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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31_Anna

특별한거 없는 레시피, 레시피 라고 쓰기도 머한.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닌지 어언 한달 째ㅡ 지하철 안타고 걸어다니고 식당 안가고 밥 챙겨먹으니 소비가 확 줄어든 우리 부부. 불안한 마음에 시작된 일이지만 하다 보니 재미도 있고 돈 절약도 되어서 금방 습관이 되어버렸다.

그래도 도시락 반찬은 은근 고민이 되는 매일밤.

오늘은 모처럼 유부초밥을 해봤다. 아니 사실 남아도는 생유부를 냉동실에서 없애버리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이상하게도 난 안먹는 식재료가 냉장고에 들어가 있는 것 자체를 못참는가보다. '먹지도 않는걸 내가 저걸 왜 샀나' 하는 생각이 드는게 참 싫은지 눈앞에 안보이게 만들고 싶은 마음. 지난 번 어머님이 주신 김치가 참 맛나게 익었길래 시원하게 국을 끓여먹다가 문득 유부를 넣으면 먼가 김치우동 느낌이 나겠다 싶어 조금만 필요했던 유부. 국 맛나게 끓여먹고도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 너무 많이 남아서 결국 난 오늘 유부를 조리게 되었다.

유부초밥이야 다 준비된 재료에 밥만 버무려 넣기만 하면 되는 아주 세상 초간단 음식이겠지만 나 처럼 유부를 직접 조려야 한다믄 은근 어렵고 손이 많이가는 음식. 나름 인터넷을 찾아보니 직접 유부를 조려 초밥을 만드는 베테랑 주부님들이 계셔서 그분들이 적어주신 내용을 보며 따라해 보기로 했다ㅡ

재료 :

유부. 다진소고기. 흰밥. 간장. 맛술. 설탕, 식초, 레몬즙, 소금 등 양념

만드는 방법 :

1. 유부 삶기. 유부를 끓는 물에 넣었다가 찬물로 씻어 물기를 꼭 짜준다. 

(유부에 기름이 되게되게 많아 손이 진짜 미끌거리고 냄비랑 손잡이 다 번들거린다.. 이때 나는 아ㅡ 조려진 유부 살껄. 하고 느꼈다)

2. 유부 조리기. 간장물에 유부를 넣고 끓여서 팍 조려준다. 간장물이 거의 없어질 때까지ㅡ 밥하는 동안 꽤나 오래오래 계속 끓였다. (내가 본 레시피는 간장 6큰술, 설탕5큰술, 맛술 2큰술, 물 4컵이었는데ㅡ 난 단걸 별로 안좋아해서 간장을 8개 넣고 설탕을 4개만 넣었다)

3. 유부를 조리는 동안 다진 소고기를 간장 넣고 볶아준다. 간장조금이랑 소금 뿌리고 진짜 간만 맞춰주는 정도로 양념한다음에 물기가 거의 없을 때 까지 보슬보슬하게 볶아줬다.

4. 그 사이 다 된 밥에 식초, 레몬즙, 소금을 조금 뿌린다음 볶아 둔 소고기랑 섞어준다. (밥이랑 고기가 섞였으니 맛있을 수 밖에ㅡ 다행이다)

5. 유부를 건져내어 물기를 짜고 이제 초밥을 만들 준비. (아차, 유부 한쪽을 자르든 대각선으로 자르든 해서 밥 넣을 구멍을 만들어 놨어야 하는데.. 안했네..? 그래서 만들면서 짤라냈다)

6. 밥 넣고 잘 뭉쳐 주니 나름 초밥 완성.

 

생각보다 맛이 나쁘진 않네ㅡ 파는 유부보다는 간이 약하고 덜 달지만 그래도 나름 먹을만은 해서 다행이었다. 내일 가져갈 도시락을 준비해두고 나머지는 저녁식사로 냠냠 :) 

그래도 일이 너무 많다.. 담부턴 걍 파는 유부초밥 세트를 사련다.

뭘 몰라서 용감했던 초보주부의 유부초밥 사건 끝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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