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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31_Anna

3월의 마지막 날. 시험보는 날.

본지 한 참 지나서 성적이 만료된 토익시험을 오랜만에 보는 날인데 오빠도 나한테 맞춰주느라 그간 한참 못봤던 책도 보고 다른 공부도 하면서 주말 내내 한 동안은 도서관에서 데이트를 해왔다.

오늘 시험을 끝으로 그래도 잠깐 동안은 원래의 우리 주말 모습처럼 잠깐은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

공부는 평생 할 일이라서 나중에 결혼을 해서도 두고두고 계속 할 생각인데 이 부분도 오빠와 내 생각이 서로 같아서 참말로 다행이지 싶다 :)

무튼 시험이 끝나자 마자 오빠한테 연락을 했더니 이미 끝나는 시간 맞춰서 학교 정문 앞에 와 있단다.

호다닥 뛰어가 오빠를 만나고는 같이 버스를 타고 미리 봐두었던 카페에 갈 참이었다.

그런데ㅡ 버스를 잘못 타는 바람에 반대 방향으로 와 집에 도착해버렸네?! 음.. 난 길치다. 증말.

집에 온김에 오늘은 바람이 많이 부니 오빠가 더 두꺼운 외투로 갈아입고 오라며 날 집으로 떠밀었고, 얼른 패딩을 꺼내입고선 다시 버스를 갈아타고 카페에 가게 됐다.

그렇게 도착한 오늘의 카페는 맛남살롱.

언제인지 모르지만 가끔 SNS에서 보게 된 부천지역 핫 인기 카페 중 하나였는데ㅡ 카페 분위기도 그렇고 작은 케이크들도 너무 귀여워 보여서 관심이 생겼던 곳이다. 무엇보다 집에서도 그리 멀지 않아 한 번 쯤 가보자' 했던 곳인데 오늘에야 오빠와 오게 되었다.

카페를 오기엔 이른 시간이었을까. 딱 점심시간이었는지 카페에는 아직 손님이 아무도 없었다.

들어서자마자 중앙에 놓인 긴 탁자가 제일먼저 눈에 들어왔고 오른쪽 벽면에는 프로젝터에서 영화가 상영되고 있었다.

그 너머로 보이는 케이크 쇼케이스에는 자이언트 사이즈의 왕따시 초콜렛 케익이 너무도 먹음직 스러워 보였다. 케이크로 배 채울 생각은 아니었는데 뭐에 홀린듯이 너무 자연스럽게 초코케이크를 주문했고, 오빠의 아메리카노ㅡ 그리고 쇼케이스에 있던 또 하나의 시선강탈 메뉴 밀크티를 골라봤다. 여기서 끝일줄 알았는데 계산대 앞으로 어디서 많이 봤다' 낯이 익다' 싶은 몽키 케이크에 상큼 발랄하게 생긴 레몬 케이크 까지 그렇게 진짜 딱 봐도 과한. 특히 단거 별로 안 좋아하는 우리 둘한테는 더 한 메뉴 선정이었다.

카페에 아직 손님이 우리 밖에 없었던 터라 어디에 앉을지 생각하는 것도 꽤나 고민이었다. 저기 의자가 더 편해보이고ㅡ 저기가 더 따뜻해 보이고ㅡ 저기는 옆에서 해가 들어와서 예쁘고ㅡ 저긴 왠지 분위기가 더 좋아보이고ㅡ 이래저래 다 한번씩 앉아보고 싶게 생긴 곳이었다.

처음에는 창가쪽 원탁에 앉아있다가 아무도 없는데 중앙자리에도 한번 가볼까 싶어 자리를 옮겨봤다.

곧이어 손님들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다들 한번씩 둘러보며 자리를 고른 뒤, 우리가 아까 앉았던 원탁 부터 자리가 차기 시작했다.

케이크를 먹기 전 밀크티 부터 따서 한입 마셔보니 맛이 참 진하다 :) 달달하면서 향이 강하게 나는 게 좋았다. 케이크랑 먹기에 딱 좋은 음료 선택이 아니었나 싶다. 그리고 초코 케이크는 안에 빵에도 물론이고 겉에 코팅된 초콜릿 까지 안과 겉이 꾸덕꾸덕 그 자체였다. 매우 큰 브라우니를 먹는 느낌ㅡ

귀여운 몽키케이크는 그냥 모양으로 원숭이처럼 눈코입이 그려져 있는 줄 알았는데 안에 보니 초코크림이 가득 들어있었다. 따뜻하게 케이크를 데워주셔서 그런지 반으로 자르자 마자 안에 초코크림이 주르륵 흘러나왔다. 달다구리에 완전 초코초코 꿀맛이었다.

그래도 내가 제일 맛나게 먹었던 건 레몬케이크였는데 달다구리 하면서도 새콤한게 너무 맛있었고, 빵도 너무 부드러웠다 :) 빵은 뭐 잘 모르지만 마들렌보다는 부드러운거 같고 카스테라 보다는 촉촉하고 째끔 꾸덕한거 같기도 하고ㅡ 무튼 jmt

특별한 곳에 가서 특별하게 놀지 않아도 잘 모르고 지나쳤던 집 가까운 동네에서 카페를 찾는 게 참 재밌는 듯.

카페 투어라며 멀리 찾아가는 것도 좋지만 동네 카페가 만족스러울 때는 더 기쁜게 다음에 언제든 맘만 먹으면 금방 또 올 수 있어서겠지 :)

리스트에 추가 했으니 자주자주 와야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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