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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4_Anna

느긋한 주말 일요일 아침.

오늘은 어제 만들어 두었던 멘보사과용 사과조림을 가지고 오빠가 일어나기 전 토스트를 만들어 짠ㅡ 하고 깨워줄 생각이었다. 

멘보사과용 사과조림은 우리가 즐겨보는 백종원님의 맛남의 광장에서 나왔던 내용으로 냉장고 안에 오랫동안 잠들어 있는 사과들을 처리하기에 아주 안성맞춤인 요리지 싶어 예전부터 주말이 되면 한번 만들어야지.. 만들어야지 하면서도 게으름에 핑계를 대고 미루어 왔었다. 

그러던 중 얼마전 맛남의 광장이 아닌 골목식당에서 다시 등장한 멘보사과에 아 맞아! 저거 만들어야대! 하면서 드디어 모처럼 안해봤던 새로운 요리에 도전하게 되었다. 어제 미리 만들어 둔 사과조림부터 오늘 아침에 계란옷 입힌 토스트를 먹기까지 이틀에 걸친 별거 없는 레시피를 이제 적어보려 한다. 

냉장고 안 사과는 총 11개... 어우 많기도 하다. 그 중 상태가 괜찮아 깎아 먹어도 되겠는 2개는 남겨두고 9개의 사과를 가지고 만드는 멘보사과용 사과조림. 이걸 다 만들고 난 후 통에 담겨 있는 녀석을 보니 뿌듯함이 이루 말할수 없지만 만드는 동안에는 내가 왜 이 일을 벌였는지 후회가 3초에 한번씩 올 정도였다...!(양이 장난 아니다.. 지난 유부초밥 조리기에 이어 뭘 모르는 새댁인지라 겁 없이 할 수 있었던 듯하다)

재료 : 

사과(9개), 설탕, 레몬쥬스, 물, 계핏가루

우선은 나도 처음해보는 요리라 백종원님 레시피를 찾아봤다. 내가 본 레시피는 사과 4개 기준이었는데ㅡ 

사과 4개, 설탕 1컵, 레몬주스 1/2큰술, 물 2컵, 계핏가루 1/2숟가락 이라고 적혀있었다. 근데 나는 여기서 큰 실수를 2가지 저지르고 만다. 그 어디에도 흑설탕을 쓰라는 말이 없었으나 왜 때문인지 자연스레 흑설탕을 샀고, 그래서 색이 시커먼쓰가 된데다가ㅡ 레몬주스 1/2큰술을 반컵으로 잘못본 것..! 

사과 4개 기준을 9개로.. 그러니까 대충 2배씩 넣으면 되겠거니 하고 재료를 막 넣은 레시피를 다시 적자면!

사과 9개, 설탕 2컵, 레몬주스 1컵, 물 4컵, 계핏가루 1숟가락

만드는 방법 :

1. 사과를 손질한다. 깨끗하게 씻고 껍질을 벗기고 씨를 빼준다.

우리집 사과는 상당히 오래되어서 상태가 말이 아니었기에 껍질이 쭈글쭈글이라 감자칼로 얼마나 애를 썼는지 모른다.

2. 손질한 사과를 잘게 잘게 다져준다. 

아주아주 작은 깍두기 처럼 썰어주는데 이것도 정말.. 꽤 힘든 작업. 사과 4개 양으로 하더라도 혼자 하기엔 팔이 아플지 모르겠다. 사과를 다지면서 멍ㅡ 해질때 든 생각은 왜 마늘 소량을 통에 넣고 연결된 실 같은걸 잡아당기면 툭툭 하고 칼날이 돌면서 순식간에 다져주는 그런 기계같은 걸 쓰면 어땠을까.. 싶었다 :(

3. 냄비에 사과와 계량한 재료를 다 넣고 보글보글 끓여준다.

뚜껑을 덮었다가 열었다가 하면서 물이 어느정도 남았는지를 보고 시간을 조절했다. 

사과 조림은 이렇게 사과를 다져서, 다른 재료를 넣고 끓여서 식힌다'는 어찌 보면 간단한 레시피ㅡ 이렇게 만들어진 사과조림을 식빵 사이에 넣고 튀겨내는게 멘보사과인데 나는 집에서 튀김요리를 하고 말끔하게 싹 치울 자신도 없는데다가 튀김이라는 요리방법에 서툴어서 그부분은 내 맘대로 바꿔봤다. 계란옷 입힌 프렌치토스트 스타일로다가 말이다ㅡ!

4. 식빵에 사과조림을 펴발라서 작게 잘라준다.

5. 계란에 소금 약간, 설탕은 소금보다 조금 더 많이 넣어주고, 좀 더 부드러운 맛이 나지 않을까 싶어서 우유를 째끔 넣어봤다.

6. 팬에 버터를 살짝 녹여 둘러주고 계란 옷 입힌 빵을 부쳐내면 끝.

사과조림 만드는게 좀 수고스럽긴 했지만 해놓고 나니 너무 맛있는 것. 무엇보다도 냉장고 안에서 시들해져가는 사과를 깔끔하게 변신 시켰다는 것이 큰 만족감이었다. 오늘같은 휴일 아침에 어울리는 브런치도 쉽게 만들수 있고 말이다ㅡ 별거 아닐 수 있지만 되게 외국 맛을 느낄 수 있는 토스트 였다. 아무래도 자주 먹지 않는 레몬향과 계핏가루 때문에 괜히 카페에 데이트 나갈 때나 먹어볼 수 있는 음식 맛처럼 여겨졌는 지도 모르겠다.

우유랑 먹으면 찰떡, 따뜻한 아메리카노랑 먹어도 은은한 계피향에 찰떡.! 다음번에 또 용기를 내어 이렇게 솥 한가득 사과 조림을 할 지는 스스로에게 조차 장담 못하겠지만 그래도 맛은 꿀이라 기분이 좋다.

무튼 한동안은 자주먹던 딸기쨈 식빵에서 벗어나 새로운 맛의 사과 토스트를 즐길 수 있겠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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