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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09_Anna

오늘은 머리하러 가는 날.

지난 추석 연휴 머리자르러 가는 오빠를 따라 나도 오랜만에 머리를 좀 하고 싶었다. 하지만 급 예약을 하려다보니 인원이 꽉차서 조금 힘들었고 한 주 뒤인 오늘 미용실에 가기로 한 날.

예약된 시간 보다 조금 더 이르게 출발해서 차 한잔 하고 가기로 오빠랑 데이트 계획을 잡았다.

카페는 오빠가 미리 찾아봐 줬고 난 그저 오빠가 데려가는데로 따라가기만 하면 되었던 오늘의 카페 투어. 오랜기간 오빠가 자라온 동네ㅡ 시댁에 갈 때 마다 이번엔 여기가 바꼈네, 저 가게가 새로 생겼네' 하면서 익숙하던 골목이 조금씩 바뀌어 가는 걸 둘러보곤 했는데 그때 마다 오빠는 머릿속에 다음에 와봐야지'라는 나름의 리스트를 만들어 두었던 듯 하다.

그렇게 오빠의 안내를 따라 가 본 오늘의 카페는 더블딥커피.

1.5층 나즈막한 계단을 올라가면 나타나는 밝은 공간이 매력적인 곳이었다. 규모가 아주 큰 프랜차이즈 카페의 느낌과는 다르게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부터 조용조용하고 차분한 느낌이 들어 편안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카페 중앙에 위치한 원형테이블은 이용할 수 없었고 벽을 따라 늘어선 네개의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음에도 중앙을 비워둬서 인지 공간감도 충분히 느껴졌고 전체적으로 조용하고 아늑했다.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주문하는 곳 바로 앞에 2명이 앉을 수 있는 미니소파 자리에 손님이 계셨고 다른 테이블은 아직 비워져 있었다. 어디에 앉을까 고민하다가 창가쪽 가장 넓은 자리가 욕심났다. 테이블이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창을 따라 여러 사람이 앉을 수 있도록 되어 있었기 때문에 단체석 처럼 보여서 혹시 2명이 앉아도 괜찮은지 여쭤봤더니 다행히도 괜찮다고ㅡ 창가쪽 자리가 하얀 린넨커튼 사이로 햇살이 가득 들어와 분위기 있어보여서 골랐지만 다른 테이블도 충분히 밝고 예쁜 공간이었다.

오빠는 늘 그렇듯 아이스아메리카노. 아메리카노는 다른음료보다 특별하게 사이즈를 2가지 중 선택할 수 있었는데ㅡ 오빠는 물먹는 하마니까. 큰 사이즈로ㅡ 나는 달달한 맛을 좋아하니까 오늘도 역시나 바닐라라떼. 아, 바닐라라떼가 아니라 여기선 바닐라빈 라떼였다. 그리고 들어오면서 부터 앙증맞은 사이즈의 노란 조명이 시선을 끌었던 쇼케이스에서 플레인스콘도 하나 골라봤다.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가 맘에 들어 계속 두리번 거리면서 인테리어를 보게 됐다. 미니소파자리에 앉으면 등 뒤로 난 작은 창에서 햇살이 들어와 앉아 있는 자체가 포토존 같았다. 그 옆으로는 입구에 들어서자 마자 보이는 오픈 주방 스타일의 주문 공간ㅡ 상부장 없이 여러 주방기기와 에스프레소 머신이 놓여있어 확 시선을 끄는 공간이었다. 

전체적으로 밝고 차분한 느낌의 인테리어, 그러면서도 화장실 입구와 가방을 놓을 수 있도록 마련된 작은 원형 스툴은 짙은 나무색으로 포인트가 되는 곳이었다. 손씻고 나오는 울 오빠가 화장실 입구가 너무 예쁘다며 칭찬을 하기에 핸드폰을 들고가 몇장 찰칵ㅡ 

예쁘다 예쁘다 하면서 보니 안 예쁜 곳이 없어 핸드타올 뽑는 케이스까지 내 스타일인 곳이었다. 오빠의 선택은 바닥이었는데, 아주 작은 조약돌들이 깔려있는 듯 한 바닥 느낌은 실내인듯 실외인듯 그러면서도 밝은 이 공간에 아주 딱 어울리는 분위기였다.

자리에 앉아 가게를 구경하던 중 가져다 주신 음료와 스콘. 

스콘은 딸기잼과 크림치즈도 같이 챙겨다 주셨는데, 갓나온 따뜻한 스콘에 잼과 크림치즈의 조합이란..! 말해 뭐해. 

스콘은 금세 다 먹어버리고 음료만 조금 남았지만 그럼에도 그저 앉아서 쉬는 것 자체가 힐링되는 공간이었다. 그래서인지 종종 혼자서 커피한잔에 책을 읽으러 오시는 분들이 몇몇 계셨다.  우리집 근처에도 이런 조용하고 예쁜 곳이 있으면 자주 와서 편안히 있다 갈텐데'라는 이야기를 시작으로 어느새 또 결론은 열심히 돈 벌어 이 동네로 이사오자'며 끝나는 우리의 대화. 

예쁜 곳에서 보내는 한시간 가량이 어찌나 행복한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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