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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03_Anna

벌써 8월 여름의 딱 중간. 무더위.

오늘은 특별한 데이트가 기다리는 날이다.

'오빠 수영하러 가고 싶어' 한마디에 계획하게 된 호캉스ㅡ 워터파크를 갈까, 바다를 갈까 저 한마디에 여기저기 가고 싶은 곳이 많이도 언급되었다. 그래도 그 중에서 가장 많이 확실하게 나온 단어가 바로 '호캉스' 요즘 많이들 간다기에 오빠랑 나도 한번 가보자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

어디로 가야하나를 많이 찾아보다가 위치가 딱이고, 시설 및 리뷰도 좋아보여서 고른 곳이 노보텔 앰배서더 용산이다. 1박 2일 딱 주말 뿐이지만 이왕 호캉스 가는 거니까 거기 있는 시설 알차게 다 이용하고 푹~ 쉬어봅시다' 라고 해서 수영도 하고, 헬스장도 이용하고, 아침 조식도 먹기로ㅡ 수영복이랑, 운동할때 입을 옷이랑 운동화, 푹 쉬면서 영화도 챙겨봐야지 하는 마음에 아이패드까지 챙기다 보니 짐이 생각보다 커졌다. 배낭만 가지고 될까 싶어 정말 놀러가는 기분 내 보자면서 오빠랑 나는 기내용 캐리어를 들고 만나기로 했다. 오랜만에 캐리어를 끌고 용산역에 가니 먼가 바로 새마을호라도 타러 가는 것같이 서울만 나가는데 되게 설레는 기분이 들었다.

3시 체크인이라고 하니 용산역에서 딱 정각에 보면 될까 싶었는데 체크인 하기 전에 미리 구경도 해보자'라는 오빠의 의견에 용산역에서 2시에 만난 우리. 이번 주말 데이트는 서울여행이다. 

둘이 손붙잡고 캐리어를 돌돌 끌고는 연결된 용산역 통로를 따라 호텔을 찾아갔다. 생각했던 것 보다 호텔이 참 크고 좋았는데, 호텔 사이트에는 건물 외관이랑 룸 상태 그리고 부대시설 사진만 있었어서 호텔 로비와 컨시어지를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미 로비에는 사람들이 참 많았고 체크인을 하려고 줄 서 있는 사람들도 많았다. 우리 같은 커플도 많이 보였지만 어린이집을 다닐 것 같은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 단위 손님들도 참 많았다.

컨시어지 옆으로 마련된 용이네 슈퍼(?) 호텔에서 생각지 못하게 옛날식품을 보니 먼가 되게 반가운 생각이 들었는데,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보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어 할만한 괜찮은 마케팅 처럼 보였다. 딱딱하지 않게 위트있어 보이는 맥주와 스넥바 메뉴가 눈이 가서 사진에 남겨뒀고 이따 저녁때 혹시나 출출하거든 한번 내려와서 이용해 볼까 싶은 생각이 드는 곳이었다.

체크인을 마치고 우리가 묵게 될 방으로 올라갔다. 룸 상태도 깨끗하게 좋았고ㅡ 바로 앞 한강뷰는 아니었지만 창 밖으로 한강도 살짝 보이고, 정확히 말하자면 용산 스테이션 뷰(?!)였다. 체크인 하면서 안내받은 내용에는 수영장 및 헬스장 이용시간과 조식시간이 적혀있었는데 바로 수영장을 가서 실컷 놀까 했더니 3시반부터 4시가 점검시간이었다. 지금 내려가면 애매... 할것 같아서 점검 끝나는 대로 내려가 다음 점검시간인 6시까지 노는게 더 좋겠다 싶어 일정을 살짝 바꿔 아이패드를 켜고 영화한편 꼬우.

4시가 다 되어갈 즈음, 수영하러 내려가야지 하고 수영복이랑 타올을 챙겼는데, 안내문에는 탈의실에 사람이 많아 공간이 협소할 수 있으니 객실에서 미리 수영복과 가운을 착용하고 내려오라고 적혀있었다. 그렇게 수영하러 내려가보니 와ㅡ 입구부터 사람들이 참 많았다. 그런데 안내문 내용과는 달리 가운입고 내려온 사람이 우리밖에 없자나..?! 어랏 살짝 민망한 순간이었다. 그런데 안내를 도와주신 직원분들 '안에 손님 분들 많이 들어가셔서 복잡하실 수 있어요, 준비 다 하고 바로 물놀이 하시는게 더 편하실 거예요' 라며 웃는 얼굴로 대해주셨다. 아까 호텔 들어올 때도 그렇고 직원분들이 참 많이 계신 것 같은데 다들 친절하신 것 같다. 뭔가 사람들 덕에 기분이 좋아지는 곳이었다 :)

탈의실에 가운을 걸어두고 나간 수영장. 아무래도 사진에서는 공간이 더 넓어보이는 효과가 있기에 생각보다는 수영장이 작게 느껴졌지만 왕복으로 수영해서 레일을 왔다갔다 할 것 도 아니고 그냥 발담그고 물장구 치러 간 호캉스에서는 괜찮은 정도였다. 그래도 워낙 사람들이 많다보니 처음 입수할 때는 약간 들어갈 틈이 없는 정도였다. 정말 수영장 점검 땡!하고 끝날 때 맞춰서 다들 내려오신 모양이었다.

