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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8_Anna

예쁜 카페에서 멋진 노을에 취해 있던 찰나.

조금씩 해가 지고 7시쯤이 되자 슬슬 수원화성에 조명이 켜지기 시작했다ㅡ 오빠가 미리 찾아본 바로는 수원화성은 낮에도 예쁘지만 밤에 조명이 켜지면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고.

그래서 늦게 차 한잔하며 밝을 때 부터 조명이 켜질 때까지 두가지의 매력을 동시에 보기로 한게 정말이지 잘한 일이었다. 우리가 갔을 때는 6시 이후 입장이 무료였는데, 밤에 불이 켜져서 정말 예쁜데 오히려 무료라니 되게 이득을 본 기분이었다.

장안문에서 조금은 가파른 계단을 올라 불이 켜진 화성을 따라 걷는 길이 정말 운치 있었는데, 그래서 인지 좋아보이는 망원경 카메라를 들고 출사?! 나온 분들을 중간중간 만날 수 있었다. 한걸음 한걸음 걸어가는 동안 조금더 어둑어둑해지는 밤하늘ㅡ 그 뒤로 보이는 화성, 또 그 뒤에 현대적인 풍경까지 매우 독특하고 매력적인 곳이었다.

화성을 따라 쭉 걸어가다보면 팔달산까지 닿을 수 있지만, 시간도 늦고 곧 저녁시간이라 우린 배가 고파졌기에 중간에 길을 틀어 통닭골목에 가 맛있는 통닭을 먹고 집으로 돌아갈 참이었다.

화성길에서 내려와 광장을 향하다 보니 SNS에서 봤던 #행리단길 에 도착했는데, 어딘가 익숙한 몇번 사진으로 봤던 예쁜 카페도 우연치 않게 만나게 되었고, 그 옆에 소소하지만 특별한 수공예품을 파는 작은 갤러리 샵들이 가득했다. 다음에 다시 와서 가게 하나하나 둘러보는 것도 참 재밌을 것 같았다.

광장 부근에서 예쁘게 꾸며진 조명 터널도 지나고, 그 안에서 귀여운 자전거 택시도 만나게 됐는데ㅡ 먼가 작고 귀여운 게 그 부근에서만 돌아다니는 소형택시 구나? 했는데 다시 자세히 보니 자전거로 된 택시였고, 운전하시는 기사님이 재밌는 방송도 해주시는 것 같아서 신기하게 잠깐 쳐다보게 되었다. 그 안에 타고계셨던 승객 분들도 입가에 미소를 띈게 좋은 추억하나 받아가신 것 같았다.

그렇게 우린 수원 이곳저곳 천천히 구경하며, 사람들도 구경하며 걷고 걷다 보니 어느새 수원통닭골목에 도착했다.

골목에 도착하자 마자 곳곳에 보이는 가마솥통닭 간판들. 어느집이 원조이고 어느집이 맛집인지는 중요하지 않은 것 같았다. 이집을 가든 저집에 가든 다 맛있고, 좋을것만 같은게ㅡ 똑같은 메뉴에 이름만 다른 가게들이 그렇게 모여있는데도 어디 하나 사람이 없는 집이 없었던 것 같다. 다 밖에 줄 서 있고, 우리가 고른 한 가게도 2층까지 넉넉하게 가게가 커 보이길래 들어간 곳이었는데ㅡ 들어가보니 2층에도 사람이 꽉차서 기다릴 수 밖에 없는 곳이었다.

우리는 2층에 자리를 잡고 앉아 온 김에 다 먹어보자! 는 심정으로 반반 치킨을 시켰고, 운전하고 돌아가야 하니 오늘 맥주는 패스ㅡ 치콜로 저녁식사를 하게 됐는데, 생각보다 양이 너무 많아서 양념치킨만 겨우 다 먹고 후라이드는 거의 손도 못댄 채 포장을 해왔다. 포장은 셀프. 첫 서비스로 제공되는 과자와 무피클도 두 번째부터는 모두 셀프 시스템이었다ㅡ 사람들이 다 알아서들 갖다 먹고 알아서들 포장해가고 하더군. 집에 돌아와 포장해온 후라이드를 드렸더니 바로 캔맥주 따서 호로록 하시는 우리 엄마. 식었지만 맛있었던 게 맛집은 맛집이었나 보다ㅡ

카페 가고 걷고 먹고, 오늘도 어찌보면 단순한 데이트 이지만ㅡ 드라이브를 추가했더니, 오늘 데이트는 굉장히 알찬 기분이 든다.

운전하느라 고.생.했.어 오빠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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