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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6_Anna

현충일 토요일 아침.

오늘은 주말이지만 일이 있어 오전에 한시간 정도 사무실을 다녀왔다. 그러다 보니 평소 주말 보다는 조금 이른 시작. 나 따라 괜히 일찍 일어난 오빠를 위해 빽다방에 들러 아이스아메리카노를 포장해 집에 왔고, 커피 한잔 마시고 여유를 부리다 보니 살짝 졸리기 시작했지만 곧 소파에 누워 잠이 든 오빠를 두고 나는 모처럼 혼자 놀아보려고 레시피를 찾아봤다.

오늘 만들어 보려는 건 오렌지를 이용한 카야잼이다. 

어머님이 보내주신 오렌지ㅡ 처음엔 열심히 까먹는 듯 하다가 시기를 놓치니 냉장고 한켠에서 점점 더 말라가고 있었고, 저번에 만든 멘보사과용 사과조림 처럼 잼 같은 먼가를 해볼게 없을까 생각하다가 문득, '커피프렌즈'라는 프로그램에서 나왔던 감귤 카야잼 대신 오렌지 카야잼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었다.

찾아봤더니 생각보다 특별한 재료도 안들어가고 중탕해서 끓이면 되나보다 싶어서 무턱대고 도전ㅡ 인터넷에서 찾아본 카야잼 레시피는 감귤 4개 기준으로 코코넛밀크 250g 코코넛슈가 50g 설탕 50g 달걀 노른자만 4개, 소금 1/2t 라고 적혀있었다. 이걸 토대로 내가 가지고 있는 오렌지 6개를 이용해 넣을 건 넣고 뺄껀 빼고 해서 완성한 카야잼 재료는 다음과 같다ㅡ

재료 :

오렌지 6개, 코코넛밀크 400g, 설탕(코코넛슈가를 굳이 사지 않고, 가지고 있는 흑설탕을 써보기로 했다)150g, 달걀 노른자 6개, 소금 한숟갈 조금 안되게..

계란은 꺼내다 하나쯤 떨어뜨려 주시고..

만드는 방법 : 

1. 우선 병을 끓는 물에 소독한 다음 말려 놓는다.

2. 오렌지 껍질을 까서 블렌더로 갈아준다.

3. 간 오렌지를 채에 걸러서 즙만 따로 모아준다.

(이때 알았다. 우리집엔 큰 채가 없다는 걸.. 국자만한 채를 가지고 갈아놓은 오렌지를 부어가며 즙만 따로 빼낼때 괜한 걸 시작했나 싶어 살짝 후회가 될뻔 했다.)

4. 코코넛밀크, 설탕, 소금, 달걀 노른자를 블렌더에 넣고 갈아준다.

(우리집엔 저울이 없는데.. 설탕 150g을 어떻게 넣지 싶었다.. 그러다 문득, 우리집 정수기가 한컵에 150cc 나온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물컵에 대충 이 정도면 되겠지? 싶은 한컵 분량을 넣어줬다. 맛을 보니 뭐 나름 잘 맞춰 넣은 듯 하다)

5. 믹싱볼에 갈아놓은 재료를 넣고 중탕으로 끓여준다.

여기서 잠깐! 재료를 중탕하다가 중간에 오렌지 즙을 넣으라고 되어 있었는데, 레시피를 잘못 보는 바람에 그냥 처음부터 믹싱볼에 다 넣고 한번에 끓였다. 근데 중요한건 그래도 되긴 되던데..? 처음에는 오렌지 즙을 넣어도 색이 그냥 베이지 색에 엄청 묽어서 이게 잼이 되나..? 싶었지만, 계속 끓이다 보니 그리고 점점 색이 진해져 노랗게 되었다.

6. 오렌지 즙까지 처음부터 넣든 중간에 넣든 어쨋든 결국엔 모든 재료는 다 섞인다. 중탕 할 때 불은 약하게 하고 눌러 붙지 않게 저어주면 된다. 꽤 오래 끓였는데 한시간?은 족히 넘었던 것 같다. 저어가면서 농도를 보고 걸쭉해 졌다 싶을 때 불을 꺼주었다.

카야잼도 그렇고 오렌지 들어간 카야잼도 태어나 먹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게 원래 이런 맛인지 맛있게 된건지는 나도 잘 모른다. 단지 그냥 달콤하니 내 입맛에 잘 맞고, 부드럽게 발려서 빵 찍어먹기에도 좋다는 것 뿐! 아직 식지 않은 뜨끈한 잼을 먹어본게 꽤 어릴 때 엄마가 만들어준 수제잼 말고는 너무 오랜만에 느끼는 맛이라 그런지 진짜 진짜 맛있었다. 계속 저어가며 만든 내 정성 때문인지 단 한방울도 너무 아깝게 느껴져 믹싱볼을 빵으로 훑어 먹는 수준까지 되어 버렸다. 오렌지 맛이 끝에 살짝 감도는 정도 같은데 겨울에 먹다 남은 귤이 생기면 그때는 귤을 넣고 한번 또 만들어 보려고 한다.

아, 내가만든 카야잼은 식빵에도 맛있었지만ㅡ 아웃백 시켜먹고 받은 부시맨빵에 먹으니 진짜 꿀이었다.

들인 재료와 시간 대비 아주 만족스런 결과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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