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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8_Anna

타이페이에서의 반나절 밖에 남지 않았다.

그 마저도 아침에 커피 한잔 하고 밥먹고 나니 단 몇시간의 일정만 남은 상황. 숙소에 들러 체크인 후 맡겨두었던 짐을 찾아가지고 공항에 가야한다. 그치만 그 전에 한 군데 더 들렀다 갈 곳이 있는데 바로 중정기념당.

우리가 묵었던 시먼 숙소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공항 가는길에서도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꼭 가봐야 할 플레이스 중 하나.

역사적 배경이나 건물 자체에 대한 설명은 잘은 모르고 많이들 간다고 하는 코스인 데다가 지난번 여행때도 와서 사진을 잔뜩 찍고 갔던 좋은 기억이 있는 곳이었다.

내 기억으로는 뻥 뚤린 광장느낌에 4면에 다른 건물들이 어우러 졌었는데, 아ㅡ 하나는 건물이라기 보다 문?! 느낌? 광화문 광장 보다는 작지만 그만큼의 웅장한 기운도 느껴졌고 먼가 건물이 화려하고 색감 강렬한 기와에서 오는 친숙함도 있지만 그래도 다른나라 건물인지라 이국적이었다.

주말동안의 짐이라 작고 가벼운 캐리어를 하나씩 끌고서는 지하철을 타고 우린 중정기념당에 도착했다. 

타이페이에 오면 많이들 구매한다는 교통카드가 있던데 우린 그건 구매하지 않았다. 토요일 새벽에 도착해 하루종일 택시투어를 하고 돌아다니다가 일요일이면 다시 서울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에 아깝다고 느껴져서 말이다. 이곳에 머무는 주말 동안 대중교통으로 왔다갔다 한 정류장이라고는 제일 먼 거리가 4개 정도? 뿐이다 보니 기본요금 거리 말고는 가보질 못해서 교통비가 비싸다고 느낄 만큼의 먼 이동은 없었기에 괜찮았던 것 같다.

역에 내려 사람들이 우르르 나가는 출구로 따라 나가니 주황색 기와가 올려진 큰 건물이 보였다. 오늘은 해가 참으로 빤짝이는 날이라 하늘 밑에 주황기와가 정말이지 돋보였다. 오빠는 살짝 들뜬 표정ㅡ 오빠도 내가 느꼈던 무언가 익숙한 듯 낯선 건물의 느낌을 좋아했다.

광장 쪽으로 들어서면서 곳곳에 춤 연습을 하는 댄스팀들도 보고 '우리나라로 치면 약간.. 한강 다리 밑 같은건가??' 보드 연습도 하고, 춤 연습도 하고 그러는 젊은 사람들을 보며 우리끼리 속닥거리기도 했다.

그늘이 진 한쪽 건물 계단에는 앉아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이 참 많았고 그 앞으로는 눈이 부셔도 상관없이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도 참 많이 보였다. 이쪽 저쪽의 배경들이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어서 사진찍기도 참 좋았던 곳이다.

넓은 공간이라 웅장한 멋이 있지만 그 안에서는 참 조용하고 아늑한 기분이 느껴지는게 참 신기했다. 조경이 잘 되어 있어서 그런지 한 쪽에서는 예쁜 정원 온 기분도 들고 그런데 또 고개를 조금만 돌리면 옆에 있는 큰 건물의 화려한 색감이 눈에 들어와서 그런것 같기도 하고ㅡ

생각해 보니 지하철에서 나올때 캐리어를 보관함에 맡기고 나올 것을. 그냥 사람들 따라 설렘만 갖고 나오다 보니 생각지도 못했다ㅡa

그래도 뭐 캐리어를 촬영소품 쯤으로 생각하며 이리 저리 다른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게 신이났다 :) 오늘도, 매번 여행지에서 느끼는 것 처럼 셀카봉을 참으로 잘 샀구나' 라는 생각.

매번 여행지에서 돌아가는 시간이면 아쉬운 마음에 막판 차시간이 다 되어 허겁지겁 서둘러야 하는 일이 많아서 오늘은 그러지 말자' 하고 여유있게 공항으로 가 있을 생각이다. 

다시 지하철을 타고 우린 베이먼역으로 가 버스보다도 빠르다는 공항 철도를 타고 갈 예정이다. 

베이먼역에 도착해 안내표시를 따라 통로를 걷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쭉쭉 이동하다 보니 보라색의 공항철도 라인 무인 자판기가 보였다. 지하철 탈때 몇번 봤던 무인자판기와 똑같이 생기긴 했는데 공항철도는 색도 다르고 노선도도 다르게 그려져 있었다.

기념품 하고 싶지만 가져올 수는 없는 귀여운 보라색 토큰을 받아 들고 공항철도 탑승.

참 깨끗하고 새것 느낌이 팍팍 들었다. 조금 늦게 도착했으면 자리가 없어 서서 갈뻔 했네ㅡ 타이밍 굿.

한.. 40분? 갔을 까? 빨리 쭉쭉쭉 달려 터미널에 도착하게 되었다. 귀여운 토큰은 투입구에 넣어주고 얼른 올라가 체크인을 해야지 :)

일찍이 서둘렀더니 여유롭고 좋으네ㅡ 체크인 하러 가는 길에 아직 대만에서 한번도 먹어보지 못한 밀크티 가게를 발견하게 되어 마지막 음식으로 선택. 귀여운 곰돌이 캐릭터가 그려진 테이크아웃 컵에 이곳에서 가장 인기가 많다는 8번 메뉴 타이완 밀크티와 펄을 주문했다. 한국에서도 물론 자주 먹을 수 있는 음료이긴 하지만 그래도 여기서 먹으니 더 특별한 기분.

짧은 일정에 먹어야 할 리스트, 꼭 가봐야 할 리스트, 꼭 사야할 리스트는 다 충족시킬수 없었지만 그래도 우리끼리 알차고 재미있게 보낸 대만에서의 주말이었다ㅡ 가끔씩 이렇게 특별한 주말을 보내는게 참 행복하고 즐겁다. 다음에도 적금타서 여행가야지ㅡ 어디로 가나아

내가 적금을 드는 이유. 여.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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