수영장에는 양 팔에 보조기구를 끼거나, 귀여운 구명조끼를 입은 아이들이 많았다. 그리고 그 옆에는 든든한 아빠들이 같이 있었다. 꺄르르 거리면서 물장구를 치는 아이들이 참 귀여웠다. 사람들이 많다보니 다들 서로 조심하면서 앞으로 나갈 공간을 보면서 조금조금씩 움직여서 노는데 크게 불편함은 없는 것 같고, 어쩔 수 없이 다들 부딪히고 물이 튀고 하는 거는 다들 이해하면서 노는 분위기. 가끔씩 물속에서 상어 지느러미 구명조끼를 입은 아이들이 슉ㅡ 하고 튀어나올때마다 오빠 상어다 상어! 하고 귀엽네' 하면서 구경을 하기도ㅡ 한동안 신나게 물장구를 쳤다 :)

물에 못 뜬다던 우리오빠. 물안경끼고 물에 막 겁도 없이 들어가 둥둥 뜨는 내가 신기했는지 나름 나를 보고 혼자 따라하더니 배영까지 마스터 했다. 물에서 숨을 어떻게 쉬어야 할지 몰라 살짝 무섭다고 했는데 오늘 부로 수영에 매력을 느끼셨는지 수영장데이트를 또 가자고 하는 열정을 보여주시는 ㅎㅎ

남들 많이 하는 인스타그램 호캉스 자랑인증샷 나도 한번 해보고 싶어서 방수카메라까지 챙겨왔는데ㅡ 다들 물장구치며 놀기 바쁜 데다가 사진을 찍으면 배경에 걸리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그것도 민폐니까 포기. 아마도 그런 호캉스 수영장 사진은 정말 사람이 1도 없는 오픈 시간, 혹은 마감시간 땡!에 정말 기가막히게 찍은 사진이 아니고서야 요즘 같은 성수기에는 어느 수영장을 가든지 매우 찍기 힘들 것만 같다. 사진은 뭐 둘째치고 괜히 사람많은데 카메라든 휴대폰이든 가지고 나갔다가 떨어뜨려 고장이라도 나면 곤란할 것 같아서 보관함에 잘 넣어두고 신나게 물놀이만 즐기는 바람에 수영장 사진이 한개도 없다. 다음에 또 좋은 수영장 올 기회가 생겨서 타이밍이 기가막히게 들어맞는다면 그때는 한번 도전해보련다.

신나게 물장구 하다보니 시간은 금방가고 곧 6시 점검시간이라는 안내방송이 나오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하나 둘 물밖으로 나가고 우리도 그 뒤를 따라 나갔다. 오랜만의 물놀이가 참 재밌었다. 사람은 많았지만 그래도 나름 재미있게 놀았던 오빠랑 나ㅡ 수영을 했더니 급 배가 고파진 우리는 용산 아이파크몰에 나가 저녁을 먹기로. 밥먹으러 나가면서 또 한번 동선과 위치가 정말 대박이구나 싶어서 숙소 잘 잡았지' 싶었다. 원래는 밥먹고 얼른 들어와 헬스장에서 운동하려고 했는데, 아이파크몰 나온김에 영화 시간을 봤다가 요새 엑시트가 참 재미나다기에 보고 들어가게 됐다. 용산에서 저녁시간 영화를 보고서도 막차 생각 안하고 놀 수 있다니 크ㅡ 이것이 호캉스의 매력인가보다. 영화도 재밌었고, 수영도 재밌었고, 오늘하루 참 잘놀았다. 그치만 우리 호캉스 일정은 아직 끝난게 아니고 내일 조식까지 한 단계가 더 남아있다는 사실이 기대되고 기분 좋았다.

오늘이 이대로 끝나는 건 조금 아쉽고 그래도 여행 오면 자기전에 맥주 한캔 정도는 하곤 하니까 가는길에 하나 사갈까 했더니 호텔 2층에 편의점이 있었다. 참말로 편리하구먼ㅡ 내일을 기대하며 괜히 와인잔에 짠! 강식당 재방송 보면서 써머스비 한 캔을 나눠 먹고는 오늘을 마무리 

아침이 되고ㅡ 우리 서울 여행의 둘째날이자 마지막 날 :)

원래는 오빠랑 나 둘다 아침을 잘 안먹지만 한번도 여행중에 아침을 챙겨먹어 본 기억이 없지만 오늘 만큼은 특별하게 이곳 호텔의 서비스를 최대한 많이 누려보고자 시간맞춰 내려가 아침식사를 했다.

먼저 내려와서 식사를 하고 계신 분들이 많았지만 자리 세팅도 깔끔하게 잘 되어 있었고, 바로바로 안내를 해주셔서 곧 테이블에 앉아 식사를 할수 있었다. 오빠 한번 나 한번 서로 번갈아 가면서 한바퀴 쓱 둘러보니 먹음직 스러운 음식들이 가득가득. 하나씩 맛을 보고 맛있는건 또 먹겠어' 하고 욕심을 냈는데 사람들이 많이 줄을 서 있던 쌀국수랑 만두가 나는 특히 맛있었다. 크로아상이랑 파이종류도 맛있고 :)

평소엔 잘 먹지 않는 음식들도 보여서 조금씩 가져와서 먹어봤는데 오빠도 나도 달다구리 한게 둘다 좋아했던 푸딩. 오빠가 엄지손톱만큼으로 가져온 치즈 4종류까지 냠냠냠.

오빠가 보기에도 내가 참 잘먹었는지 오랜만에 또 나를 보며 아빠미소를 보여주는 우리 오빠.

멀리 나가지 않아도 서울에서 이렇게 여행온 기분을 낼 수 있어서 정말 좋은 휴가였고, 행복한 주말이었다. 이래서 다들 호캉스 호캉스, 트렌드가 되나보다'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아주 가끔씩 한번쯤은 호캉스를 즐기면서 노는게 참 좋을 것 같다ㅡ

다음 계획도 세워봐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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