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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3_Anna

오빠, 결혼하면 통장 나 줄 거니? 자기가 원하면 그렇게 해야지.' 라고 합의된 우리집 경제권.

결혼 전부터 돈관리는 한쪽으로 몰아서 같이 하자고 얘기 해왔고 둘다 스스로 용돈 범위를 정해서 그 안에서 생활하기로 되어 있었다. 결혼을 하자마자 바로 시행될줄 알았으나, 올해가 되고 나서도 한달이 지나서야 본격적으로 약속을 지키게 됐다.

결혼하면서 갑자기 늘어난 소비때문에 평소 생활비를 계산하기도 정확하지 않았고, 결혼했다고 갑자기 허리띠 졸라매고 아껴쓰자! 하기에도 갑자기 생활을 바꾸기에 둘다 거부감이 들진 않을까 하는 생각에 우선은 각자 예전의 소비패턴으로 돌아갈 때까지 관리를 하다가 본격적으로 합쳐보자'라는 시기를 천천히 정하게 된 것.

오빠도 나도 둘다 돈을 펑펑 쓰는 스타일도 아니고, 평소 신용카드 사용이랑은 거리가 먼 체크카드 파였는데ㅡ 결혼하면서 살림살이며 이것저것 큰 돈 결제를 할 때 신용카드가 혜택이 좋기에 어쩔수 없이 만들어서 쓰게된 게 있었다. 그렇게 사용한 카드에 대해 캐시백이며, 상품권 지급이며 이런거 저런거 놓치지 않고 다 챙겨서 확인하고 난 후에 필요없는 카드를 해지했고 그 기간만큼의 연회비를 돌려받기 까지 2~3달 정도가 걸렸던 것 같다. 아직 해지를 못하고 가지고 있는 새 신용카드는 포인트 사용때문에 유지하고 있는 경우다. 그래서 보통 사야될 물건이 생기면 우선은 포인트몰에 들어가서 파는지 안파는지 먼저 보고 포인트를 소진하는 중이다. 포인트가 0원이 되면 이 카드도 버리게 될테지.

현금 쓸일이 없지만, 가끔씩 상품권으로 장을 보고 받아온 동전은 우리집 책장 한켠에 자리를 잡고 있는 돼지 저금통에 넣어준다. 결혼할 때 오빠 회사에서 나온 백화점 상품권으로 한동안 장을 봤었고, 어느날 부턴가는 동전만 생기면 우리 돼지 밥 줘야지'라며 별거 아닌 일에도 웃는 우리가 되었다. 

매달 고정적으로 나가야 하는 돈과, 우리가 저축할 수 있는 돈을 다 정리 하고, 각자의 한달 예산을 정해서 그 안에서 생활하는 중이다. 가끔 과자나 아이스크림이 먹고싶다'고 하면 '오빠가 용돈에서 사줄께! 그 정도는 사줄 수 있어'라며 으쓱 거리는 오빠지만, 그러라고 준 용돈이 아니기에 얼른 저 책상위에 생활비 카드 가지고 갔다오라며 손짓을 하는 나다. 

결혼한지 3달 정도가 되니 우리가 한달에 식비를 얼마나 쓰고, 한번 장을 볼 때 꼭 뭘 사야 하는지 대충 정해지는 것 같았다. 마트에 가서 장을 보면 이벤트 행사 상품으로 조금 더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도 있지만 한 두번 이용해 보니 편리함에 벌써 익숙해져버린 건지, 이제는 인터넷으로 장을 보고 배달을 시킨다. 한번 구매할 때 4만원 이상을 넘겨야 한다기에 처음에는 4만원까지 살게 없어 뭘 담아야 하나 했지만 몇번 해보니 이렇게 저렇게 담아보면 금액이 딱 이렇게 되는구나 하고 감을 잡게 된 듯.

요즘 한창 읽고 있는 '부자언니' 책에서는 부부가 같이 공동의 목표를 잡고 부자메이트로서 서로를 다독이고 같은 꿈을 꾸면 자수성가의 길에 더 빨리 다다를 수 있다고 했다. 오빠도 나도 서로 같이 공부하고 아껴쓰면서 차곡차곡 모아 부자가 될 꿈을 꾼다.

우리가 즐겨보는 '구해줘 홈즈'를 보면서 저런 집 예쁘네, 저 동네 좋네, 우리도 나중에 저런 집 살자' 라는 꿈을 꾸는 우리. 결혼 전 막연하게 상상만 했던 우리의 모습을 결혼 후에는 좀 더 현실적이고 구체적으로 계획해 나가는 중이다. 

오빠는 우리집을 구하면서 단기적으로 부동산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해야했고, 그래서 나보다는 부동산에 대한 정보 이해나 관심도가 훨씬 높다. 반면 나는 이 은행 저 은행 조금더 이자 높은 상품의 이벤트 쪽에 관심이 있다. 매일매일 여러 지수를 체크하고, 경제뉴스도 눈여겨 보고 잘 모르겠는 내용은 같이 공유하면서 찾아보고 공부해 나가는 중이다. 이렇게 차근차근 하다보면 시간이 쌓이고 쌓여 우리가 꾼 꿈에 더 가까워 지겠지 :)

오빠랑 같이 노는 것 뿐 아니라 같이 어른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에 뿌듯해 지는 요즘이다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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