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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04_Anna.

오늘은 지난 주말의 일을 적어보려고 한다.

일요일 아침 오빠보다 조금 일찍 일어난 나는 소파에 드러누워 넷플릭스를 기웃 거렸다. 곧이어 나온 오빠와 함께 볼만한게 뭐가 없나 찾다가 문득 내가 좋아하는 옛날 영화 하나가 떠올라 틀어봤다.

오늘은 아침부터 영화한편.

오빠랑 같이 볼 오늘의 영화는 '프로포즈데이(LEAP YEAR)'이다.

내가 좋아하는 아일랜드 관련 영화 중 하나인 프로포즈데이. 원래 제목을 직역하자면 LEAP YEAR 윤년. 즉, 4년에 한번 오는 2월 29일을 말한다.

우리 부부는 때리고 부수는 마블액션 영화 같은 걸 좋아하는데 정말이지 오로지 나때문에 아침부터 로맨틱 코미디로 시작하게 되는 주말 풍경이 되었다.

영화의 기본 설정은 아일랜드의 고대 풍습과 관련이 있다.

4년에 한번 2월 29일은 여자가 남자에게 프로포즈를 할 수 있는 날로 여자주인공 애나는 남자친구인 재러미에게 프로포즈를 하기 위해 그가 출장 가 있는 아일랜드 더블린으로 직접 찾아가는 3일간의 일정, 모험? 을 그린 영화다.

애나가 프로포즈를 하러가기까지의 과정이 순탄하지 않은 이유는 변화무쌍한 아일랜드의 날씨 때문도 있고 (보통 아일랜드 날씨는 하루 안에 4계절이 있다고들 한다) 생각지 못한 변수들이 있기도 해서이다. 애나의 프로포즈를 위해 더블린까지 그녀를 인도할 대클린과의 티격태격도 한 몫하고ㅡ

내용만으로 보면 조금 단순할 수 있지만 이 영화에서 눈여겨 볼 것은 바로 아일랜드의 풍경과 사소한 미신들의 재미가 아닐까 싶다.

영화는 아일랜드에서 내가 가본 곳 중 제일 예뻤던 동네 '딩글'에서 부터 시작하는데ㅡ 딩글에서 부터 더블린으로 가기까지 남녀 주인공이 거쳐가는 모든 풍경들이 너무너무 예쁘다. 중간 중간 만나는 사람들도 무뚝뚝한듯 낙천적이고 사랑스럽다.

'잘 봐봐, 나중에 우리 놀러갈 곳들이야' 라며 오빠가 집중해서 보길 바라는 마음을 내비쳤지만 어느 순간 영화 속 여러 풍경들에 푹 빠진 오빠는 '자기야 아일랜드 정말 저래? 저기 진짜 예쁘다. 꼭 같이 가자'라며 초집중 모드를 보여주었다.

로맨틱 코미디의 공식처럼 이 영화의 결말도 결국은 해피엔딩이다.

까칠남 대클린도 애나와 화해하고 속마음과 함께 그의 소중한 물건인 '클라다링'을 찾게 된다. 왕관을 쓴 하트를 양쪽 손이 잡고 있는 모양의 클라다링은 아일랜드의 전통 프로포즈 반지로 왕관은 충성, 하트는 사랑, 양쪽 손은 우정을 나타낸다고 하는데 왼쪽 손가락에 하트가 내 심장을 가리키는 방향으로 끼면 '약혼자 있음'을 나타내는 거라고 한다.

 

 

 

꼭 프로포즈 때문이 아니더라도 아일랜드 기념품샵 어디에서나 쉽게 살 수 있는 아일랜드 기념품 중 하나 나도 결혼반지를 맞추러 가기 전 가끔 끼고 다니던 좋아하는 악세서리이다.  

오빠가 직접 사서 껴준 반지는 아니지만 예물을 맞추러 가던 날 나는 결혼반지를 껴보기 전 내가 평소 끼고 다니던 클라다링을 빼 오빠에게 주면서 왼손에 끼워달라고 했다. 나름의 세미 프로포즈였달까ㅡ 비록 그 반지가 무엇을 의미하는 건지 모를지라도 눈치빠른 오빠는 '결혼하자'라며 눈치껏 내 손에 반지를 끼워주었다.

영화보면서 옛날 생각도 하고ㅡ 오랜만에 다시보니 또 사랑스러운 영화. 

가끔 보는 로맨틱 코미디도 꽤나 괜찮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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