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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02_Anna

길고 긴 연휴의 중간. 하루쯤은 샤로수길에 나가기로 했다.

연애 때는 회사 끝나고 가끔 나갔던 샤로수길. 어떻게 된일인지는 모르겠으나 결혼 후 한번도 못가본 듯 하다. 연휴기간을 나름 알차게 보내기 위해 밀린 집안일을 하나씩 해치우고 카페에 가서 차 한잔 하는 하루를 채워가고 싶었던 우리부부. 오늘은 늦잠을 자고 일어나 카페에 다녀온 후 청소며, 이불 정리며, 집안일을 마무리 할 일정을 세워두었다.

오늘 가볼 카페는 연휴기간 카페놀이를 계획할 때부터 오빠가 찾아준 데일리 오아시스.

하얗고 깔끔한 인테리어가 돋보였던 이곳은 생긴지 얼마 안된 신생 카페 느낌이 솔솔 들어 나중에 사람들이 확 많아지기 전에 얼른 갔다오면 어떨까 싶어 선택하게 된 곳이었다.

오랜만에 지하철을 타고 나가 도착한 샤로수길.

토요일 오후 시간이면 한참 복작복작 해야 하지만 어제만큼 아주 쨍하게 맑은 날씨도 아닌데다가 다들 조심하는 분위기가 있어 그런지 너무 붐비지는 않는 거리모습이었다. 지나다닐 때마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도저히 들어가 볼 엄두도 못냈던 카페와 식당에 테이블이 비어있는 모습이 여간 어색했지만 그래도 곳곳엔 우리처럼 나들이를 나온 사람들이 보이면서 어느정도의 활기가 도는 것 같았다.

오랜만에 와보니 새로생긴 카페와 식당도 보이고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에 걷는 맛이 있는 골목을 지나치는 사이에 고개를 옆으로 돌려보니 밝은 베이지 톤의 뉴욕 지하철 타일로 외관을 깔끔하게 꾸민 예쁜 2층 건물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우와 저긴 모야? 건물 예쁘다'

'자기야 저기가 카페야. 우리 오늘 가려고 하는데'

엇! 머야머야 나는 오빠가 보여준 카페 내부 사진만 봐가지고 건물 전체가 저렇게 예쁘게 생긴 덴지 몰랐네ㅡ 무튼. 들어가기 전 부터 만족감 뿜뿜에 너무 예뻐 사진 한장 찍어주지 않을 수 없는 비주얼이었다.

아마도 주차공간 같았는데 이리 이뻐도 될일? 그래서인지 인스타에는 이 곳에서 꽤나 많은 사람들이 인증샷을 찍는 듯 했다. (나도 물론 그들 중 한명이었고.) 내가 참 예쁘다'고 생각하는 나무문을 열고 카페안으로 들어가 봤다. 왼쪽으로 보이는 주문 공간으로 쭉 들어가 음료부터 골라봤는데 집에서 나올 때 부터 시원한 바닐라라떼를 마실거야'라고 말하던 나는 음료 모형을 보자마자 뭘 먹고 싶었다는 걸 온데간데 까먹고선 '이거 주세요'라고 말해버렸다.

오빠는 어딜가든 늘 먹는 아이스아메리카노. 나는 뭐에 홀린 듯 그냥 그 자리에서 시켜버린 녹차음료(이름은 까먹었다. 이름은 신경안쓰고 모양 보고 고른 음료라..)그리고 쌀 됫박 같은 나무 트레이에 담겨 귀여운 쿠키가 꽂혀있는 티라미수까지 푸짐. 플레인 티라미수를 시키려다가 요즘 딸기 메뉴가 가능한 기간이라 딸기 티라미수도 있다고 하시는 말에 바로 메뉴바꿔 그걸로 주세요'라고 해버렸다. 사실 메뉴는 크게 중요치 않았다. 다 예쁘고 처음 온 곳이라 다 궁금했기 때문이지ㅡ 자주 오고싶은 카페라 쿠폰도장도 받았는데 여러가지 도장이 각각 다른 위치에 찍혀있어 특이하면서도 되게 재미있는 모양이었다.

원래 녹차음료 안좋아하는 터라 우선은 시켜놓고 조금 걱정했었다. 이게 잘못먹으면 되게 달거나, 약간 텁텁하거나 해서 즐겨먹지 않다보니 말이다. 그런데 걱정할 필요 없이 너무 맛있게 잘먹은 것! 시원하고 적당히 달달해서 기분좋았다. 추천해주신 딸기 티라미수도 지금만 먹어볼 수 있는 특별 메뉴라고 하셔서 그런지 왠지 더 맛있는 느낌 :)

2층으로 올라가보니 꽤 많은 사람들이 있어 하마터면 자리를 못잡을 뻔. 오빠랑 나는 인터넷에 있는 오픈 전 상태의 텅빈 테이블만 보고 와서 그런지 이정도로 사람들이 많을 줄은 몰랐다. 옆테이블에 앉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옅들어보니 원래 정말 인기카페라 늘 사람이 많다고,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좋아할 만큼(특히 여자들이 좋아할 만큼) 예.쁜.공.간. 이기 때문

층고가 되게되게 높은 스타일도 아니고 벽 한쪽이 통유리로 되어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것도 아닌데 되게 밝고 뻥 뚫린 느낌이 들었다. 왜 일까' 생각하며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 인테리어를 구경해보니 긴 매립등이 천장에 꽂혀있는게 조금 특이해 보였다. 동그랗고 작은 매립등으로 천장을 꾸민 곳은 많이 봤는데 저런 긴 등이 가로줄로 쭉 늘어선 곳은 처음 보는 느낌? 그래서 먼가 좌우로 되게 길어보이고 밝은 느낌이 드는게 아닐까? 그냥 나 혼자 생각해봤다. 

또 하나의 특이한 점은 모든 창문과 문이 아치형으로 이루어 졌다는 점. 아치형 모양이 주는 먼가 따뜻하고 우아한 그런 약간 외쿡(?)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참 좋았다. 예쁜 곳에 와서 기분이 좋으면서도 나중에 이렇게 생긴 집을 짓고 싶다는 생각이 동시에 들게하는 그런 곳이었다.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서로를 찍어주고 자기 셀카도 찍고 하는 기분 좋은 공간 같았다. 그냥 하나하나 다 예쁜 공간ㅡ 테이블도 깔끔하니 예쁘고 벨벳의 의자가 자칫 더워보일 수도 있지만 짙은 청록색으로 오히려 시원해보이기도 하고, 너무 많은 색이 섞여있지 않아 깔끔하고 밝은 공간. 참 정말이지 예뻤다. 

원래는 오빠랑 나랑 한참 미뤄두고 게으름을 피우던 사진정리좀 하고자 나온거였는데 이곳에 와보니 노트북 켜고 사진만 보기에는 너무 아까운 분위기라 걍 온전히 음료에만 집중하다가 돌아오게 되었다. 카페마다 나름의 분위기가 다 다른데 노트북이나 태블릿을 켜고 혼자 집중해서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많은 스터티형 카페도 있고, 인테리어 보면서 서로 사진 찍고 그냥 가만히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좋은 카페가 있다면 이 곳은 후자. 

오빠 덕분에 이리 예쁜 곳을 알게 되어 기쁜 오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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