를 여기저기 많이 다녀봤지만 이런 서비스는 처음임. 조금 진한 로제와인같은 빛깔에 앙증맞은 사이즈. 맛은 어디선가 먹어본 듯한 아는 맛인데 뭐야? 라고 묻는다면 정답을 딱 말하기에는 약간 머뭇 거려지는 달짝지근하고 새콤한 맛. 

자리에 앉아 와플을 기다리며 진짜 여기 너무 좋다. 오랜만에 나오길 잘했다. 첫손님 찬스는 정말 대박이다 하면서 쫑알대기 시작했고 오빠는 그런 나를 흐뭇하게 쳐다보면서 웃고 있었다.

곧 서빙된 메뉴. 다른 곳에서도 몇번 먹어본 홍콩식 와플이지만 안에 들어있는 아이스크림 덕에 시원함까지 더해지니 오늘같이 살짝 더운감이 느껴지는 날에는 더 맛있게 먹을만한 좋은 메뉴인 듯. 오빠의 아메리카노는 산미가 약간 느껴지는 원두였고, 바닐라라떼는 너무 달지 않고 딱 좋았다.

보는 것도 예쁘고 맛도 예쁘고, 그냥 여기 잠깐 앉아 있던 그 순간이 그리 행복할 수가 없었다. 얼마 전까지만해도 주말이면 늘 하던 우리의 일상들이었는데 이게 이렇게도 소중하다니ㅡ 이런 상황은 언젠가는 곧 끝날거고 일상이라 부르던 그 순간들로 얼마가지 않아 돌아가겠지만, 그때가 되면 오늘의 이 행복을 기억해 두고 '이런 일상들은 참 소중한거야'라고 느끼며 감사할 수 있길 바라는 오늘이 되었다.

이번 주말은 아침부터 데이트라 더 행복하게 시작한 듯 :)

'데이트 모음ㅡ > 카페 추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남동 카페 : 딩가케이크  (14) 2020.10.17
방배 카페 : 더블딥커피  (0) 2020.10.10
샤로수길 카페 : DAILY OASIS  (6) 2020.05.10
해방촌 카페 : DOODOONG  (0) 2020.05.01
문래 카페 : giggle  (0) 2020.04.15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