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2020.09.08_Anna

퇴근 후 동네 한바퀴. 제법 날이 선선해졌다.

뭘 먹을까ㅡ 맛난거 먹고 싶고 예쁜데 가고 싶긴 한데 요즘 정책상 그렇게 할 수는 없고 그냥 아쉬워만 하면서 매일매일 똑같이 보내는게 일상이 되어버린 요즘.

재택근무하는 우리오빠는 퇴근시간 맞춰 역앞으로 날 데리러 와줬고 오늘은 회사에서 이런일이 있었네 저런일이 있었네 하고 얘기하며 동네를 한바퀴 돌아갈 때쯤 우연히 발견한 동네 예쁜 분식점.

한번쯤 가보고 싶다 생각만했다가 오늘 모처럼 그 앞을 지나가게 되었으니 오늘이 날이다 싶어 포장주문을 해보기로 했다.

처음 와본, 처음 본 분식점이라 뭐가 맛있는지 뭘 시켜야 적당한지 감이 없어 메뉴판을 한참 쳐다봤는데 오빠가 확 끌렸던 세트 메뉴 보다는 어차피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데다가 우선은 단품을 먹어보고 양이 어떤지 맛은 어떠지도 보고 나중에 세트 먹자는 내 의견에 오빠가 따라주었다.

우리는 감자폭탄 떡볶이에 보통맛을 주문했고 배달주문이 많아서 20분 정도가 걸릴 것 같다고 하셨다. 그 사이에 근처 한바퀴 더 돌고 시간 봐서 찾으러 오기로ㅡ

시간 맞춰 가게를 다시 찾으니 배달 나가려고 포장되어 있는 떡볶이들이 줄을 서 있었는데ㅡ 포장이 심상치 않았다. 한약박스 같이 생긴 빨간 포장용기가 주르륵 줄을 서 있는데 아마도 저건 세트메뉴 정도 많이 시킨 사람들 거겠지? 우리는 그냥 단품 작은거 시켰으니까 저런 박스에까지는 아니고 그냥 가게로고가 적힌 비닐 포장지에 담아주시지 않을까 했다.

그. 런. 데.

여기는 그냥 무조건 빨간 박스가 기본 포장 용기인가보다! 우리도 빨간 박스를 받게 되었다. 받자마자 그냥 막 신기하고 귀엽기도 하고 안에 뭐가 어떻게 들어있나 싶어 빨리 뜯어보고 싶었다.

그렇게 집에 온 우리는 사진부터 한장 남겨주고 앞에 있는 점선을 따라 뜯는건지.. 한약 박스 처럼 박스 입구를 여는건지 몰라서 어떡하지 하다가 최대한 박스를 훼손(?)하고 싶지 않아서 위로 열어서 떡볶이를 꺼내봤다.

안에 들어있는 떡볶이는 다른 분식집 처럼 포장용기는 비슷 한듯 했다. 세트를 시켰다면 박스 안에 가득가득 맛난 것들이 들어있었을 텐데 약간 아쉬운 마음이 들어 다음번에 꼭 세트도 시켜먹어 보기로ㅡ 떡볶이 보통맛은 그렇게 까지 맵지는 않아서 딱 먹기 적당했는데 먹다 보니 국물에서 점점 얼큰함이 올라오는 듯 했다. 

자주 먹는 떡볶이 인데도 왜이렇게 떡볶이는 매번 좋아하는지 참. 동네에 귀여운 포장 떡볶이 집이 있는걸 알았으니 앞으로도 우리집엔 빨간 떡볶이 박스가 자주 보이겠군?!

버리기 아까운 느낌이 드는 빨.간.박.스.떡.볶.이.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